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악의 설렁탕.

2010.07.04 02:10

S.S.S. 조회 수:4378

서울에 출장을 갔습니다.

저녁 때가 되었는데 혼자 식사를 해결해야 해서..역삼역  숙소 근처를 배회하다가 깔끔해 보이는 외관의 '한촌설렁탕'에 들어가봤어요.

뭔가 뜨뜨~~~ㅅ한 국물로 배를 채우고 싶었죠.

 

사람도 별로 없고 값도 강남 한복판인데 비해 저렴한 것 같아 즐거운 기분으로 만두가 들어간 설렁탕을 시켰습니다.

저는 당연히 설렁탕+만두를 기대했어요. 고기가 들어 있는 설렁탕에 만두 두세점이 추가로 들어간 거.

그런데 그게 아닌 모양이에요.

 

처음 국이라고 내놓는 그릇을 보고 좀 기가 찼습니다.

머얼건 국물에 만두만 서너 개 떠있고 아무리 수저로 휘저어봐도 고기가 안보이는 거에요.

극도의 노력 끝에 종이비누처럼 얇게 숨어있는 고기 종이를 발견했습니다.

국수 사리도 없고.

 

만두설렁탕이란게 국물만 설렁탕 육수에 고기 대신 만두가 들어간 건가요?

그러면 그게 만두국이지 설렁탕인가요?

 

 

 

제가 더 괘씸했던 건,

반찬이라고 달랑 김치 깍두기 담긴 단지만 내어 주는 겁니다.

아, 물론 두 반찬만 있어도 어지간한 설렁탕은 뚝딱이죠.

 

하지만 큰 테이블 위에 놓여진 작은 국밥 그릇, 김치 단지, 작은 백반 하나만 떡하니 있는 저녁상을 보자니..

정말 내자신이 너무 서글퍼지는 것이었습니다.

고기가 가득 담긴 설렁탕 사진이 박힌 홀의 간판을 보니 헛웃음만....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돼지 국밥 하나를 시켜도 이렇게 국그릇만 딸랑 내보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다른 설렁탕집보다 맛있냐...

모르겠습니다.

먹으면서도 비참한 기분, 이런 걸 7천원이나 내고 먹는 내 자신과 서울사람들에게 연민이 느껴지는데...맛은 무슨 맛.

 

 

이런 밥상은 두번 다시 내돈내고 먹을 일 없을 것 같습니다.

아니, 남이 사준다 해도 싫습니다.

 

그래도 계산할 때 "잘 드셨어요?"라고 물어보는 아줌마에게 '네."라고 대답한 소심한 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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