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듀솔클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끝마치면서 "매니저님은 거짓말쟁이세요" 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습니다. 굉장한 미남쉐프가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자고 했었는데 막상 확인해 보니 미남은 커녕 우락부락한 조리사만 있었거든요. 미남쉐프는 크리스마스라 휴가 갔을 거라고 대충 둘러대다가 "정말 그게 확실한 건가요?" 라는 반문에 "아마도"라는 궁한 답변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사실 간혹 제 소개글에 낚여서 정모를 참석했던 분들이 그 프로그램의 단촐함에 실망감을 표하기도 합니다. "매니저님 재밌는 프로그램은 언제 할 건가요?" 라는 질문에 "담번에"라고 역시 맹한 답변을 내놓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론 듀솔클의 초대의 글을 올릴 때면 덤덤한 말투로 글을 올려야지 마음 먹고는 합니다. 하지만  만성적 중2병에 시달리고 있는 감성으로는 수식이 없는 간명한 글을 쓰기란 여간 어려울 따름입니다.  ^_^;;

 

 2. 듀솔클은 네이버의 비밀 카페로 운영되고 있고 초대장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는 번거로운 절차가 있긴 하지만 비밀스런 느낌의 친목 커뮤니티는 아닙니다. 단순히 호기심으로 가입하기에는 굉장히 한가하고 느릿한 카페입니다. 포스틱에 끄적거리는 낙서처럼 가벼운 한줄 수다만이 종종 올라올 뿐이고 번개의 글이  올라올지라도 후기가 올라오는 경우도 그다지 많지 않으니 바낭질로 즐거움을 찾기란 여의치도 않습니다. 아마 듀솔클이라는 온라인 카페의 매력으로 신규회원을 초대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상당수의 회원들이 호기심에 가입하여 네이버의 카페리스트의 하나로 망각하게 되는 것이 가장 흔한 것이기도 합니다.

 

3.  하지만 우리라는 긴밀한 유대감을 쉽게 말할 수 없는 낯선이들의 만남이라고 하더라도 우연은 운명처럼 인연을 만들어 냅니다. 북적북적한 인사의 와중에 수이하게 혹은 시나브로 알게 되는 인연에 대한 욕심은 때론 더딘 망설임으로 잊혀지기도 때론 서툰 조급함으로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꼭 맞는 반지처럼 깍지를 낀 두사람에게만 전해지는 비밀스런 체온은 시린 겨울의 날을 잊게 하는 따스함을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달콤함만으로 가득한 인연은 그리  쉽지 않고 쌉싸름한 카페인처럼 서로에게 익숙치 않더라도 따스한 입김으로 남겨질 수 있는 온화함을 함께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4. 그렇기에 너무나도 시린 날의 연속이건만 1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에 사람의 커피가 되어 서로의 따스함을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오프 모임을 다시 한 번 기획하고자 합니다. 정말 별 것 없는 수다와 정갈한 식사와 가벼운 취기만이 함께 할 단순한 모임일 테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라떼같은 포근한 사람도 마끼야또 같은 달달한 사람도 에소프레소 같은 진한 개성을 가진 사람을 만나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아메리카노처럼 약간은 쌉쌀하고 약간은 밍숭밍숭하더라도 오랜 시간을 함께 해도 지루하지 않은 평범한 친구같은 사람 또한 알게 될 것입니다.  굳이 다음 만남을 기약하지 않더라도 북적거리는 사람들의 표정 속에서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가치있는 시간의 소요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기회가 주어지고 만남을 거듭하다 보면 서로에게 향이 스며 들 듯 가장 기분 좋은 중독이 되는 관계 또한 맺을 수  있겠지요.

 

 5. 듀솔클은 사랑을 찾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을 찾는 것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지나 오고 있기에 사람은 자신의 일부분을 상실해 갑니다. 애틋한 추억과 미래에 대한 희망. 오늘이라는 게이트를 지나오는 동안 통행세를 내 듯 사람은 시간의 감성을 잃어 갑니다.   듀솔클의 정기 모임은 이런 시간의 감성을 상기함을 의도합니다.  진솔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 사이에서 사람과 삶과 사랑이 유연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어려운 관념으로 이루어진 단어가 아니라 소탈한 자신의 웃음과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기억되기를 희망합니다.

 

6. 듀솔클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에게 친밀함을 말하기 앞서 고맙다는 말을 더 자주 합니다. 때론 뜬금없지만 소식을 알고 싶은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요. 사는 것은 갈수록 무섭고 쉽게 지쳐가지만 작은 인연이더라도 무심하게 지나치지 않는 작은 여유를 함께 할 수 있는 만남이란 더더욱 소중해지는 것을 알게 되니까요.  지금 이순간 같은 길의 자리에서 만난 반가움이 누군가는 숨가쁘게 달음박질 하느라 누군가는 절룩거리며 걸어가기 때문에 앞으로는 쉽게 마주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가 알고 있는 사람의 소식을 듣게 된다면 그 사람 또한 멈추지 않고 삶의 길을 나아가고 있는 것에 대한 작은 반가움과 의지가 되는 발걸음을 나아가게 합니다.

 

7. 열 네번째 초대글이건만 이 글 또한 거짓말쟁이의 허풍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란 시간과 공간의 좌표만을 특정할 수 있을 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말하는 모임의 정체성은 참석하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되어질 수 밖에 없거든요. 그러기에 제가 말하는 듀솔클의 만남이 오롯하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되는 진실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제가 더 큰 거짓말쟁이라고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 봅니다. 글로 소개한 것보다 훨씬 활기넘치고 하트가 슝슝 날라다니는 재미난 모임이라 저의 허투른 소개글이 전혀 생각나지 않기를.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혼자라면 어떤 사람이라도 정기모임에 참석할 자격이 있습니다. 재미난 시간이란 재미난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재미난 만남에서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일시 :  2011년 1월 29일 토요일

장소 : 명동 근처

가입방법 : 제 아이디로 네이버 아이디를 적은 쪽지를 발송. 확인 후 네이버 아이디로 초대장을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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