물론, 요즘처럼 번역도 잘되고 읽기도 편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몇권 정도는 옛책이 더 좋습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 하면, 책장에서 제가 좋아하는 홍당무를 찾다가 한권밖에 발견이 안되서 좀 짜증이 났었거든요. 결국 못 찾았지만. 제게는 옛날 민음사에서 나온 문고판 홍당무와, 못 찾은 어느 출판사의 홍당무 두 권이 있습니다. 민음사에서 나온건 90년이니까 그 못찾은 홍당무는 좀 후이겠지만 비슷할거에요. 몇년전 고모댁 창고에서 빼온 거니까. 이래저래 계산하면야. 우선 민음사판은 삽화가가 펠릭스 발로통입니다. 제가 못 찾은 책의 삽화는 목탄화로 제 기억엔 쥘 르나르 작가본인이 직접 그렸던걸로 남아있어요. 요즘 홍당무 책을 보니 무려 양장으로 펠릭스 발로통의 삽화!이런 식으로 나오거나 전혀 안 맞는 느낌의 삽화들이 들어간 책이 많더군요. 이 민음사판은 1500원이라고 써져 있는데. (표지엔 뭉크의 절규가 떡하니;;)
옛날에 나온 책들을 보다 보면 이런식으로 원래 삽화들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혹은 현재 서점에 나온 최근의 책에 있는 삽화보다 훨씬 뛰어난 삽화들. 예전의 조그만 사이즈의 셜록홈즈 시리즈의 삽화가 그랬고, 계몽사에서 나왔던 세계명작동화 시리즈의 삽화들은 정말 장난 아니었었죠.(사실 명작동화시리즈는 너무 많아서 지금 찾기도 힘들지만)요즘 라블레의 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을 읽는데 국민학교때 위에서 말한 명작동화시리즈로 읽었었죠. 지금 글만 읽지만 아직도 머릿속엔 당시 봤던 이국적인 그림이 같이 읽힙니다.
어릴 때, 싫으면서 좋았던 출판사가 글수레였어요. 꾸러기 문고 시리즈로 여러 책이 나와서 좋았지만 삽화가 너무 허접해서.지금 몇개 가지고 있는데, 삽화는 항상 글수레 편집부라고만 쓰여있습니다.. 근데 그 중에도 몇몇권은 다른게, 꼬마친구 짐크노프에선 원래 삽화를 그대로 갖다 쓴듯하더군요. 집에 있는 '모모'도 좀 예전건데 삽화가 너무 좋습니다.
예전 출판업자들은 삽화에 신경을 써서 이렇게 한걸까요. 아니면 삽화 넣기 귀찮거나 중요시 여기지 않았던걸까요. 어쨌든 버리기 싫어하는 성격이 조금 있는 저로선 나이가 들수록 이런 쪽에서 가끔 노다지를 만난 기분이 들어요.
그런데 되려 요즘 나오는 그래픽노벨은 별로더군요...
며칠 전에 초딩때 책 뒤적거리다 이렇게 삽화를 풀칠해 붙인 책을 몇권 보고 옛날 추억에 젖었습니다ㅎㅎ
예전 출판업자들이 외려 삽화에 신경을 안 썼을걸요. 딱히 계약같은 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원본에 있는 삽화를 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