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2 23:56
얼마 전에 그 유명하고, 말도 많고, 카더라도 많은 라캉의 유일한 책 『에크리』가 번역되어서 나왔어요.
전체 1092쪽짜리 양장본인데, 가격이 무려 정가 130,000 입니다. 13만원.
출판한 곳이 『중력의 무지개』를 두 권으로 분책해서 99,000에 팔았던 전력이 있는 새물결이라 높을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130,000은 정말 이 책이 번역이 되었다는 사실보다 더 놀라웠죠.
화보집도 아닌 책이 단 권으로 130,000에 판다는게 말이 되나 싶어요.
물론 이 책을 출판하는게 상당히 고된 일이라는 건 알아요.
번역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난해한 책이고, 한국의 인문사회과학 독자층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걸 고려해도 130,000은 좀 심한 것 아닙니까?
한 7~8만원 정도였다면 그래도 비싸다... 하면서 사긴 샀을 것 같은데, 이건 참...
2012년에 나온 『중력의 무지개』가 17년에 절판된 것을 보면, 언젠가 페이퍼백으로 내 줄 생각도 없는 것 같은데 말이죠.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81561657
2019.06.13 08:58
2019.06.13 09:41
워낙 비싸서 제가 사진 못하고 공공도서관에 구입신청을 했더니 사 주긴 했습니다. 대출기간 동안 다 읽지 못했고, 겨우 표지만 들어봤는데 짬짬이 빌려서 읽어볼까 싶기는 했어요. 이 책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은 했지만, 단순히 한 권짜리 책을 십만원 넘게 팔다니...라고 하기엔 번역자의 수고로움이 워낙 크게 다가와서 그 정도는 받아야 되는 거구나 했습니다. 커피 가격이 단순히 원두가격으로만 형성되지 않고,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에 바로 연동되지 않듯이 책도 그런 거겠죠.
다다음주에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는데, 도서정가제를 아예 폐지하지 못한다면 책박람회 같은 데서만이라도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019.06.13 09:48
번역 기간이 얼마나 걸렸을 지 궁금하네요.
2019.06.13 14:39
정확히는 모르지만 20세기 말에 번역 착수한다는 얘길 들었어요. 그 작업이 이 결과물로 이어졌는지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10년 이상은 걸린 거 같더군요.
2019.06.13 12:04
책도 실용서, 학습지 제외하면 소수 매니아 대상 마켓이 된것 같습니다. 비싸지만 안살꺼야? 하는..
2019.06.13 12:39
15년전즘 파리 서점에서 한국에서는 한참 뒤에나 수입이 된 ‘램쿨하우스’라는 네덜란드 건축가의 책을 80유로나 주고 산 적 있어요. 제가 돈이 많아서 기꺼이 산게 아니라 좋아하는 건축가의 매우 잘 만든 책이라(작업 프로세스가 다 담겨진 희귀한 책) 당시 저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었지만 책 앞에서 30분 정도 고민하다 사버렸어요. 책값이란 특히 전문서적이란 그런거 같습니다. 내 지불능력과 별개로 나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마지노선이 매우 관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켁; 다시 읽어보다 책값에 0을 하나 잘못 덧 붙인거 보고 놀래서 수정했습니다;)
2019.06.13 19:26
말이 나와서 말인데....도서정가제는 폐지안된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