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2 00:31
넷플릭스로 '국가부도의 날'을 봤습니다.
보게된 계기가 좀 엉뚱한데요.
오늘 점심에 유아인한테 지폐 여러장이 뿌려지는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잘생긴 사람이기도 하고, 돈이 뿌려지는 상황이 사진에 담기니까 참 인상적이더라구요.
https://m.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21500129
정말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보이기도 해서 웃겼어요.
아무튼 그러고나서 저녁에 넷플릭스로 뭘 볼지를 찾는데 전에 찜해놓은 '국가부도의 날'이 눈에 띄는 거예요. 낮에 본 사진도 생각나고, 러닝타임도 2시간을 안 넘길래 바로 재생했습니다.
집에서 영화 뭐 볼지 고를때는 러닝타임이 참 결정적인 이유가 되더라구요. 2시간 이상하는 영화들이 참 많다보니..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져서.. 흑
그렇게 영화를 보게 됐는데 영화가 저한텐 좀 별로였어요. 관객을 감정적으로 자극하려고 참 노력하는 거 같은데, 그 노림수가 너무 보여서 반감이 들더라구요. '빅 쇼트' 비교까지 갈 것도 없어보였습니다.
유아인 연기도... 왜 그리 쓸데없이 소리를 자주 지르고 힘이 들어가있는지.. 명연기, 명장면을 만들고 싶었을까요? 그게 극중 상황과 어울리거나, 배우의 연기가 설득력 있다면 인상적이겠지만 그냥 거북하기만 했어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레퍼런스로 삼지 않았을까 싶었던 그의 연기..
투자자들 상대로 피티할때는 역할로 안 보이고, 그냥 연설 장면 찍는 배우 같아서...
그리고 이 글의 제목과 관련한 얘기를 하자면요. '고증'이라는 단어까지 쓰기엔 사소한 부분일수도 있습니다만. ㅎㅎ
저는 과거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그 시대에 안 쓰던 말투(특정 시기에 유행하다가 그 후로 자리잡은)가 나오면 집중이 너무 너무 확 깨져서 싫어합니다.
이 영화에선 '대박이다', '개멋있어' 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대박이라는 단어는 원래 있었지만 일상적인 상황에서 감탄사로 쓰이기 시작한건 분명히 2000년대 이후로 기억하구요. '대박'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행해서 활발하게 쓰였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렇게 유행어였던 시절을 지나서 지금은 아예 일반적인 표현으로 자리잡았구요.
뭔가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개'를 붙이는 것도 2000년대 중후반 이후이죠.
제가 고등학생 때 얼짱 스타들이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거기서 한 출연자가 mc한테 '개'라는 표현의 뜻과 쓰는 방법을 설명해주기도 했거든요. (그 전엔 안 쓰이던 표현이라 어른들은 처음 보는 말이었기 때문에)
진짜 멋있을때 '개멋있어', 음식이 너무 맛있을때 '개맛있어'라고 표현한다는 말에 mc가 그럼 효녀한텐 뭐라고 하냐고 묻자, 출연자가 '개효녀'라고 답해서 사람들이 포복절도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
이런 표현들을 촬영 당시 30대였지만 24살 역할을 맡은 류덕환이 많이 했는데, 어려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요즘 애들'스러운 표현들을 애드립으로 많이 했겠구나 싶었어요.
얼핏 보면 시대 상관없이 쓸 수 있는 말처럼 보이지만 사실 2000년대 이후로 유행하는 말들이었던 것을 촬영장의 사람들은 몰랐을 수 있으니 너무 예민하게 지적하긴 미안하지만, 시대배경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러면 집중이 심하게 깨지는 것도 어쩔 수가 없네요.
전에 '응답하라 1994'에서도 어떤 배우가 '대~~박'이라고 하길래 귀에 탁 걸렸던 기억이.. ㅎㅎ
근현대 배경의 시대극에서 언어 고증이 은근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에겐 문제가 없어 보여도 그때를 기억하는 누군가에겐 '엥? 그땐 그런 말 안 썼어!' 옥에 티로 남게 될 수 있으니까요.
영화는 그냥 그랬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건을 다룬 영화이니 언젠가는 봐야겠다고 늘 생각했던 작품이라 오늘 보게된 것에 만족합니다.
유아인의 저 사진이 아니었다면 보는 것을 또 언제까지 미뤘을지 모르겠네요. ㅋㅋ
안 좋은 소리만 한게 마음에 걸려서 덧붙이자면, 이 영화 감독님의 다른 작품인 '인생은 아름다워'는 그래도 재밌게 잘 봤습니다. ㅎㅎ
2023.09.22 08:32
2023.09.22 09:08
헉, '1도 없다'는 말은 '대박'과 '개'보다 훨씬 뚜렷하게 유래가 남아있는 최근의 표현인데..ㅠㅠ 인터넷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온갖 유행어와 밈들이 생겨나다 보니 앞으로도 영화나 드라마 보다가 신경이 거슬리는 일이 아주 많을 거 같군요.. ㅋㅋ 시대와 안 맞는 표현인 걸 몰랐다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요즘 쓰는 말을 과거의 캐릭터가 쓰는 게 재밌을 거라는 판단에 의도적으로 넣은 거라면... 제발 멈춰줬으면 좋겠습니다. ;;
'대박'과 '개'는 유행하던 시절에 제가 어렸고, 그 말이 유행하는 걸 체감할 수 있었던 개인적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기억을 할 수 있었습니다. ㅋㅋ
2023.09.22 08:35
2023.09.22 09:13
아주 공감합니다. 실제 역사여서 더욱 훌륭한 소재였는데... '빅 쇼트'를 벤치마킹할거면 아예 제대로 해서 지적인 재미가 있는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았을텐데요. 유아인은 외모가 근사하고 좋은데 연기가 늘 아쉽네요. 그래도 예전에 '좋지 아니한가'와 '완득이'는 괜찮았던 기억인데..
2023.09.22 14:57
대박이라는 말은 90년대 초에도 많이 쓰이던 말이에요.
2023.09.22 20:03
2023.09.22 23:20
2023.09.22 18:59
2023.09.22 19:58
2023.09.22 20:43
최근 K-snl에서 90년대 재현 스케치를 연달아 내던데 그럴싸한부분도 있는 것 같으면서 시대착오적인 말투나 단어가 몇개씩 포함이 되어있더군요. 실제 그시대를 거친 사람들이 있는데도 당대의 언어를 재구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듯해요..
2023.09.23 01:55
2023.09.22 21:47
이 글을 읽고 나니 근래에 친구랑 가볍게 언쟁했던 게 생각납니다.
지금은 거의 일상 감탄사 정도로 정착해버린 'Jonna' 혹은 'Jolla' 라는 표현이 저는 90년대 중반쯤부터 확 퍼졌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친구는 국딩 때부터 이미 다들 쓰던 표현이라고 해서요. 그렇게 잠시 주고 받다가 '그럼 (친구가 자란) 서울에선 그랬나 보지. 나 살던 동넨 안 그랬다고!' 라고 허무하게 정리하고 끝냈어요. ㅋㅋ
이런 일상 구어체 같은 건 시대 반영해서 쓰려면 체크가 힘들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종종 말씀하신 것 같은 경우를 보게 될 것 같네요.
2023.09.22 22:20
2023.09.22 23:14
이런. 그럼 제 주변이 시대의 유행에 뒤쳐졌던 거로군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나중에 그 친구 다시 만나면 얘기해줘야겠어요.
2023.09.23 02:01
2023.09.23 02:19
대박이란 말이 90년대 초에도 흔하게 쓰였다는걸 제가 기억하는건 당시에 가던 비디오가게 아줌마가 맨날 쓰던 말이라 명확하게 기억하는거고 그 말이 어떤 식으로 변화되었는지를 어떤 고증자료로 증명할 수가 있는거죠? 그냥 글쓴이 본인의 기억? 아니면 나무위키? 고증이 맞다 틀리다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사안도 있겠지만. 예를 들어 어떤 제품의 출시일이라던가. 대박이라는 말은 그러기가 불가능할 듯 싶은데요. 본인의 기억이나 나무위키 내용말고 증명할 수 있는게 있나요? 증명할 수 없는데 본인의 기억만으로 고증이 틀렸다고 주장을 할 수가 있나요?
2023.09.23 03:08
2023.09.23 03:17
대~박이란 말이 최근에 정착된 요즘 사람들의 억양과 톤이라구요? 꽤나 오래된걸로 기억하는데. 님의 기억말고 증거자료는 전혀 없는거잖아요? 도대체 이런 증거자료도 없는거 가지고 주장하고 논쟁하는게 무슨 의미인가 싶긴 하군요.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는데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도 아니고.
2023.09.23 03:24
2023.09.23 03:29
있었는지 없었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다는 생각은 전혀 안들긴 합니다.
2023.09.23 03:37
2023.09.23 03:47
그거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마도 그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느낄거에요. 근데 대~박이라는 말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에요. 그래서 제가 물어본거에요. 님 말고 님과 비슷한 세대 중에 대~박이란 영화 속 말이 이상하다고 느낀 사람들을 본 적이 있냐구요.
2023.09.23 02:51
"거기서 한 출연자가 mc한테 '개'라는 표현의 뜻과 쓰는 방법을 설명해주기도 했거든요. (그 전엔 안 쓰이던 표현이라 어른들은 처음 보는 말이었기 때문에)" 이것도 마찬가지로 방송에서 그 장면이 나왔다고 이전에는 안쓰이던 표현이란 증거가 될 수 있나요? 인스타같은 곳에서 몇년전부터 흔히 쓰는 말을 제 와이프는 전혀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럼 제 와이프가 몰랐다고 그 표현을 이전에는 안썼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저 방송에서 mc한테 설명을 해줬다는 것만 가지고 이전에는 안썼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아요.
물론 저도 개-라는 표현은 비교적 최근이라고 생각하지만 명확하지 않은 증거를 가지고 고증이 틀렸다 맞았다를 말하기는 어렵다는 말입니다.
2023.09.23 03:21
2023.09.23 03:25
"또한 제가 직접 그 말을 많이 쓰는 세대를 겪은 사람으로서, '어? 저건 최근 말투이고 우리 세대가 쓰기 시작한 말투인데?' 느껴지는 감상도 고증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님과 비슷한 세대를 겪은 사람 중에 그 말투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사람이나 게시물을 본 적은 있나요? 님이 그런 감상을 고증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생각할려면 님 혼자가 아니라 님과 같은 세대를 겪은 사람들 다수가 비슷한 얘기를 했어야 하지 않나요?
2023.09.23 03:33
2023.09.23 03:38
이해를 못하시는 것 같은데 개개인의 감상을 얘기하는거야 상관이 없지만 고증이 맞다 틀리다라는 얘기를 할려면 비교적 객관적인 증거를 가지고 얘기를 해야죠. 도대체 님 주장에 객관적인 증거가 어디 있나요?
"영화 속 언어 사용들이 2000년대에 요즘 유행하는 10대들의 언어인 것으로 소개됐다는 것만으로 객관적 증거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이게 뭔 말인지 .
2023.09.23 03:45
2023.09.23 08:30
말을 참 이해를 못하는 것 같은데 대~박이란 말이 그때 쓰였는지 아닌지 논쟁을 할 수는 있겠지만, 고증이 틀렸다고 확신을 하고 글을 쓸려면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에요. 그 말이 그렇게 이해가 안되세요? 님은 님의 기억 외에는 어떤 객관적인 증거도 없잖아요? 그리고 님처럼 그 영화에서 대~박이라는 말이 이상했다는 어떤 반응도 찾아볼 수가 없어요.
그리고 위에서도 쓴 얘기를 똑같이 반복하자면 '개~'라는 표현이 제 기억에도 비교적 최근인것 같다고 생각한다는 거지 고증이 실패했다고 말할만큼의 확신이나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요. 그러니까 나라면 어디가서 내 기억만으로 고증이 실패했다고 얘기하지는 않을것 같군요.
2023.09.23 12:26
2023.09.23 13:29
고증이 틀렸다라는 말을 할려면 객관적인 근거를 좀 내노라는 말이 그렇게 이해가 안되세요? 고증이라는 말의 뜻을 몰라요?
"예전에 있던 사물들의 시대, 가치, 내용 따위를 옛 문헌이나 물건에 기초하여 증거를 세워 이론적으로 밝힘."
그냥 2-30년 전 님 '혼자'만의 기억이 고증이에요?
2023.09.23 13:36
"영화 속 언어 사용들이 2000년대에 요즘 유행하는 10대들의 언어인 것으로 소개됐다는 것만으로 객관적 증거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글고 이게 글이요 뭐요? 이게 무슨 말인지 해석 좀 해보세요.
한글도 제대로 사용못하는 양반이 왜 혼자만의 케케묵은 기억으로 고증타령하고 있는지.
2023.09.23 13:46
2023.09.23 14:10
그래서 그 방송이 몇 년도에 방송된 제목이 뭐인 방송인가요? MC가 누구였는데요?
그 방송의 내용이 담긴 캡쳐본이나 아니면 관련 글이라도 있어야 '객관적인 증거'라는 말을 할 수 있는거 아니에요?
만약 내 기억을 가지고 님이 그게 객관적인 증거라거나 고증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당연히 아니라고 말을 할거에요.
내 기억일 뿐이지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게 무슨 차이인지 이해를 아직도 못하겠어요?
객관적인 증거, 고증 이런 말의 뜻 조차도 이해 못하는 양반이 무슨.
2023.09.23 14:25
2023.09.23 14:28
우리가 증명할 수 없는 기억만을 가지고 얘기한다면 당연히 증거나 고증이라는 말을 쓰면 안되요.
최소한 많은 사람의 기억이 있다면 어느정도 수긍을 할 수 있겠죠.
근데 그 어떤 것도 없이 내 기억으로는 '대~박'이라는 말이 그떄 확실하게 안쓰였으니 영화의 고증이 틀렸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무지할 수가 있는건지.
2023.09.23 14:34
2023.09.23 14:52
있지도 않은 증거가지고 혼자 고증이 틀렸다고 불편해하면서 영화보는것도 재주라면 재주군요. ㅋㅋ
2023.09.23 15:09
2023.09.23 14:57
<"그 방송의 내용이 담긴 캡쳐본이나 아니면 관련 글이라도 있어야 '객관적인 증거'라는 말을 할 수 있는거 아니에요?">
<"거기서 한 출연자가 mc한테 '개'라는 표현의 뜻과 쓰는 방법을 설명해주기도 했거든요. (그 전엔 안 쓰이던 표현이라 어른들은 처음 보는 말이었기 때문에)" 이것도 마찬가지로 방송에서 그 장면이 나왔다고 이전에는 안쓰이던 표현이란 증거가 될 수 있나요? 인스타같은 곳에서 몇년전부터 흔히 쓰는 말을 제 와이프는 전혀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럼 제 와이프가 몰랐다고 그 표현을 이전에는 안썼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저 방송에서 mc한테 설명을 해줬다는 것만 가지고 이전에는 안썼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아요.
물론 저도 개-라는 표현은 비교적 최근이라고 생각하지만 명확하지 않은 증거를 가지고 고증이 틀렸다 맞았다를 말하기는 어렵다는 말입니다.>
<최소한 많은 사람의 기억이 있다면 어느정도 수긍을 할 수 있겠죠. >
이 중에 님이 지금 반증하고 있는게 하나라도 있는지 잘 생각해보세요. ㅎㅎ
2023.09.23 15:18
2023.09.23 16:22
남을 설득하는 행위를 제대로 못하는 분들은 제발 댓글도 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고증이란 단어를 쓸 수 없다는 논점이탈은 기상천외하기까지 합니다.
대박과 개~~해 라는 유행어가 언제 시작된지 알게 되어서 재미있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