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25 03:29
이것이 연애상담이 아닌 고민상담인 사정은 이렇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그분은 제 직속상사이시고 같이 일한지는 일년이 넘었습니다.
그 일년까지의 관계는 철저한 일관계였구요. 저는 충성스런 부하직원이었습니다.
첫만남은 제가 인사이동되면서 만났고 또 그분이 인사이동시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만큼 제가 부하직원으로서 맘에 들었고 필요한 인력이었다는 뜻인거지요. 회사관계자들의 시선도 그렇습니다.
일을 하면서 특별한 썸은 없었습니다. 다만 한공간에 있으면서 남녀사이에 흐르는 성적긴장감
딱 그정도만 있었구요 이정도는 뭐 어디서나 누구에개나 있으니 썸이라고 할수준도 못되구요
요는 최근 제 고백은 갑작스럽다면 갑작스러운거지요. 그리고 일이 전부인 그녀의 일상에 약간의 균열을 줬달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거 같습니다.
고백했을때의 상황을 설명드리자면 지난 일년간 쌓아온 그녀를 좋아하는 마음을 솔직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습니다.
좋아한다고 사귀어달라고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면서 좀 웃더니 얼굴이 새빨게지면서 저를 못 쳐다보더군요
이 부분에서 제가 느낀것은 자기가 싫든 좋든 누군가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대한 기분좋음이었습니다.
불안한 기운이 올라오지요? 그리고 거절당했습니다.
사내연애는 안된다. 그럼 비밀로 하면 되잖느냐?
난 연애할 생각도 결혼할 생각도 없다. 그럼 당신이 연애와 결혼생각이 들때까지 기다리겠다
난 일이 좋고 당신을 남자로 생각해본적이 없다.
이런 대화가 오갔고 약간 조르는 형국이 되버렸습니다.
아차 크고 중요한 사실 하나를 빠트렸네요 제가 그분보다 나이가 7살이 많습니다. 그녀는 20대 후반이구요.
문제는 그 다음날부터 최근까지 저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화를 많이 내고 차갑다는 겁니다. 아니 차갑다 못해 한기가 느껴진다 할까요
그분 특유의 최고로 화났을때 표정이 있는데 저에게 그 표정을 연거푸 쏟아내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화를 내고 어제는 말을 걸어도 아예 무시해버리고 한두번이 아니라 계속 무시하고 있습니다
아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고백하고 계속 전화한다든지 그녀를 귀찮게나 질리게 하는 행동은 한적이 없습니다.
회사에서도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더 명랑하게 일하고 있구요.
왜 저에게 엄청나게 화를 내고 저를 무시하는 것일까요? 모르겠습니다. 낙담하고 다크한 기운을 뿜어야 하는 사람은 전데 왜 제 고백을 받고
이렇게나 저를 세균 피하듯 피하고 혐오하는 것인지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업무적으로다가 저에게 엄청난 내상을 입히고 있습니다.
일을 아예 안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제가 할 수 밖에 없는 일을 하면 하는 말이
'일을 저지랄로 또 해놨네'
라고 합니다. 물론 저를 향해 직접 하는 말이 아니라 제가 뻔히 듣는 걸 알면서 제 후임직원에게 그렇게 말하더군요
저 이 말 듣고 정말 쇼크를 먹었습니다. 이분이 평소 말을 거칠게 하는 면이 있는 걸 알았지만 나에게까지 당신을 위해서 이렇게나 충성을 바친
나에게까지 저런 험한 말을 하다니 하고요
어떡해든 좋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기분파이시고 웃을 땐 즐겁게 웃지만 일이 안 풀릴땐 거친 말과 약간의 욕설을 하면서 화를 내시니깐
자 또 좋습니다.
저를 향한 조롱섞인 말은 정말 참기 힘듭니다 예를 들면 신입사원과 저를 비교하면서 저를 깍아내린다든지
제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할 업무인데 그것을 저에게 주지 않고 신입사원에게 준다든지 결국엔 제가 처리해야 하지만
이것은 저보고 나가라는 메세지입니다.
예전에 다른 사원이 같은 세례를 받고 퇴사한적이 있거든요
변인은 하나입니다. 제 고백. 왜 때문에 제 고백을 받고 저러시는지
저분이 이상하니까 욕을 해달라는게 아닙니다. 왜 나를 무시하고 조롱하며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주는지 그것이 너무 궁금할 뿐입니다.
피드백은 내일 저녁늦게야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내일 또 출근해야되서리 ㅠㅠ
그리고 그녀에 대한 제 마음은 한결같습니다. 나를 이렇게나 지독하게 대하는데도 정말 정 떨어지는 말과 행동을 하는데도 저는 여전히 좋습니다.
정말 제가 지독하게 싫어서 또 저를 퇴사시키고 싶어서 저러는거라면 퇴사할 거고 낙담할거고 다크하겠지요. 그리고 저를 하찮게 대했던 장면들을 되뇌이며
마음 정리를 하려 합니다.
2016.06.25 03:48
2016.06.25 03:52
제가 싫으면 그러니까 남자로서 별로면 동요고 자시고도 없지 않겠습니까? 이상한겁니다 싫어서 싫다고 한 건 좋은데 왜 저를 괴롭히는지 ㅠㅠ
2016.06.25 04:26
2016.06.25 04:34
아 그렇군요 예 아마도 연애경험이 많은 것 같진 않고요. 예전에 여직원들끼리 대화하는걸 들었는데 다들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근데 그 사람만 없어서 아쉬운 기색을 흘리더군요
2016.06.25 04:00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난 돈 많이 벌어서 나중에 혼자 편하게 살테야' 연애와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다지만 남자에게 관심은 없는 건 아니더군요 어리고 젊은 남자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이 많은 아저씨가 고백해서 '니 따위가 감히' 이렇게 생각하나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고요.
2016.06.25 04:06
100% 개인적인 의견이고 글로만 짐작해보는 상황으로 보자면...
상사분은 이전과 별 다름없이 대하고 계실것 같습니다. 다만 글쓴분이 부하직원에서 고백남으로의 대우를 원하시고 계신것은 아닌가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안타깝지만 상사분은 별 생각지도 않은 사람에게 고백받아서 열받으신걸수도 있죠.
2016.06.25 04:11
아 '니 따위가 감히'가 높은 확률이였단 말입니까? 으으으으윽 그렇군요 근데 고백남으로서의 대우는 뭔가요? 저는 특별히 뭘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내가 더 잘나져야 되겠다 그럼 나를 다시 보겠지 하는 생각은 합니다
2016.06.25 04:06
저는 저에 대한 화가 좀 누그러졌다 싶을 때 물어볼겁니다. '왜 저한테 화 났어요? 라고 지금은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대화를 하더라도 그렇게 화나 있는 상태에서 진정성 있는 대화가 힘들 것 같습니다. 다만 그전에 고민상담을 받고 좀 알쏭달쏭함을 벗어나고 픕니다..
2016.06.25 04:31
2016.06.25 04:37
저런 질문 자체가 실례인가요?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인데도요. 일단 '나 궁금한게 있는데 하나 물어봐도 되냐고' 양해를 받고 물어도 실례일까요?
2016.06.25 04:46
2016.06.25 04:54
2016.06.25 05:01
저기.. 글만 봐서는 좀... 부담스런 느낌이. 단순히 원글님께서 나이많은 남자여서 젊은 남성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기보다, 당장 결혼 생각없는 20대 후반 여성 입장에서 30대 중반 남성은 고려대상도 아닐뿐더러 부담스럽죠. 저라면 '남자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에서 조르는 형국까지 안 가고 깨끗이 물러났겠습니다만.... 거꾸로 여자로 생각안한다 이상의 거절이 무엇이 있겠나 싶네요. 거기서 관계의 진전을 조를만한 무엇이 더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질리게 하는 행동은 안하셨다고 했는데 그럼 앞으로 좋은 동료로 어쩌구 하며 마무리는 잘 하셨는지요? 그런 것 없이 열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 류의 여운을 혹시라도 남기셨다면 상대 여자분 정말 부담스러울 것 같거든요. 그런데 고백하시면서 여자분 표정에서 상대가 누구건 자신을 좋아해 준다는 사실에 대한 기분좋음을 읽어내시는 것이나-저는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거절당해서 낙담해야할 사람은 본인인데 왜 나한테 화를 내는가.. 충성을 바쳤다... 이런 걸 보니 음..... 고백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니 이제는 충성(?) 안하실런지요? 사무실 동료로서 파트너십이 잘 맞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많은 부분 이성적 호감에 근거한 충성의 결과일 수도 있다는 게 여자분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고 싫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친구 사이에서도 한쪽이 마음없는 상태에서 고백이 오가면 친구로 다시 쿨하게 돌아가기에 시간이 걸리는 좀 어색한 시기가 있지 않은가요?
"왜 내게 화가 났느냐"고 묻는 대신 사적인 관계로의 전환에 관심없는 걸 존중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원글께서 분명히 하시는 게 먼저인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이 누락됐다면요. 충성 여부는 일에 지장없는 한에서 원글 님 마음이 다치지 않는 선에서 하셔야 되겠고요. 사실, 원글의 고백을 거절한 상황에서 앞으로도 일적인 부분에서 호흡이 맞고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 여자 상사 분 입장에서는 충분히 의문을 가질 수 있는 거라고 봅니다.
2016.06.25 06:57
2016.06.25 07:31
2016.06.25 07:46
2016.06.25 08:54
댓글 분위기가 상사를 이해하는 분위기이고 저도 별 생각 없이 고백받은 쪽이나 글 쓰신 분이나 둘다 입장이 딱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이해가 전혀 안 가는 게, 일 잘못했다고 했단 욕설이... 아니 뭐 상사 부하직원 나이 차이가 반대라도 일 잘못하면 지적할 수 있고 저도 업무 지시 관계에 있는 동료가 저보다 어리고 그렇지만서도, 후임직원에게 했단 얘긴 그냥 욕 아닌가요. 나이가 많은 부하직원이든 어린 부하직원이든 직장에서 그런 표현 써도 됩니까;;
2016.06.25 12:59
제가 이런 요지의 댓글을 달려다가 더 잘 쓰셔서 추천하고 갑니다. 이유가 어떻든 저런 욕을 하는 건 정말 아니죠.
2016.06.25 09:19
2016.06.25 09:52
2016.06.25 16:08
맞습니다. PC함 이런 것때문이라기 보다는 원글분께서 여자 상사분에 대한 비판보다는 왜 저러는 거지 하는 의문을 주로 표하셨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말했을 뿐이에요. 여자분 대처도 좀 지나친 건 사실인데, 지금같은 상황에서 원글님이 그거 지적해봐야 현실적으로 상황 해결에 나을 게 없기 때문이죠. 여자 상사분도 미성숙했다고는 생각합니다.
2016.06.25 14:31
2016.06.25 09:56
본문 글만 봐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어보이네요.
고백 때문에 같이 일하기가 불편해져서 더 오버해서 그러는 거 같네요.
2016.06.25 11:32
2016.06.25 11:42
2016.06.25 11:45
직장에선 제발 좀 일만 합시다... 전 직장상사에게 공감이 되네요. ㄱㅅ님은 어떤 사람의 평화로운 일상을 파괴한 댓가를 치루셔야죠.
2016.06.25 15:59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사람 일이니 직장에서 사랑이 꽃핀대도 이상할 건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직장에서 사적감정 섞이는 것 자체가 참 싫더라고요. 직장선후배 사이에 형동생하는 것도 질색이어서 여럿 마음 다치게 한 적도 있지만, 그렇게 사적감정이 조금씩 섞이기 시작하면 일 맺고 끊기가 어려워져서.
2016.06.25 12:02
님과 그동안의 일적,사적?인 모든 관계에서 냉정하게 선을 긋고 인간적인 정조차도 떼려고 하는것 같습니다.
인사이동때도 데리고 이동했는데 님은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반대로 여상사를 궁지로 몰은것 같아요, 여자분은 그 상황에서 방어를 안할수가 없어요
웃더니 얼굴이 새빨게지면서 저를 못 쳐다<< 호감이라고 생각할수는 없는것 같아요, 황당하고 뜬금없고 난처해서 일수도 있습니다,
그쪽을 좋아한다는 신호만 은근히 보내면서 그 상태에서 상대의 반응이 오는걸 차분히 기다렸어야 했다고 봅니다, 업보라고 생각하시고 일만 하시는게 좋겠어요,
주어진 일은 책임감있게 잘하실분 같은데요,, 일과 여자는 다른가 봅니다, 경험도 없는 놈이 이런말씀 드려서 죄송하지만 주변에서 고백했다가 실패했다는 분 말씀을 들어보면 공통점들이 있어요,
학교다닐때와 사회생활에서의 여자에 대한 접근방법이 같으면 곤란하다는거죠, 빠져나갈 길을 다 막고 예쓰, 노를 선택하게 하는건 학생때는 그마나 괜찮은데, 사회에서 단체내에서는 그런 방법은 빅엿이 될수도 있다는걸요,
괜찮은 사람이 있으면 이성으로 접근하지말고 친구한테 챙겨주듯이 챙겨주다가 그쪽에서 호감신호가 오는게 느껴지만 같이 주파수를 맞춰보세요, 여자쪽에서 신호가 오지 않았는데 이쪽에서 덤비면 망합니다.
관찰자로써 볼때 그렇더군요,
2016.06.25 14:18
"빠져나갈 길을 다 막고 예쓰, 노를 선택하게 하는건 학생때는 그마나 괜찮은데, 사회에서 단체내에서는 그런 방법은 빅엿이 될수도 있다는걸요," 이 부분 진짜 공감합니다. 이런 남성분들이 꽤 있는데 연애관계로의 진입에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구요.
2016.06.25 14:38
두사람에게 덕담이라고 해줬는데, 한사람은 덕담으로 받아들이는데 한사람은 그걸 작업멘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른데 사회경험이 많은 사람과 사회경험이 없는 사람이 같은 말을 두고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다는것도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쓰신분의 글속에 나오는 '웃으면서 얼굴이 빨개지고 고개를 들지 못하는'<< 이걸 저도 봤거든요,
저도 어느분께 들었던 덕담을 오버해서 받아들이는 실례를 저지른적이 있는데, 사람상대가 어렵다는걸 체험하게 됩니다. 장사꾼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것 같아요,
2016.06.25 12:59
2016.06.25 14:11
2016.06.25 14:40
2016.06.25 16:05
2016.06.25 16:10
2016.06.25 16:22
레벨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 이성적 호감이 없는, 매일 보는 관계에 있는 사람이 관심생길때까지 기다리겠다 이럼 보통은 부담스럽던데요... 고백 이후 그렇게 마무리를 하셨다면 폭언까지 할 건 전혀 아니지만 상대를 슬금슬금 피하게 되긴 하죠. 여자 분 폭언까지 잘했다는 게 아니라 그 심리구조를 아예 이해 못할 바는 아니라는 겁니다.
특히 여자들이 이런 경향이 더한 게 있습니다. 젠더 권력관계가 평등치 않은 게 현실이다보니 남자가 나를 쉽게 봤나 당황하는 감정요. 커리어에서 살아남기 위한 직장여성의 '자기관리' 라는 차원에서 결벽증적으로 굴고 철벽을 치는 사람들이 있구요. 보통 여자가 꼬리쳤다 이러지 남자가 꼬리쳤다 이런 반응들은 상대적으로 적죠. 한편 좋건 싫건 고백받았을 때의 존재감 업!기분좋음은 여자들보단 남자들쪽에서 많이 본 것 같네요.
2016.06.25 18:05
김마리님 의견 다 받습니다. 아주 유명한 일본만화 짤이 있는데... 고전짤인데 올리고 갑니다. 남자 작가와 여자 작가의 시선차이 http://archive.is/LYjbB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고백....정말 싫죠. 7살 많은 사람을 먼저 좋아할 수는 있어도 생각없는 사람한테 고백받기엔 부담스러운 나이차에요. 그렇다고 저런 막말 하는건 또 이상하지만요. (일을 안주는건 이해되요. 저같아도 자를 권한이 있으면 자르고 싶을 듯) 빨리 고백철회(?) 수습하시고 쿨하게 일만 열심히 하세요...
2016.06.25 18:06
이거 너무 당연하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현재 결혼생각도 없는 여성 상사에게 나이도 훨씬 많은 남성이 서로 '이성적' 호의도 확인한 바 없이 어느날 좋아한다고 고백하면 당황하지 않을 직장환경의 여성이 있을까요, 더군다나 젠더권력이 엄청 불균등한 한국에서. 직장 내에서는 소문이 빠르고 고백받은 여성분은 혹시나 여성비하적인(따로 어휘를 예로 들진 않겠습니다) 가십을 듣지 않기 위해 더 쎈 언어를 사용하고 더 철벽쳐야(이성적으로 싫은 게 당연하다 가정하고 더 이성적으로 접근하거나 소위 '여지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주로 나이많은 남성들에게 고백받고 장본인은 너무 싫어 미쳐하는데, 여자가 먼저 여지를 주고 이 남자 저 남자 후린다 같은 소문 같은 것 꼭 여자만 많이 듣죠. 그런 사내연애의 대상(본인은 좋아한 적도 없는데)이 되어 곤욕스러워하는 여성분들 꽤 봤습니다.
욕 들은 건 부당한 언어행위이지만, 그 여성분 입장에 돼 본다면... 정말 징그럽게 글쓰신 남자분이 싫으실 수도 있는 거죠. 글쓰신 분한테 상처를... 하는 건 좀 엇나가는 것 같네요. 상대방이 날 싫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상처의 시작인데 그 여자분 입장에서야 원치도 않는 상대가 날 좋아하는데 이런 사람이 나한테 고백하다니 싫어할 수도 있는 거죠. 이런저런 연애상대에게 고백하거나 알아보는 과정 자체가 상처를 무릅쓰고 하는 것 아닌가 싶네요. 글쓰신 분도 그냥 내가 싫은가보다 하시고 다른 여자분들도 만나보시고 하면 되지 않나요.
2016.06.25 20:28
'나는 아무 의도도 없고 좋아하는 감정이 시켜서 고백을 한 것 뿐인데 상대는 악한 의도를 가지고 나를 어떻게 하려고 한다' 하는 상황으로 보시는 것 같은데요.
상대 입장에서는 '난 직장에서 일만 하면서 그 한도 내에서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고 싶은데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저돌적으로 애정을 고백해온다. 한번 잘 설득해보려고 했지만 마음 정리할 생각도 능력도 없어보이고 이제 매일매일 그 사람의 원치않는 애정을 방어하게 생겼다.' 이지 않을까요.
위에 이미 쓰신 분도 있지만 고백 때문에 사이가 나빠졌으면, 고백한 사람이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를 구하는 게 도리이지, 상대를 곤란하게 해 놓고 왜 곤란한지 설명하라고 하는 건 웬 경우입니까. 설명 듣고 이치에 안맞으면 넌 곤란한게 아니고 내 애정은 정당하다고 말하실 참입니까.
전세집 구하는 것에 비유하면 구애는 집을 둘러보고 서류도 보고 이야기도 들어보는 거고 고백은 계약서에 도장 찍는 일입니다. 상대와 연애와 삶에 대한 견해를 편하게 나눌 수 있을 정도로 흉금을 터놓는 상태에 도달하지 않는다면 고백은 많이 무리입니다. 나이가 어리고 성적 매력이 충만하면 구애 없이도 고백이 먹히겠지만(그래서 님이 그분을 좋아하셨겠지만) 그런 건 그냥 특별한 경우로 생각하시는 게 낫습니다. 부동산 어플에서 뜬 집 사진이 예쁘다고 직접 보지도 않고 덜컥 계약하는 정도의 경솔한 일이기도 하고요.
혼란에 빠져있을 그분의 가엾음이 떠오르네요. 글쓴님이 싫어서 거절하고, 싫어서 욕하는 게 아니고, 좋아할 사람이 아니라서 거절하고, 내가 원하지 않지만 내 곁에 항상 있을 애정이 불편해서 욕하는 것 같습니다. 성숙한 태도는 아닙니다만, 글쓴님보다 7살 아래입니다... 글쓴님보다 상대가 남의 입장을 더 생각하고 이해해서 행동해야한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겠죠.
상대에게 요구할 게 있을 때는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는 것이 기본이죠. 고백 전에 글쓴님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취미는 뭔지, 싫어하는 건 뭔지, 어떤 때 흔들리고 어떤 때 고양되는지, 에너지를 마구마구 갈아넣는 연애라는 대사업을 할 삶의 여유나 계획이 있는지, 느끼는 결핍은 무엇이고 나는 그것에 대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상대와 자신의 애정을 진지하게 생각하셨다면 전셋집 따지는 것만큼은 서로의 가치관을 사적으로 대화를 많이 하셨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에서 사적인 대화가 곤란했다면, 그것보다 수십배 무거운 고백을 서로의 관계에 밀어넣었으니 그만큼 더 갑작스럽고 곤란해지셨겠지요. 상대를 생각해주지 않는 애정은 상대를 몹시 불편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사적으로 뭘 나눠볼 기회는 이제 파괴되었군요.
전 존재가 걸린듯한 애정이 꺾이는 비통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글쓴님의 아픈 상황 뒷전에, 저는 글쓴님이 상대방에게 꼭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에게 자신이 뭘 했는지, 상대가 무엇을 느꼈는지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글쓴님, 나와 관련해서는 걱정하지 않고 안심해도 좋다, 마음을 접겠다, 혹은 지금은 마음이 도저히 접어지지 않지만 상대에게 누나 불편함을 절대 끼치지 않겠다, 미안했고 미안하다, 하고 상대방을 안심시키고 상황을 정리하는 것도 글쓴님이 하셔야 하고, 반론이나 질문없이 상대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음 다 듣고 알겠다, 하는 것도 글쓴님이 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말씀드린 사과 권유가 굉장히 상대 중심적인 말로 들리시겠지만,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고 마음을 편케 해주는 게 건강한 애정의 발현방식 아닐까 해서 지나치긴 하지만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무것도 안하셔도 되지요, 내 아리고 달콤한 감정이 중요하고 상대의 인격체는 내 관심이 아니라면.
2016.06.25 22:04
저도 차근차근 읽어봤는데, 댓글들의 전체적인 의견과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뭐 저런 타인의 연애사정 가지고 댓글로 옥신각신 할 이윤 없으니 말은 좀 아낄게요.
어차피 1차로 일은 벌어졌고, 상황이 이리 됐는데요. 저라면 그 고백한 하루의 상황을 종료라고 생각하고 상대방도 그리 느끼게끔 무감정하고 가볍게 행동하겠습니다. 절대 말로 뭔 사과를 한다거나 해명을 한다거나 그런거는 하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바죠. 무슨 나쁜짓을 했다고. 제가 행동으로 상황종료를 알리면 상대방도 종료를 해야지요. 그 간의 욕설과 무례한 행동을 묵묵히 받아들인 것으로 사과는 충분히 되고도 남았다고 여기시고, 이런저런 감정 자체를 드러내지 마세요. 그 분 아주 전형적인 워커홀릭으로 보이네요. 아주 미숙해요.
2016.06.25 23:21
원래 고백이 그런 거 아닌가요? 절대로 성사되지 않는 무모한 행동이고 이후의 여파는 오롯이 고백한 사람에게 밀려드는 것. 그래서 저는 고백따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하시길. 계속 핀잔과 핍박이 이어지면 철저하게 '일 관계'의 사이로서 시스템을 통한 항의를 하시면 될 일이고. 그게 힘들면 어쩌겠습니까... 약자가 물러나야죠. 고백을 통한 연애란 건 영화나 소설에나 존재하는 행위입니다.
2016.06.26 01:09
조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아 그리고 상처받지 않았습니다. 상처가 되더라도 제 상황을 정확하게 직시할 수 있는 말이라면 대환여입니다. 사과를 할 생각입니다. 불편하게 만들어서 죄송하다고 제 감정만 생각하고 ㅇㅇ 님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난 이미 마음 정리 다했으니 부담갖지 않으셔도 된다고. 뭔가 많은 말을 하고 싶은데 며칠 잠을 설쳤더니 너무 잠이 오네요. 자야겠습니다. 고백과 상관없이 듀게에 조언을 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걸 배웠습니다.
2016.06.26 14:38
오히려 거절 당한게 운이 좋으시네요 저런여자가 내 여친 혹은 부인이 된다면 끔찍할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