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3 16:40
오늘 우연히 폴오스터 검색할 일이 있어서 검색했다가 알게 됐는데..
첫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40대 아들(마약중독자)이 1살딸을 가슴에 안은채 낮잠 자다가 깨어보니 딸이 의식이 없었는데 사인은 약물중독. 펜타닐과 헤로인이 어떻게 아기몸에 들어갔는지는 안밝혀짐. 암튼 딸사망 5개월후인 작년 4월에 이 일로 체포됐다가 다음날 보석으로 풀려났는데 3일후 지하철역에서 쓰러진채 발견됨. 사인은 마약과다복용.
옛날에 감명깊게 읽은 폴오스터의 에세이 [고독의 발명]에서, 폴오스터가 자기 친할머니가 할아버지를 총으로 쏴 죽인 일을 언급했었는데(기사로도 남아있는 떠들썩한 사건이었다 함) 그때 자기아빠가 6살이었고 암튼 성격측면에서 그 사건의 여파에서 영원히 벗어나지못한 아빠의 삶 얘기를 했던걸로.
당시 읽으면서 아무리 예술가라도 그렇지 이런 희소한 개인사를 가지고있는 것에 놀랐는데, 아들 대에서도 보통사람은 겪지않는 비극이 일어나서 아까 기사 검색하며 어찌 이런 가족사가.. 하며 많이 놀랐음.
폴오스터가 두번째이자 현재 부인에 대해 좋은말 많이 하고 자기 닮은 이쁜 딸 고딩 때부터 공식석상에 데리고 다니는 평범한 아버지로서의 모습 보면서 일상은 그냥 평탄한 줄 알았는데, 저 아들이 10대후반때 큰살인사건에 엮이는 등(집행유예 5년) 많이 속썩인 것 같더라고요.
폴오스터폴오스터 외치던 스노우캣(요즘 뭐하시나)으로 인해 폴오스터 소설세계에 깊이 빠졌다가 졸업했지만, 그래도 엷은 관심은 나름 지속됐는데 생각지못한 사적인얘기 알게 돼서 어디 말할 데도 없고 듀게에 적어봤습니다;
2023.08.23 17:51
2023.08.23 18:44
2023.08.23 19:45
부인 역시 작가라는 것 정도만 알고 이런 일은 몰랐네요. 오래 전에 몇 권 읽고 관심이 지속되진 않았던 작가였네요. 자식 일이라 폴 오스터도 남모를 고통이 컸겠습니다.
2023.08.24 11:58
전부인, 재혼한부인 다 작가인데 아들의 엄마는 찾아보니 전 잘모르지만 2013년에 무려 인터내셔널 부커상까지 받은 분(리디아 데이비스)이더군요. 그래서 아들의 인생이 이렇게 된 것이 더 착잡하달까.. 부모 셋은 최선을 다한 것일 수 있지만.
2023.08.24 11:54
김명남 번역가님 트위터 통해서 알게 되었던 이야기네요.
https://twitter.com/starlakim/status/1555922806554374145?s=20
신탁의 밤에 나왔던 등장인물이 Auster의 애너그램으로, 그의 아들을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를 들으니, 정작 아버지의 소설을 읽었을 아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싶기도 하고.
2023.08.24 13:30
안그래도 어제저녁 동안 이 일에 obsessed 되어; 뉴욕타임즈 기사(완성도 있음)에까지 흘러들어가 더듬더듬 읽게 됐는데 관심있으신 분들은 길지만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번역가님이 링크한 건 뉴욕타임즈 회원만 중간방해 없이 볼 수 있어서 아래링크로 올립니다.
다 읽고나면 뭔가 애잔한 마음이 들고 이런저런 상념이 들게 되는. 기억에 폴오스터가 아들 어렸을때 무지 사랑했던 것 같은데(에세이,소설에서 받은 인상) 동시에 속으로야 어떻든 본인-자기부친 관계처럼 냉담한 관계가 된건 아닐까. 기질적으로든 뭐든 어떤 대물림. 아버지에 대한 이해의 책 [고독의 발명] 쓴 것처럼 아들에 대한 씻김굿 책 집필에 작가적마음이 동하지 않을까 싶다가도, 아들사안이라 왠지 강한 심리적저항이 있을 것 같기도.
https://archive.md/2022.07.30-233116/https://www.nytimes.com/2022/07/27/style/daniel-auster-life-death.html
폴오스터 아들과 10대때 친구였던 이가 한 말.
"When we hung out, I always felt like Daniel was looking for a family," Mr. Prawatyotin said. "I thought of him as a boy without a family. Like he was lost. He enjoyed doing normal things with me, like watching movies all night. At my parents' place on the Upper West Side, he always liked spending time with my mom and hanging out with her. I think he eventually found family in the clubs, but then it got out of control for him."
1살 딸 몸에 마약이라니... 밝히진 못했다지만 결국 한 가지 가능성 밖에 없어 보이는데 본인도 죽었다지만 고운 말은 못 해주겠는 인간이군요;;
폴 오스터라고 하면 90년대에 한국에서 인기 끌었던 '달의 궁전'이랑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뉴욕 삼부작'도 읽긴 읽었던 것 같은데 전혀 기억은 안 나고... 그렇게 막 팬이 되진 않았지만 읽을 땐 좋은 느낌이었던 것만 흐릿하게 기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