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07 14:01
프랭키와 쟈니 (Frankie And Johnny, 1991)
게리 마샬 감독, 미셸 파이퍼, 알 파치노.
로맨스나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 보면 본격 연애 시작 전이 늘 재미있지요. 요 영화도 마찬가지인데 중반 이후부터 끝으로 가면서 펼쳐놓은 둘의 개성을 어떻게 버무리고 아귀를 맞출 것인가, 뒷심을 발휘해야 성공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절한 위기도 주고 돌파의 빌미도 있어야 하잖아요. 재미있는 대사로 된 밀당에 그럴듯한 해법없이 연기자의 연기에만 의지해서 될까 싶은 생각도 해보았고요. 이미 나온 영화들이 엄청 많아서 재미를 주려면 힘든 장르라는 생각은 듭니다.
알 파치노야 늘 알 파치노 연기를 하고요. 미셸 파이퍼 역시 '사랑의 행로'에서 보였던 뭔가 깨어지기 쉬운 예민한 아름다움이 이 영화에서도 느껴집니다. 두 사람의 매력은 한껏 느껴지니 혹시 팬이시라면 보시고요.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만나서 나의 상처를 얼마나 이해해 줄 수 있는 상대인지를 탐색하는 건 당연한데 이게 중반 이후로 다른 변주 없이 되풀이 되다가 끝나버리니 좋은 각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좋은 주조연 배우들 가지고 후반부 이야기가 좀 허술해서 평범한 영화로 머무네요. 저는 좀 아쉽게 봤습니다.
사실 영화 자체보다 넷플릭스 관람등급이 이상해서 이 글을 씁니다. 전체관람가라고 되어 있는데 절대 아니에요. 아무리 세상이 급변해도 이럴 수가 있나 싶어서 네이버에서 찾아 보니 청불입니다. 다음 영화에는 15세 관람가로 나오고요. 안심하고 자녀들과 보다가 난감하실 것 같아요. 넷플릭스의 관람등급이 왜 이럴까요. 12도 15도 아니고 ALL이라니?
2022.09.07 15:15
2022.09.07 15:54
저도 아주 옛날에 봤다고 생각하며 재감상한다고 틀었는데 왠걸 첨 보는 영화였어요. 이게 기억이 안 나는 것인지 안 본 걸 봤다고 애초 기억이 잘못 된 것인지 ㅎㅎ
식당에서 일하는 사연 많은 종업원 둘이 마음의 장애를 넘고 사귀게 되는 평범한 스토리인데 그 두 종업원이 알 파치노, 미셸 파이퍼라는 ㅎ 뭐 뉴욕에선 흔한 일이겠죠?
그렇군요. 그런 경우 일단 등급을 달아두려면 다른 사이트를 참고하면 좋을 텐데. 여튼 세대가 다른 가족이랑 볼 영화를 고를 땐 주의해야겠네요.
2022.09.08 01:31
처음 보는 영화인데 이야기 구조가 좀 익숙하다 싶었던 적이 있었어요. 상당히 고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해서 그냥 익숙한거겠지 생각하고 말았죠. 분명히 영화는 처음 보는 거였거든요. 근데 다보고 나서 혹시나 싶어 찾아봤더니 3년전에 봤던 영화 목록에 적혀있더군요. 30년전도 아니고 3년전에 본 영화를 까맣게 잊고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었다는데 살짝 충격을 받았어요. 나름 영화 장면같은건 남들보다 잘 기억한다고 생각하며 살고있었는데 장면장면 본 기억이 전혀 없었거든요. 그뒤로 제 기억력을 믿지 않기로 했어요.
위에건 좀 극단적인 경우긴 하지만 몇십년쯤 된 영화는 봤는지 안봤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네요. 안봤는데 워낙 유명해서 자주 듣다보니 본것처럼 여겨지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TV에서 자주 해줘서 장면장면 조금씩 본 적이 있는걸 다 본걸로 착각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다 보지는 않고 뒷부분 반정도만 봤는데 전부 다본걸러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요즘은 완전히 다 기억나지 않는 경우라면 처음보는 걸로 치기로 했어요. 어차피 30년전에 본 영화 다시 보면 처음 보는 거나 별 다를 것도 없고 해서...ㅎㅎ
2022.09.08 09:57
맞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기억'이라는 거 믿을 수 없어요. 잊어버리고 기억 못 하는 것도 반복되고 일상이 되니 그냥 뇌에 빈 자리가 필요한 모양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기억할 필요가 없는 거도 많고 빈 부분을 내 맘대로 상상하거나 왜곡해서 채워넣는 것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요.
2022.09.07 16:29
스카페이스에서 아주 서로에게 열정적인.... 커플을 연기했던 두 사람이 편안한 생활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름 재미가 쏠쏠했던 기억이 나네요. 조연 캐릭터들도 다 정감이 갔었고
말씀대로 후반부는 좀 허술했죠. 두 배우의 케미만 믿고 그런 전개로 쭉 가본 것 같은데 그래도 결말이 훈훈해서 뒷맛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작 귀여운 여인으로 대히트를 기록했던 게리 마샬 감독이 이젠 진짜 현실적인 로맨스를 보여주고 싶다고해서 만들었다고 알고 있는데 흥행은 그저그랬죠. 관객들은 현실을 별로 원하지 않는 걸로 ㅋㅋㅋㅋ
2022.09.07 17:44
생활 연기...그런 면은 있는 거 같습니다. 센 캐릭터를 통해 많이 봤던 거 같네요. 특히 알 파치노는 그렇죠. 근데 주방에서 팬케잌 굽다가 또 폭발하는 거 아닌가 손님이 재촉하면 염려됩니다. ㅋ
결말은 심야방송 진행자에게 그 공을 돌려야 하지 않나 생각했어요. 선곡이 너무 좋은 바람에 마음을 녹게 했어요 ㅎㅎ
뭔가 딱 그 시절의 나이브하고 감독 의도 친화적인 감상 태도로 보면 좋을 영화지요. 아주 옛날에 뭔가 집중하지 않고 듬성듬성 봤는데 그런 느낌으론 괜찮았습니다. ㅋㅋ 지금 찾아보니 평가는 별로 좋지 않군요.
넷플릭스가 한 번에 와장창창 쏟아내는 심의 신청 수가 워낙 많아서 제대로 심의가 안 되고 있다는 기사를 예전에 봤던 것도 같네요. 이러다 나중에 수정하고 그런 거 가끔 본 것 같아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