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8 00:36
25년 전 당시 창궐하던 씨네키즈의 1인으로
심야영화관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원 투 쓰리 포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 킹덤! 소리에 놀라 깨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여
킹덤 3 엑소더스를 보기 위해 1,2를 심야영화로 정주행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극장엔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예전의 그 많던 씨네키즈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인가!!
1,2,3을 연달아 볼 생각이었는데.... 1을 심야로 보고 그만 탈진하여 버렸습니다. ㅠㅜ 이렇게 심하게 들고찍기였나 싶게 멀미가 나서 볼 수가 없더군요. 극장은 관객이 없어서인지 난방을 안 해줘서 너무 추웠구요... 첫차까지의 시간차이도 있어 애매하게 길에서 시간을 보내다 집에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내내 자도 피로가 안 풀려요. 그래서 2부터 포기하고 싶었지만, 동행이 이거 같이 본다고 멀리서 와서 할 수 없이 2도 심야영화로 보러 나갔습니다. 그리고 나서 정말 탈진해서 3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애당초 3을 보려고 1,2를 정주행한 건데 3을 볼 의지 상실.
그래도 1,2편은 다시 보니 재미있긴 했습니다. 의사들의 개판쇼 부분은 그럭저럭 기억났는데 호러 부분은 완전 잊고 살아서 마리 등장 부분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멀미로 눈을 감고 봤더니 덴마크어가 영어나 독일어와 꽤 비슷하다는 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들어와~ 할 때도 컴온~이라고 하고, 고마워요는 탁!이라고 하네요. 이 사람들은 영어 공부가 편하겠어~ 마리는 거의 마후이처럼 들리는 발음이었습니다.
라스 폰 트리에는 아무래도 사이코패스인 것 같아요. 나홍진도 그렇지만..
김동인의 광염소나타 같은 구상을 영화로 구현한 듯..
아무튼 모든 등장인물들이 이상합니다. ㅋ 괴상하면서도 선하냐, 괴상하면서 악하냐의 차이가 있을뿐.
드루세 부인: 씩씩하고 용감하고 이상한 할머니. 아들에게 언어학대만 안 하면 좋겠는데...
불더: 드루세 부인의 아들. 병원 직원. 일 안 하고 저렇게 엄마 따라다니며 줄창 추리 및 영매 의식만 해도 되는 건지? 덴마크의 낮은 노동 강도?
헬머: 덴마크를 혐오하는 스웨덴 의사. 뒤틀린 나르시시스트. 모나에게 저지른 의료과실 때문에 진료기록부 때문에 여럿에게 약점 잡힘. 환자 진료하는 장면이라곤 안 나옴. 3부에 반전 나온대요.
모나: 수술 도중 뇌손상을 입어 의식 불명이 되었으나 점차 회복 중이고 헬머의 비밀을 알고 있음.
리그모어: 헬머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의사. 결국 진료기록부로 헬머를 압박하여 결혼까지 함;;;
크로그: 똑똑한 레지던트3년차. (40대로 보이는데 R3라니;;;) 병원 지하에서 자급자족하며 히피처럼 살고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보임. 이 사람의 감정선을 따라가다가 갑자기 흑화되어 당황했어요.
유디트: 신경외과 의사. 개중 가장 멀쩡해 보이지만 남자 보는 눈이 없.. 임신하고 떠난 전남친은 악마, 현남친은 나름 멀쩡했으나 독 마시고 좀비가 된 후 싸이코패스가 됨. ㅠㅠ 악마의 아기를 낳지만 아기를 사랑으로 보살피는 장면은 기괴하면서도 감동적. 이분도 환자 진료하는 장면 안 나옴. 킹덤 의사들 전체가 진료나 연구를 아예 안 함. 유디트라고 나오는데, 감독 코멘터리 자막엔 주디스로 나오기도 함. 번역자도 졸다가 번역한 듯... 3부에서도 나오던데 어떤 역할일지?
모게: 원장 아들인 의대생. 키 크고 멀쩡하게 생겼지만 짝사랑하는 간호사에게 자기 닮은 까데바 머리를 잘라서 보내는 기행을 보여줌. 그 간호사는 결국 모게랑 자더니 섹스에 집착. 그리고 사탄 숭배자로 밝혀짐..
크리스티안: 모게의 친구이자, 따분한 성격의 의대생. (프렌즈 3화에서 'You are such a nice guy'='I'm gonna be dating leather wearing alcoholics and complaining about them to you'란 대사를 형상화한 것 같은...ㅎ) 동급생 사네를 짝사랑하지만, 사네는 겉만 번지르르한 모게를 좋아함. 따분하지만 가장 정직하고 양심적인 캐릭터인데.. 역시 사네에게 집착해 흑화하고 결국....
본도: '최대 간 육종'의 기록을 갖고 싶어 말기 환자의 암덩어리 간을 자기 몸에 이식하고 죽어감. 다시 건강한 간으로 이식받을 기회가 왔을 때도 아직 덜 컸다며 거절.
궁금해서 3부를 보고 싶은데, 또 보기 싫기도 해서 누가 알려주면 좋겠어요.
- 드루세 부인은 엘리베이터에서 탈출하나요?
- 감독이 모나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이죽거렸는데, 설마 그대로 죽나요?
- 크리스티안, 사네, 모게는 그대로 끝?
- 다운증후군 직원들은 어찌 되나?
- 의류 표백과 원혼은 무슨 상관?
- 헬머에게 쌍욕 들으며 스트레스 지수 폭발하던 비서는 어떤 반격을 하나?
Riget이라고 써 있는데 감독도 중간중간 코멘터리에서 '킹덤'이라고 말하네요.
영화 수다를 떨고 싶은데 본 사람이 거의 없는 듯 합니다. 듀게에도 언급이 없네요..
2024.02.18 02:11
2024.02.18 10:28
얼른 보고 수다떨어주세요 ㅋㅋ
그런데 그 뒤로 재미있고 취향에 맞는 작품들을 많이 봐서인지, 예전만큼 감흥이 있진 않더군요. 그땐 정말 문화적 충격이었는디.
2024.02.18 08:48
제가 이번에 'CGV 압구정'에서 삼일 내리 보고 몸살로 몸져누웠어요. 등장 인물 이름이 기억 안나서요. 모나는 '비밀의 장소'(?)' 같은데 정상인의 모습으로
살아있어요. 헬머는 안나오고 박사의 아들이 나오는데 완전 호구여요! 모게는 나오는데 또 죽을거여요. 다운증후군 환자 중 여자아이는 기계로(목소리는 나와요.)
나오고 남자도 죽을거여요. 주인공들이 마지막에 힘을 합쳐 악에 맞서 싸우는데 다 죽어요... 그리고 악마의 최종 보스가 나오는데 그게 라스 폰 트리에일거여요.
3부는 별로여요.
2024.02.18 10:31
몸살 날 만 하죠.. 압구정도 추웠나요? ㅠㅠ
모나만 살아남는군요. 엉큼하게 거짓말을 하는 감독같으니. 모나는 돌아오지 못한다고 말하더니만.
헬머 박사는 그러고 보니 반지의 제왕의 데네소르2세(보로미르 파라미르 아빠)랑 이미지가 좀 비슷하네요. 성격 드러운 호구...
모게는 앰뷸런스랑 충돌에서 살아남은 걸까요?
결말 이야기 들으니 진짜 별로네요. 드루세 부인과 헬머가 안 나오니 매력이 뚝 떨어지네요.
2024.02.18 19:24
어처구니는 없어요. 라스폰트리에의 미모가 반짝거리던 1,2부를 보다가 3부를 보면 쪽팔려서 커튼 뒤에 숨을만해요. 헬머아들을 통해서 본인 이야기를 슬쩍 얹기도 하고...
뭔가 같이 늙어가는 한때 날렸던 동네형의 술주정을 보는 것 같아요.
킹덤 얘기하고 싶었는데 듀게 안 올라와서 좀 서운했는데, 생겨서 반갑네요
스포 주의
- 드루세 부인은 엘리베이터에서 탈출하나요? 3부는, 소위 "바보같은 폰트리에가 만든 DVD1,2부(대사에 나오는 발언)"를 본 할머니가 주인공이에요. 25년 뒤이기 때문에 드루세부인은 어쨌든 사망한 뒤.
- 감독이 모나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이죽거렸는데, 설마 그대로 죽나요? 3부에 나와요
- 크리스티안, 사네, 모게는 그대로 끝? 모게는 악마한테 영혼을 팔고 나와요.
- 다운증후군 직원들은 어찌 되나? 원래 멤버는 안 나오는데 다른 커플(?)이 나옵니다
- 의류 표백과 원혼은 무슨 상관? 3부에서도 표백은 크게 의미는 없지만 어쨌든 지하로 내려가서 그 공간을 다 보여줍니다.
- 헬머에게 쌍욕 들으며 스트레스 지수 폭발하던 비서는 어떤 반격을 하나? 25년 뒤라서 그 사람들은 모두 사망.
2024.02.18 23:24
이분 글이 정확해요! 감사합니다.
2024.02.20 17:07
친절한 댓글 감사합니다. ^^
2024.02.18 20:51
모든 걸 스킵하고 댓글만 답니다 ㅠ 진짜 보고 싶었는데 너무 시간이 안되서.... ㅠㅠ
2024.02.20 17:07
나중에 티비에서 해주겠죠... 먼눈...
제가 함께 수다를 떨어드리고 싶지만 파트1, 파트2 내용을 싹 다 까먹어서 죄송합니다... ㅠㅜ
OTT에 파트 1과 2가 있는 걸 보고 역시나 찜만 해놓고 아직 안 봤는데. 이 글 때문에 얼른 보고싶어집니다. ㅋㅋ 그 시절에 꽤 재밌게 봤던 추억이 있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