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4 10:07
일전에 이직한다는 글을 썼었죠. 이제 2주가 흘러서.. 슬슬 익숙해지고 있는 중입니다. 원래 기상시간이 7시였는데 그걸 6시로 바꾼지 2주만에 알람 울리기 3분전에 눈이 떠지더군요.
출퇴근 거리가 길어졌지만 이전에는 제대로 못듣던 뉴스공장을 1,2부 들으면 딱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사실 9시 출근이니 널널하게 와도 되는데.. 차안에서 멍하니 있는 시간이 싫어 일찍 나와요.
빌라를 빌려서 사무실로 쓰는 곳이라.. 도심이 아닌 거주지 깊숙한 곳이고 분위기가 딱 전원 마을입니다. 마음이 바쁠때는 몰랐는데 조용히 있으면 뻐꾸기 소리가 들려요. 네.. 뻐꾸기요.
뻐꾸기 소리를 라이브로 들을 줄이야. 집 근처에서도 들리긴 하지만..그건 두부 파는 아저씨가 트럭에 달아놓은 가짜 뻐꾸기였는데 이 동네에서는 리얼 뻐꾸기가 우네요.
사실 조류중에서 뻐꾸기를 별로 안 좋아합니다. 이 녀석.. 알을 다른 위탁모에게 까놓는데 먼저 부화한 뻐꾸기 새끼가 다른 알을 밀어서 깨뜨리고 혼자서 위탁모를 독점하다가 성장하면 말도 없이 떠나버리죠. 얌체같은 놈.
뻐꾸기와 관련된 말들도 어감이 별로 안좋습니다. 뻐꾸기 날린다..는 말만 앞서고 감언이설로 현혹한다는 뜻이고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는 정신병원 이야기고.. (영미권에서는 뻐꾸기를 정신병자들 지칭하는 은유로 쓰는거 같더군요) 요즘 세대들은 알지도 못할 정윤희 주연의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도 끝이 비극적이죠.
뭔가 뻐꾸기가 우니까.. 공기 맑고 한가한 시골 같은 느낌인데 군포 신도시의 지척이라는 것도 재미있고 하여튼.. 새로운 경험이라는 건 역시 생활 반경 주위에서 제일 많이 발견되는 것 같습니다. 이직이나 이사를 해야 넓어진다.. 그런 얘기죠. ㅎㅎ
슬슬 나갈 시간이네요. 다들 행복한 주말 되세요. ^^
2019.06.14 10:18
2019.06.17 09:44
네. 열심히 해야죠. 일할 수 있는 기간도 이제 얼마 안남았으니.. 사회적으로는 10년 내외가 한계이겠고.. 당위적으로는 아이들이 자리잡는 20년 언저리까지도 일을 해야 합니다. 무섭..
2019.06.14 15:19
2019.06.17 09:45
감사합니다. 즐거운 매일이 함께 하시길 바래드릴께요.
2019.06.14 20:03
지금은 안들리는데 난 두꺼비가 어디서 저렇게 울지 했어요 두꺼비 소리 들어보니 아닌데.
산비둘기 소리가 그렇게 들려요.
2019.06.14 21:42
2019.06.14 21:22
놀랍게도 얼마전에 집 근처에서 뻐꾸기 소리를 들었어요. 신기해서 혹시 새를 볼 수 있을까 하고 소리나는 쪽으로 계속 가봤지만 볼 수는 없었죠. 보통 뻐꾸기 소리는 '뻐-꾹-' 리듬이 정석인 것 같은데 그 친구는 '뻐꾹-- '이라서 숨이 짧은 애인가.. 하며 찾아다녔네요.ㅋㅋ
2019.06.17 09:47
숨이 짧은 뻐꾸기.. 아기 뻐꾸기였을까요?? 얼마전에는 집앞에서 날기 연습을 하는 때까지 새끼를 봤어요. 아파트 현관에서 잠시 종종 거리며 기웃거리더니.. 이내 어미를 따라 날아가는 것 같더라구요. 모든 어린 것들의 앞날에 비극보다는 희망이 많았으면 싶습니다.
부모님 집에서도 뻐꾸기 소리가 들려요. 서울인데 산이 가깝거든요.
집에서 들어도 새롭던데 일터에선 더 하겠네요 ㅎㅎ
뻐꾸기라셔서 저는 동화 하나가 떠올랐어요. 매번 이사를 하면서 이놈의 동네는 이상한 새들만 살아서 도저히 안 되겠다고 욕을 하며 떠난다는 이야기. 결국 이상한 놈은 뻐꾸기였다는 거죠.
자칫 피해자 두 번 죽이는 얘기가 될 위험한 우화지만요, 가끔 누구 욕하고 싶을 때마다 한 번 떠올리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이직 하셨다니 , 뻐꾸기 소리와 함께(?) 하는 일 잘 풀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