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0 05:45
1.간신히 잠이 들려고 하는 순간 전화-정확히는 카카오 보이스톡-가 와서 깼어요. 대체 무슨 일인가...싶어서 전화를 받자 기분나쁜 노랫소리가 들려왔어요. 생일 축하 노래였죠. 글로 옮겨보자면 '생일 추우우우욱하 하압니다~새앵일 추욱하 하압니다~'이었어요.
...글로 옮겨보려고 써본 건데 전달이 잘 안되네요. 엄청난 짜증을 유발하는 코맹맹이 목소리를 전달하기엔 필력이 부족한 거겠죠.
2.생일 축하 노래를 들으며 이렇게 생각했어요. '이 짜증을 너에게도 느끼게 해주지. 네 친구가 새로 연 가게에 가서 돈을 존나 많이 써 주마.'라고요. 말 그대로 그녀가, 자신의 가게에 오라고 하는 날에 그녀의 라이벌 가게에 가서 돈을 왕창 쓰는 청개구리 짓을 하는 거죠. 그 정도는 해야 이 짜증을 갚아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어쨌든 다시 잠을 자고 싶었는데 안 와서 그냥 일어났어요.
3.휴...온몸이 뻐근하네요. 희한하게도 술을 마시고 나면 근육이나 신경이 긴장되는 건지...좀 이상하게 될 때가 있어요.
이건 '뭉친'것과는 달리 뭐랄까...'확 올라왔다'라거나 '뒤집어졌다'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예요. 그냥 뭉친 건 맛사지나 스파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 근육과 신경이 확 뒤집어진 것 같은 이 느낌은 시간이 지나야만 사라져요.
4.휴.
5.경복궁이라는 한식집에선 히든 이벤트가 있죠. 오늘이 생일이라고 하면 식사가 나올 때 된장찌개 대신 미역국을 주는데...이따 점심에 아무나 불러내서 경복궁에 가봐야겠어요. 갈수있으면.
6.오늘(월요일)에는 미친년들을 보고 왔는데...오늘(화요일)에도 미친년들을 보러 가야 할까 생각중이예요. 왜냐면 미친년들을 보는 것 말곤 할일이 없어서요.
하지만 죽겠네요. 온몸이 아파서요.
7.말은 이렇게 했지만 경복궁은 역시 무리겠죠. 1시반까지는 가야 하는데, 지금 온몸이 아픈 상태에서 자는 데 성공하려면 1시간은 더 걸리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무리겠죠. 미역국은 못 먹을 것 같아요.
누군가는 이럴지도 모르죠. '이 녀석, 왜 이렇게 미역국에 집착하는 거야? 이런 캐릭터 아니잖아.'라고요. 그건 그래요. 딱히 미역국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미역국이 먹고 싶다'라기보다는 '미역국을 먹지 못하면 처량할 것 같다.'라는 느낌이 들어서요. 미역국을 먹으려는 게 아니라, 미역국을 먹지 못하는 걸 피하려는 거죠. 한 숟가락...아니, 한 방울만 먹으면 돼요.
8.미역국을 끓여 주겠다는 제안은 역시 거절했어요. 왜냐면 누군가가 나를 위해 노동하는 건 싫거든요. 또 그걸 얻어먹으면 갚기도 해야 하니까...혼자 가서 사먹는 게 나아요.
생각해보니까 빙수가 먹고 싶네요. 빙수...망고빙수 말이죠. 평일 저녁도 주말도 아닌, 평일 낮에 가야만 한가롭게 먹을 수 있는 빙수죠. 망고빙수를 파는 곳은 평일 저녁이나 주말이 되면 돗대기시장처럼 붐비거든요.
아니면 벌꿀빙수도 좋고요. 하지만 어차피 오늘은 못 먹을 거라고 생각하니 우울하네요. 밀탑 빙수로 때워야겠어요.
생일 축하 합니다.
5. 된장찌개 대신 미역국이 나올게 아니라 된장찌개도 나오고 미역국도 나와야 하지 않나요? 선의가 느껴지지 않아요.
8. 망고 빙수는 어디가 맛있나요?
망고빙수 얘기를 많이 하셔서 가까운 탐앤탐스에서 먹은적이 있었는데, 실망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