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08 21:56
- 1998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7분. 스포일러 있어요. 그냥 대놓고 적을 겁니다. 설마 이거 결말 모르시는 분? ㅋㅋ
( 다닌'데'요. 의 압박!!!!!!)
- 한밤의 고등학교 교무실. 나이 든 여교사가 졸업 앨범을 펴놓고 부들부들하면서 누군가와 통화를 해요. "진주가, 진주가 계속 학교를 다니고 있었어!!!!!!!" 그리고 바로 무언가에 의해 사망.
장면이 바뀌면 이어폰 끼고 크라잉넛스런 음악을 들으며 그 시절에 염색까지 한 김규리 학생이 등교를 하다가 교문 앞에서 쭈굴쭈굴하고 있는 최강희 학생을 마주칩니다. 둘이 같은 반이고 이번 주 주번인가 본데 뭐라 이러쿵저러쿵 하다가... 츤데레 김규리씨는 결국 강희 학생을 달래서 함께 등교하고. 교실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봐야 만년 반 2등' 윤지혜 학생을 째려보고는 대걸레를 빨러 가서... '늙은 여우'의 시체를 발견해요. 학교는 공포와 혼란의 도가니!! 가 되지만 그래도 그냥 수업 하네요. 그러다가 미모의 전교 1등 박진희 학생도 소개하고, 어제 '늙은 여우'와 통화를 했던 모교 출신 이미연 교사도 소개하고... 대충 그렇게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박진희는 이후로도 내내 예뻤지만 이 영화 속 분위기는 다시 안 나더라구요.)
- 생각해보면 정말 신기하죠.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 시절 학교에서 교사-학생이란 관계는 정말 어메이징했습니다. 분명히 일반적인 폭력 행위에 대한 처벌은 그때도 존재했는데, 학교는 거기에서 완전히 예외가 되는 거였잖아요. 병원 가서 치료 받아야 할 정도로 두들겨 맞아도 아무도 경찰에 신고할 생각을 않는 세상이었으니. 일종의 치외법권이랄까. 일단은 근본적으로 전제적인 사회의 인권 의식이 그만큼 후졌기 때문이겠고. 또 옛날식 '스승' 개념이 그대로 남아 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기도 했겠고. 또 그렇게 해서라도 자식이 좋은 대학에 갔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의 강렬한 욕망도 거기에 힘을 보탠 거였겠죠.
호기심에 검색을 해 보니 2006년까지도 '체벌 금지 법제화 주장 논란' 기사가 뜹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는 걸 새삼 느끼구요.
(양성이 평등하게 두들겨 맞던 그거슨 20세기...)
- 그래서 이 영화에서 일단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는 건 '그 시절 학교' 묘사입니다.
당연히 교사 시선이 아니라 학생 시선으로 되어 있죠. 원인 과정 이런 거 따져가며 시스템의 문제를 심도 있게... 이런 건 생략하고 걍 그 시절 싸이코 악질 폭력 교사들이 학생에게 자행하던 일들을 줄줄이 나열하는데 그게 참 리얼리티가 실감나게 잘 살아 있어서 훅 빠져듭니다. ㅋㅋ 말하자면 진짜 그 시절 학교 클리셰거든요. (미친개!! ㅋㅋㅋ) 교사 역할 맡은 배우들 차림새부터 말투, 성격까지 참으로 클리셰인데 그게 또 참으로 현실 반영이라 그 시절 체험자라면 대부분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잘 만들어 놨어요. 그에 비해 정작 학생들 캐릭터들의 현실성은 많이 떨어지는 편인데 별로 상관 없습니다. 학교에서 매일 보고 살았는데 영화, 드라마에는 존재하지 않던 그 풍경들을 좌라락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 아무 학교 졸업자들이라면 거의 이입할 수 밖에 없게 되니까요. 아마 이 부분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의의가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구요.
(요즘 학생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말 이게 일상이었다고 믿기는 할까? 뭐 이런 생각을 하며 봤습니다. ㅋㅋ)
(이 짤은 많이 얌전한데 실제 영화 속에선 이보다 아래, 정확하게 가슴 부위를 콕콕 찌릅니다. 이런 교사를 어렵잖게 겪을 수 있었다니 정말 미친 게 아니었나...)
- 이야기를 보면... 반은 괜찮고 반은 별로입니다.
전반부는 좋아요. 다짜고짜 한 명 보내고 시작하는 도입부는 특별할 건 없어도 모범적이고. 당시 학교 풍경과 함께 하나씩 캐릭터를 소개해나가는 전개도 좋습니다. 그리고 캐릭터들이 뭐 특별하진 않아도 그냥 보는 재미는 충분히 있어요. 김규리의 알고 보면 건전한 츤데레 캐릭터와 최강희의 보호 본능을 일으키게 귀여우면서도 어딘가 괴상한 캐릭터는 각자 봐도 괜찮고 둘이 함께 할 때의 합도 좋습니다. 조숙한 미모의 전교 1등 박진희도 뭐 그냥 보기 좋으니 됐구요. 만년 2등 윤지혜는 뭐 이야기를 보여줄 건 없지만 그냥 비주얼이 잘 어울립니다(...) 유일한 구멍이라면 이미연이 연기한 진주 친구 겸 학교 선생 캐릭터인데. 흠. 이 분은 좀 많이 무성의합니다. 일단 학교 선생인데 수업도 안 하고 사무 업무도 없이 맨날 학교를 배회하며 진주만 찾으러 다니니 허공에 붕 뜬 느낌인데, 그나마도 그냥 돌아다니기만 하지 실질적으로 뭐 하는 일이 단 하나도 없을 지경이라 여러모로 잉여더군요. 그냥 마지막의 사과 장면 때문에 존재하는 캐릭터 같은데 스토리를 살짝 다듬어서 깔끔하게 없애 버리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미연은 예쁘죠.
또 이게 미스테리를 깔고 전개되는 이야기잖아요. 과연 네 학생들 중에 진주는 누구인가!! 라는 건데. 누가 범인(?)일지야 그냥 딱 봐도 보이지만 그래도 나름 성실하게 깔아가는 떡밥과 미끼들 덕에 범인을 확인해가는 그 과정은 심심하지 않습니다.
(요즘 같으면 이 둘 커플링하는 2차 장작으로 인터넷이 불타올랐겠죠. ㅋㅋ 참 잘 어울리는 짝이었습니다.)
문제는 후반부입니다. 학교 구경, 캐릭터 소개 다 끝내고 기본 설정 다 깔고 본격적으로 '귀신이 누구냐!'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이야기의 집중력이 뚝 떨어지면서 굉장히 산만해져요. 그리고 그러면서 괜찮게 봤던 전반부에 묻혀 있던 이야기의 단점들이 팍팍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전교 1등과 만년 2등(참고로 학급 2등입니다. 전교 등수는 25등! ㅋㅋ)의 스토리는 이 둘만의 이야기로 봐주기엔 비중이 너무 작은데, 메인 스토리의 일부로 보기엔 기둥 줄거리 & 주인공 캐릭터들과 너무 관련이 없습니다. 박진희 캐릭터의 '어디 갔지?'스런 급퇴장도 그런 문제 때문이었던 것 같구요. 또 이미연 캐릭터와 진주의 과거 사연은 너무 건성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눈물의 사과 쇼에서도 정말 아무 감흥이 안 생기죠. 마지막에 진주가 이미연을 죽이려 드는 것도 영 쌩뚱맞구요. 어차피 김규리도 이미 사실을 다 알아 버렸는데 이미연 하나 없애서 뭘 어쩌겠다고...
또 '현실 비판적 명대사' 퍼레이드를 의도한 클라이막스 역시 맥빠지긴 마찬가지죠. 그냥 마주보고서 조잘조잘 대사만 치는 게 몇 분이 이어지는데, 무슨 배우들 연기 리허설 구경하는 느낌도 들고 그랬습니다. 이것보단 훨씬 나은 방법이 있었을 것도 같은데요... 그래서 엔딩은 여러모로 좀 탈력감이 들었습니다. 시작은 제 기억보다도 오히려 더 괜찮았는데 말이죠.
(그거슨 눈물의 바다!!! 그것 자첸 나쁘지 않은데 너무 길었고, 그 외의 다른 뭔가가 아무 것도 없어서 지루했네요.)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인상은 썩 좋았습니다.
교복 입은 여학생들이 우루루 몰려 나오는 귀신 이야기이고 제목의 뉘앙스도 그렇고 좀 일본색이 짙지 않나. 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워낙 리얼하게 잘 살려낸 그 당시 대한민국 학교 분위기 때문에 일본풍이란 생각은 거의 안 들더군요. 물론 베이스는 그 쪽 영화들 영향을 받았겠지만 한국 현지화를 아주 잘 했어요.
앞서 말했듯이 전반부의 설정이나 전개 같은 건 상당히 좋아서 큰 사건 없이도 재밌게 잘 볼 수 있었구요. 주조연 캐릭터들 모두 캐스팅도 참 잘 되었고 어른들은 연기력으로, 애들(?)은 비주얼로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충분히 잘 해 줍니다.
(이 분은 심지어 대사도 거의 없어요. ㅋㅋ 근데 전 이 분이 이 영화 이후로 잘 안 돼서 은퇴하신 줄 알았지 뭡니까. 멀쩡히 잘 활동하시는 분을;)
뭣보다 아직 '링'이 나오기 전이라 그런지 긴 머리 늘어뜨려 얼굴 가린 여자 귀신... 같은 게 안 나와서 좋더라구요. ㅋㅋㅋㅋ 링 이후로는 정말 그런 게 너무 많아서 알러지가 생길 지경이었죠.
바로 위에선 까대긴 했지만 마지막의 그 일장 연설도 이 영화의 취지를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았다고 봐요. 어떻게 생각해봐도 참 재미 없는 마무리였다는 건 변함이 없지만, 당시 청소년 관객들에겐 참 가려운 곳을 적절하게 긁어주는 연설이었겠죠.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피눈물 흘리는 교실 장면은 지금 봐도 썩 괜찮더군요. 뭐 이 정도면 된 것 아니겠습니까.
(이 짤은 어째 비율이 이런 것 밖에 없네요.)
- 그래서 뭐...
옛날에 재밌게 보셨던 분들이라면 추억 삼아 한 번 더 보셔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여러가지 단점들이 많이 눈에 띄지만 그 당시 한국 호러 영화... 라고 하면 퀄리티를 따지기에 앞서 애초에 거의 존재하질 않았었잖아요. 그런 척박한 바닥에서 이 정도 영화가 뚝 떨어진 건 참으로 갸륵한 일이 아니었나 싶구요.
또 당시 한국 학교 현실 풍자에다가 살인범 찾기 미스테리 스릴러 형식을 접목한 그 아이디어 자체가 아주 많이 먹어주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이후의 한국 영화 호러 붐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또 이후의 학교 소재 영화나 드라마들의 흐름을 바꾼 작품이기도 하니 참 해 낸 일도 많기도 하죠. ㅋㅋㅋ 재밌게 잘 봤어요.
(당시엔 김규리씨가 가장 인기 배우 아니었나... 라고 기억하는데요. 이후로 뭐가 되게 안 풀리셨죠.)
+ 근데 보면 볼 수록 최강희 귀신은 그냥 말이 안 됩니다. 귀신이 시치미 떼고 학교를 계속 다니고 졸업하기 위한 행정적 절차들(...)의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소소한 대사나 상황들에서 '아 이건 그냥 불가능한데. 무리수인데. ㅋㅋㅋㅋㅋ' 싶은 장면들이 너무 많아요. 각본을 조금만 더 다듬어줬으면 훨씬 많이 괜찮아졌을 것 같기도 하지만. 뭐 20세기 영화니까요. 그러려니... 합시다.
++ 이미연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이후로 또 한국 학교 까는 영화에 나와서 히트를 기록했지요. 그야말로 한국 교육 현실 개혁의 선봉에 선 배우가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ㅋㅋ 이제 6편의 폭망으로 아예 맥이 끊긴 듯한 시리즈인데, 딱 하나만 더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이미연이 교장 선생님으로 나와서 학생 귀신들을 상대한다든가 뭐 그런... 소재는 대세에 맞게 학폭으로 해야 하려나요.
+++ 영화가 초반엔 되게 페어플레이를 합니다. '늙은 여우'가 펼쳐보는 졸업 앨범 두 권을 잘 보면 최강희 얼굴이 양쪽에 다 보이거든요. 이름이 다른 것까지 다 나와요. 물론 짧게 지나가니 극장에서 캐치하는 건 거의 불가능했겠습니다만. ㅋㅋ 근데 그래놓고선 또 후반에 가면 반대로 비겁한 짓을 저지르는데, 미친 개가 죽을 때 유심히 보면 교복 소녀의 얼굴이 보이거든요. 당연히 최강희 얼굴이 아니고 체형도 좀 티가 나게 달라요.
++++ 엔드 크레딧을 보면 장소 협찬에 이 영화를 찍은 학교 이름이 뜨지 않습니다. 검색을 해 보니 차마 학생 귀신이 나와서 나쁜 선생들 잡아 죽이는 영화라고 말할 수가 없어서 전혀 다른 제목과 내용으로 뻥을 치고 촬영 허락을 받았더래요. ㅋㅋㅋㅋ 아마 그래서 학교 이름도 못 실었던 듯.
근데 영화를 보면 이 영화에서 가장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는 게 이 학교에요. 아주 오래된 느낌 낭낭하면 참 크게도 지어 놓아서 정말 그냥 호러 그 자체.
2023.03.08 22:41
2023.03.09 01:52
최강희 말씀하시는 거겠죠? 이미연은 죽은 적이 없어서... ㅋㅋ
뭐 말씀대로 교사도 타격을 입겠지만 법을 뜯어 고쳐서 해고를 자유롭게 하지 않는 이상에야 말살이 아니라 노화로 복수하는 게 되겠죠. 그건 교사 지망생들에 대한 저주에 가깝...
2023.03.09 10:44
<행복은 성적순이 아님> 관련 개드립입니다 ㅠ 아니면 죽은 이미연이 귀신이 되어 교사로 나타난다거나
2023.03.09 13:27
아. 이제 이해했습니다. ㅋㅋㅋ
2023.03.08 23:53
윤지혜가 저렇게 애기였구나 새삼 놀랐습니다. 이십대초 전성로는 못 돌아가나 싶던 이미연이 이 영화 뒤로 한동안 전성기 시즌2를 맞았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하니까 그때 29세였겠네요. 실제로 커리어가 그랬던 게 아니라 제가 당시 서른을 무겁게 느꼈었나봐요.
전 거의 소리만 들어서 그 유명한 복도 짠짠짠도 눈으론 못 봤어요.
이걸 왜 보고 싶어했고 왜 보러갔는지 알쏭달쏭합니다.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은 해요. 학교 이야기는 천일야화로 풀 수 있을 만큼 쌓인 게 많은 한국인 아니겠습니까. ㅋㅋㅋ쿠ㅜ
말씀대로 촬영 학교에 호러 더구나 학교 비판 주제라고 말을 못해서 제목을 라일락이라고 했다고 했나 뭐 그런 기억도 살짝 떠오릅니다. 민들레라든가 꽃수레일 수도 있고요.;
전 모양 보고 떠오르는 학교가 있었는데 학교측에 누가 될 것 같아서 말은 못 하겠고 ...그 학교 앞 지날 때마다 저만의 귀신 놀이 상상해요.
영화 덕분에 건물 연결하는 다리가 보이면 곁눈으로 꼭 확인하는 버릇도 생겼죠.
2023.03.09 01:56
옛날엔 나이 서른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었죠. 그 나이 넘은 사람들은 다들 뭔가 이루었거나, 산전수전 다 겪고 완전히 어른이 되었거나... 하하하.
전 이걸 무려 군인 시절 휴가 나왔을 때 극장에 가서 봤어요. 근데 누구랑 갔는지 어디 극장에서 봤는지 이런 게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 게 신기하네요. 분명히 순간 이동! 순간에 관객들이 화들짝 놀라던 반응 때문에 웃었던 기억이 나는데 말이에요.
실제로 찍은 곳은 서울 중앙여고라고 하네요. 다만 영화 촬영에 활용된 낡은 건물은 이제 다 때려 부숴서 없애 버리고 새 건물 올려 놓았다고. 영화 팬들에겐 아쉬운 일이지만 학생들에겐 다행인 일이죠. 뭐 딱히 미적인 가치가 있는 건물은 아니었으니까요. ㅋㅋㅋㅋ
2023.03.09 01:00
이것도 운좋게 영화감상부 들어갔던 시절에 단체로 관람했던 작품 중 하나로군요? ㅋㅋ 제가 남중 출신에 저런 딱 미친개 같은 지도교사도 겪어봐서인지 초반부터 몰입도가 상당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 다시보면 각본상으로 뭔가 엉성한 부분들이 많이 눈에 걸릴 것도 같은데 저 1, 2등 라이벌(물론 2등 혼자 그러는 것에 가깝지만ㅋ) 관계라던가 김규리, 최강희 캐릭터의 상호작용 같은 것들도 되게 쉽게 감정이입이 됐었어요. 그런데 분명 제대로 된 한국 공포영화라고 진짜 무섭다고 그런 소문을 어렴풋이 관람 전에 접하고 봤는데 그냥 좀 으스스한 무드만 그럴싸했지 별로 무섭지가 않아서 같이 본 친구들도 무섭다더니 이게 뭐야? 이런 반응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해요. 하지만 딱 하나 그 유명한 최강희의 순간이동(?)씬은 잠깐 숨이 멎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었죠.
TV에서 채널 돌리다가 우연히 봤던 것도 언제인지 기억이 안날 정도인데 일단 후반부는 반전 자체 말고는 정확히 어떤 전개였는지 다 까먹었네요. 뭐 당시에는 그냥 그런갑다 했는데 확실히 그렇게 오랫동안 다니면서 멀쩡히 학교에 등록이 되어있고 반에 배치되고 이러는 것이 완전 무리수죠. 어쨌든 배티님 덕분에 오랜만에 추억을 되살려보며 재감상을 조만간 해야겠네요.
한국 신예 여배우들 발탁의 전설같은 시리즈라서 역시 1편부터 예리한 캐스팅이네요. 다들 이후로 좋은 활약을 했는데 말씀대로 당시에 이미 인지도가 상당했던 김규리 배우는 이후에도 산전수전이었나 그런 영화 단독주연도 하고 잘나가다가 갑자기 안보여서 많이 의아했었죠. 제가 은근 팬이었어서... 뭔 사정이나 뒷소문이 있었는지 검색이나 해볼까 싶네요. 재밌게도 여고괴담 2편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김민선 배우가 나중에 김규리로 개명을 하기도 했죠?
2023.03.09 02:02
왜 학교마다 꼭 한 명씩은 있는 게 '미친 개'였잖아요. 누군가는 미친 개가 되어야만 하는 운명(?) 속에서 또 그 기대에 부응할만한 교사가 몇 명씩은 다 있었다는 게 슬픔 포인트 되겠습니다. ㅋㅋㅋ
본문에도 적었듯이 후반 마무리 단계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게 의외로 괜찮습니다. 요즘 기준으로 아주 훌륭한 건 아닌데 그렇게 부실하지도 않아요. 근데 문제는 그 마무리가... 혹시 답을 못 찾아서 그냥 폭주해버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부실해서. ㅋㅋ 그냥 대충 다 까발려 버리고 안 중요한 캐릭터들 치워 버리고 영화의 주제를 직접 대사로 길게 설파하며 시간을 때우자!! 뭐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근데 뭐 다시 쭉 봐야 확인이 되겠지만 지금 제 기억으론 이 시리즈에서 그나마 공포 영화의 폼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게 4편 제외하면 요 1편 정도일 거에요. 아시다시피 2편은 그냥 멜로 드라마이고, 3편은 나름 애는 쓰는 게 티는 나는데 결과물이 허약해서 보면서 좀 민망했던(...) 어쨌든 한 번쯤 다시 보실만은 합니다. 김규리 배우 팬이었다면 더더욱 그렇구요. 전 그 당시엔 별 호감까진 없는 배우였는데 예쁘시더라구요.
네, 김민선씨가 개명해서 김규리가 되는데, 그 바닥 상도의에 어긋나는 행동이기도 했고, 특히나 원조 김규리 배우가 한창 인기 떨어진 후라서 '지가 더 잘 나간다고 막 한다'고 더 욕먹었던 걸로. ㅠㅜ 사실은 김민선씨도 광우병 사태 때 일 때문에 이래저래 안 좋던 시절에 상황 타개(?)를 바라며 했던 일로 기억합니다만. 뭐 암튼... 좀 그렇긴 했어요.
2023.03.09 13:01
https://www.newsen.com/news_view.php?uid=200911261419021010
검색해보니 원조 김규리씨는 쿨하게 서로 잘됐으면 좋겠다고 반응을 했다네요. 원래 같은 소속사여서 그냥 좋게 넘어가자고 했는지도... 이후에 원조는 급속도로 잊혀지고 김민선씨는 이후에도 각종 정치적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이미지가 계속 안좋아지고 배우로서 커리어도 그냥 그렇게 되면서 사람들이 별 신경을 안쓰게 됐네요.
2023.03.09 13:28
그게 기사 내용을 잘 보시면 소속사 대표가 '내가 아는 김규리라면 그렇게 반응 할 듯?' 이라고 말한 거여서요. ㅋㅋ 진짜 본인의 입장은 밝혀진 적이 없네요. 계속 잘 나갔음 어디에서라도 언급을 했겠지만 이후로는 그냥 거의 활동이 없... ㅠㅜ
2023.03.09 03:13
2023.03.09 13:29
네 저도 작가 이름 보고 반가웠네요. 2편에도 각본 참여하셨더라구요. ㅋㅋ
2023.03.09 11:07
어, 제가 제일 좋아했던 한국영화 중 하나인데..
전 줄거리도 나름 재밌게 봤지만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푸르딩딩한 화면과 종소리, 음산한 미술실, 피바다가 되는 교실(이 장면은 샤이닝에서 가져온 듯..) 그리고 유명한 점프 스케어도 그 당시엔 정말 놀랐어요. 친구랑 영화관에서 봤거든요.
저도 딱 저 야만의 시절에 학교를 다녔고 고등학교 때 이 영화를 봐서 공감이 많이 됐었네요.
이 영화에서 제일 무서웠던 장면은 늙은 여우 그림이었습니다.
2편은 그냥 그렇더라구요.
2023.03.09 13:31
말 그대로 '점프' 스케어였죠. ㅋㅋ 그게 지금 보면 그냥 '뭐야?' 싶은데 그 시절엔 다들 화들짝 놀라게 했던 명장면이었다는 게 신기해요. 실제로 극장에서 볼 때 반응이 거의 뒤집어지는 분위기였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3편에서도 또 써먹더군요.
2편은 그냥 멜로드라마였으니까요. 흔한 말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작품이었죠. 좋아하는 분들은 엄청나게 좋아하고, 아닌 사람들은 졸립다 그러고...
2023.03.09 11:47
저는 영화가 개봉되고 교사단체가 항의했던 것이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선생들을 너무 폭력적으로 묘사했다고, 말이 안된다고 했던 거 같은데...."아, 진짜 지들만 모르는구나"하고 한숨을 쉬었던 기억이.
2023.03.09 13:38
콕 찝어 말하자면 교총이 항의했었죠. 그리고 교총은 원래 성향이 그런 단체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ㅋㅋ 당시에 오히려 전교조는 학교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린 거라며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그랬어요.
2023.03.09 16:37
이영화 개봉시기에 저도 고딩이었는데 이영화를 다 여름방학때 보고 와서 학생들이 이영화에 나온 선생과 비숫한 성격의 선생에게 미친개 지나간다라고 놀렸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은 이런 선생이 없겠죠
2023.03.10 01:43
요즘 저런 교사가 있으면 바로 교육청 징계 빔을 맞거나 뉴스를 타거나 하겠죠. 세상 많이 변했고 학교도 많이 변했습니다. ㅋㅋ
2023.03.10 09:21
최근에 학생이 교사를 막 상습적으로 슬쩍 때리고(!!!) 참다 못한 그 선생이 걔를 밀치며 막 뭐라고 했는데 친구 학생이 그것만 촬영해서 퍼뜨리고 선생만 욕먹이고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뉴스를 봤네요. 정말 드라마틱하게 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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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연이 죽지않고 살아돌아와....학교와 선생에게 복수한다는 스토리가 더 좋았을거란 이야기가 있었죠. 요즘 교사에 대한 복수는 출생률을 떨어트려 직장 자체를 말살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