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8 20:42
전에도 비슷한 글을 썼는데, 미안하다는 감정을 느껴야 할 사람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입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미안해 하지 않고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건 불합리한 일입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바깥에 있는 사람이 가해자를 옹호하려 든다면 역시 불합리한 일입니다. 이런 불합리한 사례는 너무나 많습니다. 안타까움이나 유감을 느끼고 피해자에게 명복을 빌어 주는게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가해자와 어떤 점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점이 있는 집단 자체가 미안함을 가져야 한다면 그것 역시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예전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사건때 범인 조승희가 한국 출신이라고 해서 한국인으로서 그 사건에 대해 미안하다, 사죄한다 이런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범인인 조승희가 잘못한 일인데 왜 그 사람과 상관도 없는 다른 한국인이 미안해하고 사죄를 해야하는거죠?
세월호 침몰 사고때 근본적으로 잘못을 한 사람은 승객을 버린 선장과 선원들이었습니다. 그 선장과 선원,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정부 기관이 미안하다 해야 할 일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잘못도 없는 일반 시민들 중에 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미안함을 느낀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사고와 관련해서 전혀 잘못이 없는데 단순히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미안해야 할 근거가 성립하는지 저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그저 피해자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고 명복을 빌어주면 되는 것 아닙니까.
이번 강남역 살인사건의 경우에도 여러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명복을 빌고, 가해자 및 사회의 여성혐오에 대해 논의할 필요는 너무나 당연합니다. 다만 그 범인이 남자였으니까 성별이 같은 한국 남자 너희들 모두 역시 죄송해야 하고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한다면 그건 이성적이지 못한 일입니다. 가해자를 옹호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까지 동급으로 몰아간다면 일반화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들에 한해서 비판 혹은 비난하는게 합리적이지 않습니까.
2016.05.18 21:01
2016.05.18 21:11
예시로 든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 역시 비난 받아야 마땅하죠. 아, 물론 저는 그런 말을 결코 하지 않습니다. 남성인 각 개인 스스로가 고민을 해야 할 일인건 분명합니다. 다만 의도야 어쨌든 ㅎㄴㅊ 등의 비하어로 싸잡히는 건 문제가 될 행동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남자들이라 해도 별로 기분이 좋진 않을겁니다.
2016.05.19 00:22
2016.05.19 01:01
2016.05.19 01:11
어떤 의미에서요?
2016.05.19 01:16
2016.05.19 01:42
2016.05.19 02:28
물론입니다.
현재 한국의 강력범죄의 특징은 피해자의 80%이상, 살인사건 피해자의 50%이상이 여성이라는 점입니다.
여성이 강력범죄의 주요 피해자가 되는 원인을 보면
최근 강력범죄의 상당수가 우발적이고 우발적 범죄의 특징은 손쉬운 대상을 선택한다는 점입니다.
30%에 불과하던 여성 피해자 비율이 90년대 이후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면서 여성 피해자수도 늘었다고 볼수 있습니다.
증오범죄가 다른 국가에선 인종, 종교, 성적취향등의 이유로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반해 보수적 사회인 한국에선 여성에만 집중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볼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여성지위 향상으로 사회적 약자에서 벗어났지만 범죄에선 여전히 약자의 위치에 있어 오히려 위험이 가중되었다고 생각됩니다.
뭐 딱히 이런 대답을 원한건 아닌거 같습니다만...
2016.05.19 08:07
감상잘들었습니다. 자 이제 원인과 해결책을 말씀해주시면....
쓰신 내용이 "대안"이면 그냥 인터넷에 한남들 꺼지라고 욕 싸지르는게 더 사회에 유익할거같은데요.
메갈은 몰카나 소라넷폐지 청원이라도 했잖아요. (근데 외국도 인종종교성적취향의 범죄보다 단순 여성대상 성범죄나 폭력이 훠어어어어얼씬 많을걸요? 종교분쟁지역빼고.)
혐오에 대한 혐오는 혐오만낳는게 아니라 목소리와 존재감을 낳았습니다. 혐오에 대한 무반응은 일방적인 학살만 낳지만요.
2016.05.19 08:43
한남들 꺼지라는 욕하는게 대안이면 소라넷 조사하라는 쓸데없는 청원은 왜 냈나 모르겠군요.
말씀하신대로 메갈은 청원이라도 냈잖아요?
앉아서 감상 잘듣고 욕이나 하는게 대안이란 소리가 뭔가를 낳을거 같진 않네요.
아, 어떤분은 남자를 낳지 않아야겠다는 결론을 낳기는 한거 같네요.
외국도 여성대상 범죄가 훠어어얼씬 많다는 건 단지 한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건가요?
2016.05.19 10:08
>외국도 여성대상 범죄가 훠어어얼씬 많다는 건 단지 한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건가요?
...........................당연한거 아닙니까?
2016.05.19 10:25
그리도 당연한 일인데 왜 한남의 소추만 잡고 늘어질까요?
2016.05.19 11:04
..............저희가 한국에 사니까요?
걱정마세요, 여기 다 해결하면 외국진출도 할겁니다. 일단 여기 일로도 너무 산재한게 많아서.
아시다시피 한남의 소추가 페미니스트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우주의 중심 아닙니까?
기승전소추!!!
2016.05.19 15:58
어차피 '앉아서 남자욕'이 대안인데 한남옆에 갓양남 붙이는게 그리도 힘드나보네요.
남근주의가 관심사가 아니라 귀차니즘이 메인인거 같네요.
2016.05.19 11:02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살인의 경우로 한정하면 대부분은 남성 살인 피해자가 높습니다. 유독 여성 피해자 비율이 높은 나라들이 있는데 원인이 무엇인지는..
2016.05.19 11:11
당연히 범죄에서는 남자의 피해자비율이 높습니다. 대부분의 범죄들은 남자가 가해자이고요.
살인,폭력,절도,강도. 범죄현장에 있는 것들도 남자이다보니 피해자도 남자일때가 많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자랑스럽게도 중국과 인도, 중동을 제치고 여성피해자가 남성보다 높아요!
2016.05.19 11:15
그 통계표에는 숨겨진 얘기가 또 있답니다.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46539434
우리 나라는 치안이 좋아서 살인 범죄 비율이 낮은데도 유독 여성 살인 피해자 비율이 높은 나라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세계적으로 보면 살인 범죄 피해자가 남성이 높은 게 일반적인 것 같은데 유독 우리 나라를 포함한 몇 나라들이 거기에서 튄다는 얘기입니다. 살인 범죄율이 낮은 나라로 보면 유럽은 스위스, 독일이 그러하고 아시아는 홍콩, 일본, 우리 나라가 그렇습니다.
2016.05.18 21:13
그런 한편으론 사회적 책임 의식이 강한건 좀 더 인간적 모습이라 해도 무리는 없을 듯 합니다.
2016.05.18 21:13
2016.05.19 02:42
오른손잡이가 권력을 가진 - 왼손잡이가 차별받는 일이 많은 세상에서,
오른손잡이이나 그 권력 구도에서 떨려난 이가 자신의 울분을 살인으로 풀기 위해
오른손잡이들이 지나갈 때는 숨죽이고 있다가 만만한 왼손잡이가 나타났을 때 죽였다면.
그 살인을 다루는 언론이
"목사를 꿈꾸던 이가, 왼손잡이들의 무시때문에 울분을 품었다.
"우발적으로 살해된, 화장실女."
"살해당한 왼손잡이는 새벽 1시, 술에 취해 있었음"
"건실하던 젊은이는 어떻게 살인자가 되었나?"
식의 뉴스를 내보내고,
강력범죄자의 96%가 오른손잡이,
강력범죄 피해자의 86%가 왼손잡이인 세상이라면.
범인이 오른손잡이인게 중요하겠죠.
2016.05.19 02:55
오른손잡이가 권력을 가진 사회라면 이건희, 김무성, 김정은, 버락 오바마 그리고 저의 공통점이 겨우 오른손잡이인 세상을 말하는건가요?
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 김흥국의 공통점이 콧수염인것과 비슷한 원리같네요.
공통점 찾기를 그렇게 밖에 못해서야 밑의 도표자료가 무슨 소용인가 싶네요.
2016.05.18 21:22
우리 모두 반성하고 어떻게 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겠지요. 그에게 증오를 가르친 것이 우리니까요. 제국주의의 토양이 히틀러라는 열매를 맺었듯이.
2016.05.18 21:59
설마 세월호사고가 평소엔 아무런 조짐, 예고도 없던 우발적인 여러 상황이 겹쳐 발생한거라고 생각하시는건 아니겠죠? 사고와 관련된 사회적인 시스템, 관행, 멍청하게 뒷수습을 하는 정부를 만든건 사회구성원들입니다. 합리적인 사고방식이란 개별적으로 발생한 일들과 사람들간의 구조적인 관계, 문제점을 파악하고 예방하는 것이 합리적인 사고방식이죠. 그냥 저건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내 잘못 아니야...라고 생각하는게 아니라요.
2016.05.19 00:18
2016.05.19 06:45
2016.05.19 08:30
그 민폐에는 20,30대 유권자의 30%가 투표를 포기한 것도 포함되나요?
2016.05.19 09:37
2016.05.19 09:50
2016.05.19 12:04
2016.05.19 16:03
충청, 강원은 언급할 가치도 없나보네요.
PK에서 야당의원 당선된게 20여년만의 일인데 벌써 리스트에서 빠졌나보군요.
2016.05.19 19:45
무슨 말씀을 하시고싶은건지 모르겠군요. 정치적 다양성 존중은 우선 집어던져두고, 잘못된 선택에 대한 비판이 잘못된것입니까?
2016.05.19 23:00
타인에 대한 존중이란게 없으니 그런 말이 나오는거죠. 저는 님이 무슨말을 하는지 잘 알겠네요.
2016.05.18 22:54
일반화를 먼저 한 건 가해자 살인마 쪽이니깐요.
2016.05.18 23:51
그래서 똑같이 하시겠다?
2016.05.18 23:52
2016.05.19 00:25
???? 물음표 댓글들은 왜 다시는지요? 여자라서 죽였다는 사회에서 여자라도 죽임 당하지 않게 해달라고 소리 치는 게 그렇게 꼴듣기가 싫습니까? 화장실에서 똥오줌도 맘 편하게 못 누는 세상입니다. 남성들 일반화시키지 말라는 목소리에 공감이 잘 안돼요. 마치 파리 테러가 일어났는데 이슬람을 전부 극단주의자로 매도하지 말라는 글을 읽는 기분입니다. 남성들을 일반화시켜 보복범죄가 일어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반응들이 나오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네요. 실제로 성폭력 예방 수칙에 밤 늦은 거리를 다니지 마라, 남자의 집에 놀러가지 말라는 글을 국가 부처에서 발행하고 있는 사회입니다. 여성에게 피해자가 되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는 게 이 사회라구요. 그런데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 류로 느끼고 두려워하지 마라? 무슨 앞뒤 안 맞는 말인지. 일반화는 다수의 남성 가해자 및 이 사회에서 먼저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2016.05.19 00:34
그리고 본문의 글에 좀 더 반박을 해보자면.
잘못을 저지른 자뿐만 아니라 방관하고 그로 인해 부차적인 이득을 본 사람들까지도 일종의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가족이 다른 사람을 등쳐먹고 사기를 쳐서 돈을 벌어왔는데 그렇게 얻은 돈인 줄도 모른 채로 썼다. 하지만 내가 직접 훔치거나 알고 쓴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도의적으로 들지 않을까요? 직접적인 가해자인 가족이 죽었거나 사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내가 대신 그 마음을 위로하는 게 도리 아닐까요? 실제로 본문의 논리대로라면 일본에서 우리나라에 사과할 이유는 없죠. 왜냐하면 그 당시에 전쟁을 실제 일으켰던 주역들은 대부분 죽었으니까요. 전쟁 책임자들 중 아주 고령의 생존자들만 골라 그들에게 사과를 요구하면 될 일 입니다. 실제로 일부 젊은 세대들은 전쟁은 자신들이 관련도 없는데 맨날 나쁜 놈 취급 당한다고 억울해해요. 하지만 동아시아의 피해는 누가 책임져주고 누가 아픈 마음을 위로해주나요? 그리고 전범 국가들의 수탈과 군수 산업의 성장으로 얻은 근대화는요? 그것들이 일본의 경제 성장의 동력 중 하나라는 건 누구도 부정 못 할 겁니다. 세월호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월호를 우리가 실제로 몰지 않고 그 규제 완화를 우리가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잘못된 정책, 잘못된 정부를 만든 것은 결국 성인 이상의 국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이 사회에 무슨 책임이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어른들이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는 거지요. 미안한 마음이 없다면 그저 없는 대로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왜 미안함을 느끼는지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시는 것 같아 긴 댓글 남깁니다. 이 사회의 구성원인 이상, 그리고 그 사회의 수혜를 받은 이상, 도의적인 차원에서 책임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6.05.19 00:36
2016.05.19 00:44
2016.05.19 01:01
사회 속에서의 연대적인 책임의식이란게 남이 강요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함께 책임의식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수록 각종 사회문제가 해결되고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갈 가능성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세월호 사건은 내가 범인도 아니고 실질적인 관련 책임자도 아닌데 추모나 좀 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건강한 사회는 관심과 감시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좋은 세상은 공짜로 만들어지는게 아닙니다.
2016.05.19 01:51
앞으로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가해자 성별을 먼저 따지겠어요
2016.05.19 02:33
네. 꼭. 매번. 그러세요.
출처|경찰청 범죄통계 (http://www.police.go.kr/portal/main/contents.do?menuNo=200197)
2016.05.19 07:35
에잇. 그냥 미친놈이 아무사람이나 잡히는대로 죽인건데 왜 여자들은 이게 여혐사건이라는거야?쒸익쒸익
2016.05.19 04:55
2016.05.19 08:00
책임소재 불분명한 것 바로잡아 볼까요?
1) 범인: 바로 잡혔네요. 재판 넘겨지고 정신병 핑계로 많이 감형될 것 같지만 어쨌든 실형 살겠죠. 글쓴님의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2) "목회자 꿈꾸던 청년이" "우발적으로" "화장실녀"를 죽였다는 기사쓴 기자들: 여자들이 하도 뭐라고 하니까 제목 바꿔달고 나오더라고요.
3) 밤늦게 싸돌아다니는 김치년들은 당해도 싸다는 댓글다는 "아주많은" 사람들: 너무 많고, 불분명해서 어떻게 할수가 없네요.
4) 추모현장 훼손하고 추모 리본다는 여자들 화장실로 끌고가서 쑤시겠다는 사람들: ....
외국에서도 백인이 흑인을 향한 인종차별적 범죄가 수시로 일어난다면 흑인들도 백인들 싸잡아서 욕하겠죠. "(범죄저지른) 백인들만 나빠!"하지 않습니다.
또 거기다 대고 백인들이 "우린 범죄 저지른 백인 아닌데?"이러지 않겠죠.
사건이 이미 어느 집단의 특정 집단에 대한 폭력 성향이 뚜렷하고, 그것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는데 왜 자꾸 파편화된 개인의 잘못으로만 돌리려는겁니까?
여자들이 구조적인 희생양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받아들여지지를 않습니까?
남성집단에 대한 분노는 당신들 "개인"에 대한 모독이 아니에요.
엄밀하게 말하면 위의 1~4번을 저지른 남자들 외에는 욕을 하지 않는게 맞겠죠.
하지만 모두가 인종차별적 범죄를 저지른 백인들이 아니더라도, 다수의 백인들은 가해자 당사자이거나, 동조자이거나, 방관자이거나,
적어도 백인이기 때문에 누릴수 있는 편의를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겠지요. 우리나라의 남성들처럼요.
밀키웨이님, 그리고 원글님이 1~4에 해당되지 않는사람이라면 적어도 사회에 해악은 끼치지 않는 사람일겁니다.
하지만 이 일이 전혀 자신과 무관하다고 느낀다면, 사회가 티끌만큼이라도 좀더 나은곳이 될수 있도록 하는건 할수 없겠죠.
그리고 이번 사건의 문제는 "그런 뭉뚱그린 집단화적 사고를 지닌 인간이 저지른 일"이라는게 촛점이 아닙니다.
불특정한 여자가 아니라 무시를 했다고 주장하는 "그 여자"한테 가서 칼 휘두르면 그건 문제가 안됩니까?
특정인을 여자라는 집단으로 본 범인 = 범죄자를 남자 집단으로 보는 여자들, 범인과 여자들을 은근슬쩍 동일선상에 갖다놓으시네요.
2016.05.19 09:51
조목조목 토론하려 글을 써내려가다가 님이 쓴 마지막 문단 보고 그냥 다 지웠습니다. 저기요. 지금 토론을 하자는 겁니까?
아니면 님의 격한 감정을 그냥 토해내고 싶다는 겁니까?
익익명님은 비유하자면 제 의견의 벡터값을 방향만 취한 뒤에 그 수치는 제 멋대로 재단하고 계신데요. 특히 막줄... 허허 어이가 없어서.. 그래요. 제가 살인범죄자와, 피해자에 동질의식을 느끼는 여성집단을 같은 '집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로 판단한다 칩시다. 저는 범죄자의 집단사고라고만 적었지만 일단 님 말대로 그렇게 치자구요. 그런데 저기서 =기호를 쓰고 동일 선상에 놓는다는 얘기는 제가 저 둘을 '이놈이나 그놈이나'로 본다는 뜻인가요? 한놈은 사람을 찔러죽이고 다른 쪽은 추모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는데??
더 이상 할말이 없습니다. 따지면 대부분 그런 식이에요. 범인이 잡혀서 제 퀘스트가 완료되었다구요? 잡히면 땡? 제가 그가 저지른 죄와 그에 받을 처벌 수위가 합당한 것이라 어디 적어놨나요? 그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저는 남성집단에 분노를 느끼는 여성들을 이해해요. 여자라고 여성이라고 남성한테 약자임을 선언당한 경험이 하나하나 쌓이면 사회에 얼마나 많이 쌓였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여전히 어떤 집단을 아우르고 싸잡는 솔루션에는 반대하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이에 대해서 얼마든지 토론하고 의견을 교환할 생각은 있습니다. 하지만 님이 답변한 저런 식으론 아닙니다.
2016.05.19 10:45
2016.05.19 11:59
아. 이런 소모적인 논쟁 보고 있으면
조선시대 예송논쟁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그 시절의 예송논쟁은 지금과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고 하지만,
실리적으로 보면, 당장 백성들은 그것 말고도 해결해줘야 할 게 많은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데
사대부들은 소모적인 논쟁만 한 거잖아요. 사람들이 배곯고 죽어나가는 판에, 옷 입는 얘기만 죽자고 하는 거예요, 직접적으로 바라보면.
미안해하기 싫으면 하지 마시던가요 그럼.
그냥 저는요, 저도 여자고요, 강남역 자주 가고요,
사건 벌어진 금강제화 건물 옆 수시로 왔다갔다 하고요, 교보문고 자주 들러요.
화장실 급한 거 잘 못 참으면 주변 건물 살펴서 화장실 들어갈 때 있어요.
이제 그런 거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요. 그게 얼마나 비참한 느낌인지 아세요.
일상의 당연한 부분 하나조차 피부로 소름이 돋아서 못하게 되고 잃어버리는 느낌.
주변에 여자 가족이 많아요. 그들이 잠시라도 연락이 안 되면 전보다 더 불안감이 커지겠죠.
그리고 조금이라도 제가 육체적 약자로서(완력이 약한 사람으로서)혼자일 때에, 주변에 남자인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무섭고 위협을 느끼겠죠.
그 남자분 잘못이 없어도요. 이게 남혐이에요?
남혐이라고 하시는 분들, 남자분들은 이렇게 한번 가정해 보세요.
여자도, 남자도 아닌 제 3의 아주 완력이 센 생명체들이 있어요.그들을 편의상 S자라고 합시다.
이 세상에 여자는 없고, S자들만이 님들 옆에서 적잖은 수의 존재들로 살아가요.
물론 S자들인 존재들은 평소에 남자인 님들을 공격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S자들이 님들보다는 완력-마음만 먹으면 힘을 사용하여 제압할 때 당연히 여러분보다 힘이 세어서
님들은 제압당할 수밖에 없어요-이 센 것을 알고 있어요.
언젠가부터 그 S자들의 일부가, 자꾸만 남자들을 죽여요.
나중에는 S자들 중 남자를 죽인 사람들이, "남자들이 나를 무시하듯 바라봤다" 뭐 그런 이유로 살인을 저질렀대요.
모든 S자들이 그렇게 나쁜 존재만이 아닌 걸 알지만,
만약 내가 운나쁘게 S자 중 남자를 싫어하는 존재와 맞닥뜨렸을 때,
오직 둘뿐일 때, 절대적으로 남자인 나는 S자에 비해 완력이 약해 이길 수가 없어요.
남자 대 남자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육체적인 약과 강만이 중요한 순간에는 절대적으로 힘이 강한 이 S자의 존재들을 이길 수가 없어요.
점점 더, 눈만 뜨면 방송에 뉴스에 S자들인 누군가가 남자인 누군가를 죽였다는 소식만 보여요.하루가 멀다하고.
그러면 나는 앞으로 더욱 조심하며 살아야 해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며 살아야 해요.
조금이라도 내가 약자로 노출이 되었을 때 S자들중 누군가와 하필 한 자리에 있으면
당연히 경계심이 들겠죠. 남자이기 전에 나는 동물이거든요. 개죽음당하기 싫은 동물이요. 잔뜩 센서를 세워서, 내 목숨 하나만은 보전하고 싶은 동물이요.
연이은 사건에 S자들이 "나는 남자 안 죽였어, 죽일 생각도 없어, 우리들까지 그런 놈들로 몰지 마"라고 한대도
귀에 잘 안 들어와요. 남혐이고 S혐이고 뭐고. 나 안 죽을 생각만 해야 하거든요.
그 동물의 감각까지 혐짜를 붙여서, 논쟁에 끼어들이지 마세요.
그냥 좀 힘들겠구나 좀 놔두세요.
미안해하라고 안하니까 좀 놔두세요. 오늘도 강남역에 가야 하는데, 그 기분을 아세요?
"여성이라서 죽였다"고 말한 살인마에게 칼로 찔림 당한 여성의 피가 아직 다 마르지도 않은 자리 주변을 얼쩡거려야 하는 또 다른 여성의 기분을요.
저라는 사람은요, 솔직히 생에 큰 미련이랄 것 없어요. 남들의 말을 빌리자면 워낙 비관적인 사람이라서.
그래서 죽음 자체도, 막 아등바등 살아야겠다 이렇게까지 생각하진 않는데요,
그래도 개죽음당하고 싶지는 않아요. 왜 내가 죽어야하는지도 모르고, 이유없이 그렇게 죽기 싫어요.
게다가 그게 내가 여자라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이유 때문이라면요 더더욱.
2016.05.19 12:35
2016.05.19 12:43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살인은 적어도 비정상적일 정도로 우리 나라는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합니다.
그리고 살인, 강도, 방화, 강간의 폭력 범죄의 여성 피해자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6.05.19 12:56
저도 제가 분노하거나 불안을 느낄 때 그것이 근거가 있는 것인지 앞뒤를 살피는 편인데요.
그리고 제 주변의 비교적 낙관적인 분들, 또 저보다 나이가 많은 지인들의 말도 참고하고요.
위에 다른 분이 댓글을 주셨듯 객관적 통계로도 늘기는 했습니다만
무엇보다 예전과 달라진 것은
여성 대상의 강력범죄, 특히 이 사건과 같은 무차별 범죄가 확실히 '일상으로, 주변으로' 성큼 다가왔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범죄와 사건들을 기술한 기록들을 인터넷에서 찾아 읽을 때가 있는데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도가 지금 못잖게 끔찍한 범죄들이 예전부터 있었다고는 하지만,
제가 태어나기 이전은 물론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기억을 샅샅이 훑어도
이렇게 가까운 데서, 가해자가 대놓고 "여성이라서 죽였다"는 일이 벌어지는 일이 지금보다 잦았던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2016.05.19 13:16
2016.05.19 13:21
제가 가장 이 댓글로 비판하고자 했던 것이, 이렇게 실제로 사람들이 느끼는 것들을
얼핏 객관적으로 보이는 논리와 통계 등을 내세우며 '공감'하지 않는 몇몇 분들의 태도였습니다.
분명 어떤 사안을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이렇게나 다수인데,
그 감정을, 분명히 존재하는 것들을 두려움을 몇몇 통계만을 내세워 공감하려 들지 않는다면
점점 더 상황은 나아질 것이 없을 것입니다.
2016.05.19 13:27
한국 여성 정책 연구원 자료입니다. 객관적으로 증가했습니다.
https://www.google.co.kr/url?sa=t&rct=j&q=&esrc=s&source=web&cd=4&ved=0ahUKEwiL2pfto-XMAhUCGKYKHdhSDO0QFgg0MAM&url=http%3A%2F%2Fwww.kwdi.re.kr%2Fmodule%2FdownFile.kw%3BKWDI_KOR%3DA07B159CD596A1F8395EDD52BD60D839.WORKER_KOR_KWDI%3FcurrtPg%3D7%26sgrp%3DS01%26siteCmsCd%3DCM0001%26topCmsCd%3DCM0029%26cmsCd%3DCM0038%26pnum%3D2%26cnum%3D0%26dvsn%3D%26src%3D%26srcTemp%3D%26ntNo%3D527%26fno%3D1&usg=AFQjCNHchCkP-EeS_sD55LmZtO-7IbQTQQ&sig2=SzSPGhMq0QbXtHdYxFxFxQ&bvm=bv.122129774,bs.1,d.dGo
2016.05.19 13:42
이 통계표가 어떻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근거가 되지요? 연도별이 아니라 94-10년도 총 피해자 수만 나오는데요.
2016.05.19 13:56
2016.05.19 13:38
과거에도 많고 지금도 많으면 왜 말을 하면 안되나요? 많은 게 비정상적이었는데 얘기를 못하다가 지금에서야 얘기할 수 있게된 걸 수도 있는데. 예전에 입닥치고 있었으니 지금도 가만히 있으라는 얘깁니까? 황당하군요.
2016.05.19 12:34
대한민국 남성들이 모두 미안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들을 키운 대한민국 어머니들도 미안해야 하고, 단군왕검 및 조물주께서도 미안해하셔야 할 일입니다.
2016.05.19 12:42
2016.05.19 13:56
엇, 강남역에 추모 포스트잇 부치는 남자들한테 누가 한남충 꺼지라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 어제 제가 지나갔을 때에도 열심히 포스트잇 붙이고 계신 남성분 계시더구만 주위에서 아무도 꺼지란 소리 안하던데요. 거기 가서 포스트잇 붙이고 욕들어도 싼 놈들은 공겁스님같은 작자나 무뇌인증하고 오는 일베충들이죠.
문제는 많은 남자들이 선량하다고 생각하는 행위(예: 이번 사건에 대해 "그러니까 여자가 밤늦게 놀고 다니면 안되지! 내 여친/아내/여동생인 너는 그러지 마라."식으로 말하는 행위)가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많다는 것이고, 이에 대해 비난을 받을시 "너네들을 생각해주는 착한 남자인 내게 이런 식으로 말하다니,이런 남혐들!" 식으로 남자들이 분노하는게 여성이 피해자인 사건이 일어날때마다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죠.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를 이해하고 그들을 지지하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적어도 자신이 생각만큼 선량한 일반인인지는 고민해야 하는 것이 남성들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