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5 15:21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맘에 들어해서 친해지려고 접근했는데, 여자는 그 남자를 두려워하더라, 이런 사연이 인터넷에 올라올 때가 있죠. 예를 들어 거리에서 모르는 남자가 따라와서 "버스에서 보고 너무 맘에 들어서 따라왔다. 전화 번호 좀..."하고 접근한다든가, 도서관에서 여자가 앉는 자리에 일주일 내내 캔커피를 놔두며 포스트잇을 붙였는데 여자가 무서워하더라, 이런 사연에 붙는 댓글들이 있죠. "그 남자가 정우성이라도 그랬겠냐? 장동건이라도 그랬겠냐?"하는 댓글입니다. 여자들이 못생긴 남자들을 미워하고 차별한다는 소리이고, 못생기면 호감을 표현하기도 어렵다는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이죠.
그런데 '빅 리틀 라이즈'는 "세상사람들이 보기엔 잘생긴 남자도 한 여자에겐 엄청난 공포일 수 있다"란 걸 차근차근 보여줍니다. 이 잘 생긴 남자로 캐스팅된 남자가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스웨덴 발음으로는 스카쉬고드)입니다. '트루 블러드'에서 금발 뱀파이어로 나오는 그 사람입니다. 'What Masie knew'에서 바텐더 겸 여섯살짜리 메이지의 순둥이 새 아빠 역으로 나왔기도 하죠. 키는 195cm라는데 은회색 양복을 입으면 프로포션이 모델 뺨칩니다. 하지만 이 멋진 남자가 주먹으로 셀레스틴(니콜 키드만)의 배를 한 방 칠 때, 키 180cm인 니콜 키드만은 검부러기처럼 바닥에 뒹굽니다. 1초전까지 매력적으로 보이던 인간의 질량, 부피, 저 만한 크기의 그 인간과 맞서 싸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절망. 하나의 조그만 생물로서 그 앞에 무력하다는 자각이 들죠.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이 물리력에 부서지는 순간을 니콜 키드만은 온몸으로 연기합니다. 또한 이 남자가 남편이라면 얻어맞아도 주변에 이야기하기 힘들거라는 게 납득이 됩니다. 이런 남자라면 주변에서도 너무너무 부러워할 거고, 남들이 보기에 수퍼맨처럼 보이는 이런 남자와 완벽한 가정을 꾸리는 것처럼 보이고 싶은 거죠. 이 미니시리즈에서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는, 단지 얼굴 표정과 각도를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 자상한 아버지, 매력적인 남편에서 괴물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처음 이 작품에 리즈 위더스푼, 니콜 키드만, 그리고 메릴 스트립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과연 이런 드라마를 볼까보냐 하고 코웃음을 쳤습니다. 캘리포니어 몬터레이면 부촌 중에서도 부촌이예요. 분명 돈많은 여자들의 자매애에 대한 이야기겠지. 돈이 넘쳐 주체못하는 여자들의 인생상담을 내가 왜 들어줘야하지? 하고 생각했죠. 단지 메릴 스트립의 연기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서? 하고 생각했죠. 하지만 1화를 틀어보고는 모골이 송연했죠. 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의 전작은 '트루 블러드'인데, 가난한 루이지애나의 시골에도 부유한 몬터레이에도 괴물은 있기 마련이고, 이 사람의 신체조건은 그 괴물을 전달하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모두들 전심전력 연기하고, 특히 메리 루이즈(메릴 스트립)은 자기 맘에 안드는 며느리의 세계를 야금야금 먹어치웁니다.
p.s. 이규제큐티브 프로듀서 중 한 명이 니콜 키드만입니다. 끔찍하게 잘생긴 남자로 소문난 톰 크루즈와 결혼했다가 이혼한 사람이지요.
2019.07.05 16:00
2019.07.05 20:16
"잘생긴 남자도"
2019.07.05 21:50
2019.07.06 03:15
어그로? 탐 크루즈가 제 포스팅 볼 일 있나요.
2019.07.06 08:38
2019.07.07 02:49
니콜 키드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우의 개인 경험을 충분히 거론할 만 하죠. 그게 '어그로'이고 '악플러'의 행동인가요?
https://1boon.kakao.com/share/nicolekidman
제 생각엔 이 포스팅에 대한 님의 댓글이 공격적이고 악플에 가까워요.
2019.07.07 08:50
링크글에 170cm의 톰 크루즈가 부인을 팼다는 내용이라도 나오나보내요. 니콜 키드만의 이혼사유가 폭력이라는 말을 하려면 ‘망상’이상의 증거가 필요하답니다.
님은 생각이란걸 좀 더 열심히 하거나 아예 안하는게 좋을거같네요.
2019.10.01 21:35
이혼까지 이르는 결혼의 사정이란 게 신체적 폭력으로만 이뤄지는 건 아니랍니다. 니콜 키드만의 이혼 사유가 폭력이라고 말한 바는 없는데 “니콜 키드만의 이혼 사유가 폭력이라는 말을 하려면”이라고 쓰는 건 전형적인 허수아비 때리기예요. 남이 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단정하고 공격에 들어가는 거죠.
인신공격은 자신이 흥분해서 저열한 공격까지 해야한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안쓰는 게 낫습니다.
2019.07.05 16:27
전 리즈 위더스푼, 니콜 키드만, 로라 던 이 세명 조합이라는 소리에 시즌1 방영 전부터 기다렸고 기대만큼 재미있겠봤습니다. 아직 시즌2는 못봤구요. 저도 알렉산더가 폭력을 아무렇치도 않게 휘둘르는거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폭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무기력함을 니콜이 너무 잘 표현하더라구요. 이 시리즈는 감독들도 좋은데 시즌1은 장 마크 발레가 시즌2는 <아메리칸 허니>의 안드리아 아놀드죠.
리즈 위더스푼이 요즘 제작에 재미를 붙혔는데 IMDB를 보니 제작 업커밍이 41개네요 ㅎㄷㄷ 사실 이 시리즈도 리즈 본인 말에 따르면 원작을 비행기에서 다 읽고 내리자마자 제작에 돌입했다고 하더군요.(물론 과장이 있는 거겠죠.) 그리고 올해 릴리즈 되는 애플TV에서 서비스 될 <The Morning Show>도 제작 및 출연이네요 주인공은 제니퍼 애니스톤이고요. 암튼 리즈 위더스푼 행보가 참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2019.07.05 17:41
리즈 위더스푼이랑 니콜이 같이 제작했습니다. 시즌 1은 너무 잘봤고 2도 방영시작해서 보는중인데 전체적으로 나쁜건 없지만 아무래도 원작은 이미 시즌 1에서 다 다루고 억지로 늘린 이야기라서 좀 사족같긴 하네요. 그래도 배우들 연기력에 감탄하면서 보고있습니다.
2019.07.05 20:21
리즈 위더스푼은 한 인터뷰에서 여배우들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영화가 너무 없다면서, 형편없는 역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에 자기가 존경하는 여배우들이 덤벼드는 걸 보고, 프로듀서를 해보겠다고 결심했다고 하죠.
2019.07.05 19:36
2019.07.05 20:19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모르는' 사람" = 이런 순간일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VsPQm4BodpI
2019.07.05 21:50
2019.07.07 03:02
이 영상에서 셀레스틴은 남편이 친구의 강간범이라는 걸 알게 되거든요. 애를 둘이나 낳고 같이 산 남편이, 갑자기 낯선 범죄자로 돌변하는 장면입니다.
2019.07.05 22:43
느낌이 왠지 "스카이 캐슬"인가 싶어서 끌리지 않는데 재미있나요???? "위기의 주부들"은 스릴러라고 생각하고 보다가
안드로메다로 가서 정말 실망했었구요.
2019.07.06 03:16
'스카이 캐슬'은 본 적이 없어서 비교할 수 없네요. '위기의 주부들'보다는 낫습니다.
2019.07.06 19:42
episode3까지는 지루했는데 점점 클라이막스로 가듯이 긴장이 고조되면서 빨려들어가듯이 봤어요. 어두운데 묘한 매력이 있네요.
연출의 승리라고 해야할까요. 제인의 과거에 대한 묘사, 가정 폭력 문제를 이렇게 잔인하게 다가오도록 다룬 드라마는
처음인거 같은데요. 끝났는데도 빠져나오기 힘들군요. 2시즌에서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보고 싶네요.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에게 통제와 병적인 소유욕외에 무엇이 있겠냐 싶으면서도 이 부부의 심리 상태를
깊이 파고들어가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하구요.
2019.07.07 02:56
시즌 2에서는 시어머니 - 며느리의 갈등이 주로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