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연가분들에게 이 글은 상당히 불쾌할 수 있습니다. 

순전 제 푸념투성이라서요. 

혹 흡연자가 아니시더라도 경우에 따라 불쾌한 글일 수 있습니다. 

담배가 싫어 싫어하고 징징대는 글이니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불편할 낌새가 느껴지신다 싶으시면 뒤로를 눌러주세요.. 
























언젠가 듀게에 한 번 털어놓은 적이 있죠. 

이제 2년 가까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9년 정도 만났으니 꽤 오래만났죠. 

듀게에 애인이 흡연자가 되어서 두통도 생기고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는 글을 남긴 적이 있어요. 

결국 그 문제로 헤어졌다는 분들의 댓글도 꽤 됐어요. 

그것때문에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닌데. 

담배를 피우는 모습, 담배를 찾는 모습, 등등 담배와 관련된 모든 게 절 너무 힘들게 하네요. 

제가 유독 담배피우는 모습을 싫어하는 편이긴 해요. 

눈 뜨자마자, 밥 먹고, 영화나 공연을 보고(흡연이 제한되는 시간), 안 하면 못 살 것처럼 꼭 담배를 찾는 그 순간이 너무 싫습니다. 

정말 그냥 뭔가에 쩔어있는 사람같아요. 

한 번은 카페에 가서 이런 적이 있습니다. 

제가 워낙 싫어하니까 흡연석보다는 테라스를 찾습니다. 

뻥 뚫려 있는 공간이니까 아무 문제 없을 것 같죠?

근데 그 공간에 계신 분들은 다 흡연하시는 분들이셨어요. 

사방에서 담배연기들이 몰려왔습니다. 

그쯤은 길가에서도 벌어지는 일이니까 사실 별 일 아니죠. 제가 예민한 게 맞아요. 

전 갑자기 화가 났습니다. 

그냥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산책하고 온다고 하고는 나갔다 왔습니다. 

저랑 제 애인은 카페에서도 각자 할 일을 하는 스타일이고, 당시 애인도 하던 일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을 거예요. 

다만 제가 워낙 담배피는 걸 싫어하는 걸 아니까 또 그래서 그런가보다 싶긴 했겠죠. 

그 날 이외에도 순전히 담배때문에 화가 그렇게 벌컥벌커나는 순간들이 있어요.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그 순간 때문입니다. 

한 달간 해외출장을 다녀온 애인을 오늘에야 만났어요. 

한 달간 빈 방이었던 애인 방에서 또 담배연기가 흘러나옵니다. 

저는 화를 주체할 수가 없어요. 

이제 애인도 압니다. 제가 갑자기 순간 냉랭해지면 담배때문이라는 걸요. 

한 편 제 애인이 불쌍한 건 사실 그냥 기호식품인데 이 정도까지 구박을 하면 역정을 낼만도 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겨우 흡연가지고 화내고 삐지는 저를 온갖 애교를 동원해 풀어주려고 애씁니다. 번번이요. 

저도 쿨하게 인정해주고 싶어요. 

그냥 내가 커피 좋아하는 것처럼, 초콜렛 좋아하는 것처럼 저 사람은 그걸 찾는 거다. 

근데 그게 안 됩니다. 도저히 안 돼요. 

무엇보다 7년을 비흡연자와 만나다 이제와 흡연자인 사람을 만나려니 더 힘들어요. 

그 사람의 체취를 좋아했는데 이제 재떨이같은 냄새가 나는 것도 싫고 

담배에 중독돼서 제어하지 못하는 것도 싫고

끊을 생각이 없다는 것도 싫고 

무엇보다 이것때문에 이렇게 스트레스 받는 제가 힘듭니다. 

저도 그냥 상관치 않고 싶어요. 

그런데 그게 안되니 미치겠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실실대다 담배 한 가치 피웠다고 쌩한 바람 부는 저를 저도 감당할 수가 없어요. 

애인한테도 미안하고, 사실 그보다는 이런 감정소모를 겪어야 한다는 사실에 화가 납니다. 

모든 화살이 다 애인한테 돌아가죠. 

그러게 그 놈의 담배를 왜 시작해서 나를 이렇게 만드냐. 랄까요. 

어차피 방법은 없죠. 본인이 의지가 없는걸요. 

그걸 알기때문에 이렇게 폭풍넋두리를 해댑니다. 

어디라도 풀어야 할 것 같아서요. 

스트레스지수 팍팍 풍기는 글이라 죄송해요. 

그래도 저는 조금은 마음이 가라앉는 것 같네요..;;

대체 담배가 저랑 무슨 원수를 졌다고 이렇게 싫어하는지 저도 정말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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