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어제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 간단 잡담

- 1, 2화까지 이 예능의 전개는 똑같았죠. '홍진호가 작전 짜고 사람을 모아 승리하는 줄 알았지만 그 전에 이미 김구라가 손을 썼다네.ㅋ' 그리고 덧붙여서 언제나 질 것 같았던 사람이 살아남는 가위바위보 데스매치. 이번 주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었다면 질려 버렸을 텐데. 다행히도 적절한 타이밍에 흐름이 완전히 바뀌어서 신선한 느낌으로 재밌게 봤습니다.

- 근데 사실 어제 게임은 완전히 망한 게임이었어요. 룰은 복잡하지만 역시나 그냥 세력 나눠서 배신 놀이를 하지 않는 이상에는 반전을 만들어낼 수가 없는 게임이었고. 배신이 나오지 않으니 반전도 안 나왔죠. 결국 김구라-이상민-김성규 연합은 시작부터 끝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

 그리고 그래서 더욱 제작진의 능력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던 게임을 편집 신공, 참가자 캐릭터 살리기 개그 신공으로 어떻게든 볼만하게 끌어가더군요. 김경란 눈물, 성규 탈락 위기 떡밥도 뻔하지만 적절하게 쓰였구요. 물론 메인 게임 분량을 줄이고 데스매치 윷놀이 분량을 늘여서 때운 게 가장 크긴 했지만요. ㅋㅋ

- 데스매치 종목을 바꾼 건 참 잘한 일이구요. 대단한 두뇌 싸움이 벌어지는 것처럼 보여줬지만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선택지가 몇 개 없는 빤한 게임이긴 한데, 그래도 가위바위보 연승 게임 따위보단 훨씬 나았어요. 적어도 이 쪽은 진짜 '승부'니까 긴장감이라도 있잖아요. 의외성도 있고.

 다만 이 게임의 탈락자 예측은 마치 소년 탐정 김전일의 범인 맞히기와 같아서, 대단한 예측력이나 논리력이 없어도 쉽게 알아낼 수 있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네요. '불리해 보이는 놈이 이긴다'가 예정된 결과지요. 그래서 프로 중반에 떡밥으로 성규가 떨어질 것처럼 분위기 잡는 순간 '누군진 몰라도 성규의 데스매치 상대가 떨어지겠군'이라고 생각을. -_-;

 근데 이건 어쩔 수 없는 딜레마 같아요. 지금 이대로 계속 만들면 뻔하단 소릴 듣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떨어질 것 같던 애가 그냥 떨어져 버리면 또 재미가 없으니까...;

 이러다가 중간에 이런 예측쟁이들 뒷통수 한 번 후려쳐 주면 제작진 천재 소리 한 번 듣는 것이고, 뭐 그렇습니다.

- 지난 주에 차민수가 망신 당하는 걸 보면서 조만간 저 양반이 제대로 복수 한 번 하겠구만... 싶었는데. 복수는 했는데 그와 동시에 탈락이네요.

 게임의 재미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건 알겠는데, 탈락자가 데스매치 상대를 맘대로 지목하는 건 참 불합리한 제도라는 생각도 듭니다. 결국 이 프로에서 살아 남으려면 승부에서 이길 필요도 없고 (어차피 혼자서 자기 힘으로 우승할 수 있는 게임들이 아니니까) 특별히 잘 하거나 열심히 할 필요도 없어요.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꼴찌도 안 하고 데스매치 상대로 찍히지도 않아서 잘 살아남습니다. 예를 들면 최정문이라든가. 박은지라든가. <-

- 전 보면 볼 수록 김경란이 좋아지네요. 이 분 나이가 거의 저와 비슷한 걸로 알고 있는데 왜 이리 하는 짓이 귀엽...;;

 근데 좀 캐릭터가 변화하는 듯 해요. 첫 회엔 나름대로 머리도 많이 굴리고 음모도 꾸미고 그러더니 2회부턴 갑자기 순수 정직 정의의 캐릭터로. 뭐 지금의 캐릭터도 재밌고 좋긴 한데 첫 회의 모습을 다시 좀 보였으면 합니다. 여성 참가자들이 다 너무 약하거든요. 존재감 제로의 최정문, 꽃다발 역할의 차유람 그리고 그냥 박은지. 항상 차민수만 우루루 따라다니고들 있었는데 이제 차민수가 사라졌으니 누구라도 좀 강하게 치고 나왔으면 하네요.

- 성규군은 참... ㅋㅋ 첫 회에서 배신 때렸을 땐 '와! 그래도 머리를 쓰는구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남이 시켜서 한 배신이었고. 지난 주에도 딱히 하는 일이 없었고 이번 주에도 그냥 김구라, 이상민 옆에 앉아 있다가... 그나마 윷놀이 열심히 해서 살아남은 게 큰 일이긴 하네요. 

 뭐 그래도 명색이 연예인이라고 몇몇 그냥 비연예인 참가자들에 비해 예능감을 많이 발휘해주네요. 비중도 많이 먹고, 또 재미도 있어서 좋습니다.

 게다가 캐릭터도 잘 잡았고 (음흉해 보이지만 알고보면 그냥 뇌가 청순한...;) 덕택에 김구라가 자꾸 챙겨주게 되는 관계로 앞으로도 서너회는 더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현재 가넷 다섯개로 아마 이상민 다음이던가, 할 정도로 부자입니다. 어차피 우승은 죽어도 못 하겠지만요.

- 차유람은 여전히 쭉 예쁩니다. 네. 오래 살아남아주세요. 성규군보다도 더. <-

- 홍진호는 이번 주엔 매우 존재감이 없었군요. 그 분량을 정체성 혼란에 빠진 김풍이 치고 들어왔고. 김풍 재밌었습니다. ㅋ

- 다음 주에 한다는 '좀비 게임' 역시 일본 만화 '라이어 게임'에 나왔던 게임을 이름만 바꾼 거라고 하네요. '천사와 악마' 게임이었다든가. 재밌게 보고 있긴 하지만 이거 정말 이래도 되는 건지...;

- 근데 이거 마지막에 둘만 남으면 무슨 게임으로 우승자 정하나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