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30 12:18
- 1997년작입니다. 우연히 어제 적은 '노킹 온 헤븐스 도어'랑 같은 해네요. ㅋㅋ 1시간 53분이고 스포일러는 있구요. 많구요. 덧붙여서 이 영화를 몹시 사랑하시는 분들은 이 글을 읽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읽다가 제 멱살을 잡고 싶어지실지도(...)
(옛날 한국 영화 특 : 깔끔한 고해상도 이미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깁니다.)
- 우리 참 잘 생긴 '이민'씨는 잘 하는 거라곤 싸움 밖에 없는 강남 양아치 학생이었고. 조폭 꿈나무 '태수'와 베프를 먹고 늘 길바닥에서 쌈박질이나 하고 다녀요. 그러다 내신 좀 잘 받아 대학 가라는 엄마의 소원으로 강북으로 전학을 가는데요. 근데 거길 갔더니 또 입만 산 양아치 '환규'라는 놈이 나타나서 절친을 먹구요. 그래도 맘 좀 잡고 공부 쬐끔은 해볼랬더니 겁나 예쁜 1등급 부잣집 딸 '로미'가 나타나서 단돈 10만원에 민을 구입한 후 이리저리 부려 먹구요. 그렇게 완성된 악몽의 절친 삼각 편대가 집요하게 민의 인생 발목을 잡고 뒷통수를 후려갈기며 결국 시궁창으로 밀어 넣는다는 내용의 악몽 같은 끔찍한 영화입니다. 친구를 잘 사귑시다 여러분.
(어쨌든 정우성은 잘 생겼지요.)
- 뭔가 평가하기가 알쏭달쏭한 영화입니다. '개봉 당시' 비평가들은 상당히 호평이었고 흥행도 잘 됐어요. 입소문도 많이 났었죠. 근데 사실 그 흥행이 완전 대박급... 까진 아니었고 그렇게까지 이슈가 된 영화였냐고 하면 또 애매하구요. 역시 '개봉 당시' 기준으로요. 근데 시간이 조금 흐르면서 비디오가 출시되고, 영화 속 유명한 장면과 대사들 몇몇이 요즘 말로 '밈'처럼 유행하면서 더 대박이 났고, 결정적으로 당시 10대 남자애들이 참으로 사랑하는 영화가 되면서... 결과적으론 평가가 개봉 당시보다 되게 높아지고 되게 존재감도 커진, 뭐 그런 걸로 기억합니다.
평가하기가 알쏭달쏭하다는 건 그런 얘깁니다. 분명 좋게 평가할 부분이 많은 영화이고 인기 많은 영화이기도 한데. 어떤 방향으로 가면 너무 과찬을 받는 느낌이고, 그런데 그걸 굳이 따지고 들자니 그 당시 '시대 정신'을 무시하면서 지적질 하는 게 과연 의미가 있나 싶고. 뭐 좀 그래요. 설명하기 힘드네요. ㅋㅋㅋㅋ 그래서 아래에서 이어지는 제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2022년말 현재 시점에서 영화를 보고 하는 소리다... 라는 걸 많이 강조해두고 싶군요.
(사실 이 장면은 요즘 감성으론 좀 많이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정우성이니까 이 정도로 선방했다고 생각하구요.)
- 김성수가 이 영화를 통해 당시 청소년들을 위로하고 싶었다느니 그런 말을 했었다는데. '대체 어떤 청소년기를 보내셨길래 그런 생각을 하셨쎄요?' 라고 물어보고 싶어졌습니다. ㅋㅋㅋ
아니 뭐 그런 내용이 나오긴 해요. 영화 초반 30분 정도는 그렇죠. 무작정 입시에 내몰리고 거기 적응 못하면 루저 되고 학교에선 교사란 양반들이 조폭처럼 애들 두들겨패며 거들먹거리고... 이런 묘사가 한참 나오는 가운데 우리 간지 철철 정우성씨가 세사에 초탈한 폼으로 그 나쁜 선생들에게 당당하게 맞서고. 대학 안 가고 망할 놈의 집구석 뛰쳐 나와서 씩씩하게 살고... 이런 식으로 당시 청소년들 열광하고 감정 이입해서 위로 받을만한 전개가 나오긴 합니다만. 그걸 갖고 '청소년 위로' 운운하기엔 40분 이후부터 끝까지 전개되는 내용이 너무 좀 그렇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정우성은 과하게 잘 생겼죠.)
- 그 뒤에 이어지는 내용이 어떻냐... 뭐 간단히 말해서 걍 90년대식 조폭 스토리에요. 냉정하게 말해서 정말로 그거 말곤 없습니다. 한국의 청소년, 망할 교육과 학교 문제, 꿈이 없는 청춘... 이렇게 스타트는 괜찮게 끊으면서 이것저것 다 적절히 건드려주는데요. 정말로 후반의 절반 정도는 쏴나이 간지에 심취해서 폼 잡다가 스스로 인생 가열차게 말아 먹는 멍청한 남자애들 이야기라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게다가 갸들이 또 얼마나 멍청하게요. 시작부터 끝까지 그냥 멍청한 짓이랑 민폐질 말곤 하는 게 없는 인간 쓰레기(...) 임창정 캐릭터야 말할 것도 없고. 뭔 조폭 주제에 자기 야심 자랑하면서 보스한테 건방지게 들이받다가 숙청 당하면서 배신 당했다고 억울해하는 유오성도 그냥 웃길 뿐이구요. 정우성 캐릭터는 그나마 가장 낫습니다만. 그래도 마지막 싸움 장면은 아무리 그 시절 정서, 간지를 감안하더라도 역시 선을 넘게 멍청합니다. 갸는 정말로 몽둥이랑 칼로 무장한 조폭들 수십명이 지키는 곳에 맨몸으로 혼자 다짜고짜 정면으로 쳐들어가서 다 때려 눕히고 보스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이었던 건가요. 이야기 흐름상 절대로 자살하고 싶을 상황은 아니었는데. 의리고 분노고 뭐고 간에 그냥 너무 멍청하잖아요. 복수를 하고 싶으면 복수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라고!!! ㅋㅋㅋㅋ 비장한 건 정우성의 잘 생긴 얼굴 뿐. 상황은 거의 허무 개그 같아서 몰입이 불가능했습니다.
남자애들 얘기만 했는데, 그건 고소영의 로미 캐릭터는 거의 언급할만한 가치도 없어서 그런 겁니다. 런닝타임 40분 이후의 로미는 그냥 민폐와 진상을 위해 태어난 캐릭터이고 끝까지 그것만 해요. 하긴 아무리 고소영의 육체를 하고 있더라도 이런 애한테 목 매달다 인생 말아 먹는 걸 보면 민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멍청한 놈이 맞긴 했네요. 개연성 획득!
뭐... 적고 나서 보니 너무 험한 말들을 늘어 놓긴 했습니다만. ㅋㅋㅋ 각본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럽니다. 중반 이후로 수퍼 자기 연민 캐릭터들의 왕가위 흉내 자뻑쑈 + 조폭 스토리로 흘러가 버리는 것도 그렇고.
또 정말로 이 영화의 조연들은 오로지 민이 조폭에게 배에 칼침 맞고 죽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기 위해서만 존재한단 느낌이었거든요. 정말로 초반 민의 캐릭터를 들여다보면 그렇습니다. 얜 절대로 이렇게 살다 죽을 캐릭터가 아니에요. 임창정이 끌고 가서 고소영이 아예 눌러 박은 다음에 유오성이 쐐기를 박죠. 이야기 후반에 이 캐릭터들이 하는 일은 오직 이것 뿐입니다. 비극을 위한 비극을 만들기 위한 기계장치의 신.
(뭐 어쨌든 정우성은 잘 생겼구요.)
- 근데...... 뭐 일단 세기말이었으니까요. 사실 제가 위에서 열심히 씹어 놓은 부분들 중 대부분이 그 시절 정서로는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었던 거죠. '장렬히 산화하는 꿈 잃은 청춘'을 아름답게 그리겠다는데 개연성 따위 뭐가 중요합니까. 자기 목숨이 날아갈 상황에서 도와달라고 친구 찾아갔다가 그 친구가 자기 좋아하는 여자랑 행복한 걸 보곤 피식 웃으며 돌아가는 태수의 간지. 비록 인간 재난급의 민폐 캐릭터지만 중간중간 들어가는 소탈하고 순수한 면모로 '인간미'를 뽐내는 환규. 나중에야 어쨌든 간에 처음엔 당시 모범 고딩들 스트레스를 대변해주던 로미. 뭐 당시엔 이런 부분들로 다들 납득하고 몰입해서 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결국 2022년 말에 1997년 영화를 보면서 요즘 기준으로 까고 있는 제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 맞긴 합니다만. 어쨌든 지금은 2022년이니 저도 어쩔 수가 없습니... (쿨럭;)
(하지만 정우성이 잘 생겼으니 괜찮습니다. 연기를 왜 잘 해야 하나요. 정우성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 그리고 분명히, 기꺼이 인정해야할 장점들이 있는 영화입니다.
일단 기술적 완성도가 상당히 좋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2000년 즈음 한국 영화들 몰아 봤던 적이 있잖아요. 요 '비트'는 97년 영화인데, 어지간한 00년 근방 영화들보다 훨씬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당시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대표격인 장윤현, 허진호보다 먼저 내놓은 작품인데 이렇게 화려한 기교를 부리면서도 깔끔하게 잘 뽑아낸 영상미라니 좀 놀라웠네요. 과도한 왕가위 흉내, 특히 그 망할 놈의 스텝 프린팅 남발 때문에 보다가 눈이 아픈 것만 제외하면요. ㅋㅋ
마지막으로 전반 30~40분 정도까진 영화가 그냥 상당히 괜찮습니다. 그때까진 '어라 기대보다 훨씬 좋은데?'라면서 재밌게 봤어요. 다만 그 시간이 지나가는 순간 이제 할 얘기 다 한 것 같은데 남은 한 시간 동안 뭐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로는 정말 쓸 데 없는 얘기만, 그것도 참 재미 없게 늘어 놓더라는 거... 런닝 타임 한 시간을 넘기는 시점부턴 정말 시간 안 가는 기분이라 1.5배속을 누르고픈 충동과 싸우느라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꾸준하게 정우성은 잘 생겼구요.)
- 전설의 발연기 미남과 미녀가 함께 출연한 영화였죠. 심지어 정우성이 고소영을 적극 추천해서 출연했다는데요. 음. 의외로 정우성의 연기는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왕가위식 독백 대사 흉내가 좀 선을 넘을 때 가끔 어색한 정도. 그 외엔 전반적으로 그냥 괜찮아요. 미모 덕분이 아니라 정말로 정우성 연기는 여기선 괜찮습니다. 다만 고소영은 정말 쉴드 불가... ㅋㅋ 그래도 굳이 나름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보자면, 애초에 캐릭터가 이해 불능으로 구린 데다가 대사들이 정말 나쁩니다. 아니 저건 정말 전도연이 와도 못 살리겠다 싶은 대사들이 줄줄이, 유독 고소영의 캐릭터에 집중이 되... 긴 했는데. 생각해보면 이 영화의 여성 캐릭터들 대사가 다 구리기도 했네요. 작가의 한계였던 듯.
유오성은 괜찮게 하는데 연기력에다 덧붙여 얼굴 덕도 많이 본 것 같구요. 유독 음영이 강한 얼굴이잖아요. 어두운 곳에서 조명 좀 받으면 그냥 가만히 있어도 대단한 연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ㅋㅋㅋ 그리고 임창정은 뭐, 일생 연기였더라구요. 정말 잘 합니다. 그냥 학창 시절에 원래 저런 성격이었던 게 아닐까 의심이 갈 정도로. 하하.
덧붙여서 은근히 익숙한 얼굴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영화였네요. 이문식, 김부선, 이두일이 완전 단역으로 지나가고 장동직, 송금식 같은 사람들이 비중 있는 조연으로 나오구요.
(하지만 어쨌든 우린 정우성만 보면 됩니다. 고소영의 미모가 눈에 안 들어올 정도로 혼자 압도적으로 잘...)
- 대충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초반 40분 정도는 썩 괜찮았습니다. 투박하게나마 당시 10대들, 청춘들의 불안과 불만을 드러내려는 부분들이 나름 괜찮았어요. 영상도 깔끔하고 보기 좋으면서 편집이든 뭐든 그 시절 영화 치곤 되게 깔끔했다는 느낌.
근데 그런 부분들을 쏴나이 & 조폭 스토리가 다 잡아 먹어버리는 후반부에 대해선 정말 좋은 말을 해주기 힘들군요. 원작이 당시 연재 중이었기 때문에 후반부 스토리를 스토리 작가 심산 아저씨가 만들면서 이렇게 초반과 후반의 균형이 안 맞는 이야기가 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암튼... 그렇구요.
어쨌든 많은 분들에게 추억의 영화이고, 그 소감들에 태클을 걸 생각은 없습니다만. 2022년의 저는 이렇게 볼 수밖에 없었다는 부분은 양해를 구하고 싶습니다. ㅋㅋ 화내지 말아주세요. 엉엉. 저도 재밌게 보고 싶어서 고른 영화였다구요!!!
+ 이 영화에 대한 소감들을 찾아 읽다 보니 'IMF로 인해 희망을 잃은 사회와 청소년들을 그린 영화'라는 식의 얘기들이 종종 보이더라구요. 글쎄요. 97년 5월에 개봉한 영화를 그런 마음으로 만들려면 김성수 감독이 예지 능력자가 아니면 어렵지 않았겠습니까. 'IMF의 충격으로 방황하던 청춘들에게 뒤늦게 더 큰 호응을 얻은 영화'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겠죠.
++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하다 못해 임창정이 철거반원을 칼로 찌르는 장면이라도 좀 더 설득력 있게 그렸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방금 전까지 지 짝사랑하는 여자 때문에 일도 안 하겠다고 빈둥거리던 놈이 갑자기 눈이 뒤집혀서 철거반원을 푹푹 찌르고 그거 말리는 정우성까지 죽이겠다고 덤비니 정말 안타까움이 0.1도 없더라능...
+++ 조폭과 얽힌 캐릭터 둘만 칼침 맞아 죽는 이야기이니 조폭 미화는 아니겠습니다만. 간지나게 담배 피우고 오토바이 모는 장면들 때문에 자라나는 날라리 꿈나무들에게 아주 지대한 영향을 준 작품이라고 하죠. 전 다행히도 늙고 나서 봐서 괜찮습니다. ㅋㅋㅋ
++++ 사실 이 영화의 가장 큰 개연성 문제는 정우성의 돈벌이입니다. 그냥 잘 생긴 게 아니라 정말 미치도록 잘 생기게 나오니 돈 없어서 고민할 때마다 '당장 모델 에이전시로 안 달려가고 뭐하니!!'라는 생각만 들어서요. ㅋㅋ 진작에 그랬으면 유오성 혼자 남몰래 칼 맞아 죽고 나머지는 다 행복하게 잘 살았겠죠. 쯧쯧...
+++++ 그래서 맨날 오토바이 타고 쌈박질 하고 연애하러 다니던 학교에 뜻이 없던 풍운아 정우성씨의 내신 등급은 영화 속 대사에 따르면 7등급이었습니다. 영화 개봉 시기와 영화 속에서 흐른 시간을 생각하면 아마도 당시 내신 등급은 15등급까지 있었죠. 뭐죠. 이 등급 자체는 그냥 정우성이 머리가 좋은 편이었다 치고 넘어간다면 '이 성적으론 전문대도 못 간다'고 타박하던 담임은 대체......
2022.12.30 12:59
2022.12.30 13:11
사실 그냥 잘 생겼다 잘 생겼다 하지만 정우성은 거기에 덧붙여서 강력한 '분위기'까지 장착한 미남이었죠. 말씀하신 그런 장면들도 다 그 뭔지 모를 분위기 때문에 더 뭔가 있어 보이고, 깊어 보이고 그랬던 것 같아요. 요즘 차은우 미모를 정우성 리즈 시절과 비교하는 분들이 종종 보이던데, 그럴 때마다 '갸한텐 정우성 같은 분위기가 없다고!!' 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늘근 마음... ㅋㅋㅋㅋ
추억을 변질시켜서 죄송합니다!!! 하하;
2022.12.30 13:04
2022.12.30 13:54
'임창정적'이라니... 묘하게 적절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이네요. 맞아요.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 느낌입니다. ㅋㅋㅋㅋ
로미는 정말 비주얼로는 깔 수 없지만... 상대가 정우성이잖아요? 그렇다면 안 넘어가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뭐, 본인이 정우성이라 해도 주변에 고소영이 널려 있는 게 아니니 말씀대로 넘어갈만도 하네요. 인정합니다. 하하.
극중에서 내신 얘기도 나오고 수능 얘기도 나오거든요. 그러니 주인공들은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75년생 이하이고 극중에서 세월도 나름 흐르니 아마도 76 이하일 것 같은데. 당시라면 내신도 3년간 전교과가 다 반영되던 시절이니 내신도 중요하긴 합니다. 그보단 수능과 본고사가 더 중요했지만요. 아마 각본 쓰신 분이 학력고사 세대라 거기까진 굳이 생각을 안 하신 듯. ㅋㅋ
2022.12.30 13:35
암튼 정우성은 잘생겼죠.
당시 진학률을 알 수 있는 사진인데,
영화 속의 7등급이면 전문대에 갈 수 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022.12.30 13:39
대학진학률이 폭발한건 대학의 증가덕에 대학정원수가 늘어난 것도 있을 겁니다.
97년에 강남에서 7등급이면 2년제는 갔을 것 같군요.
2022.12.30 13:57
내신보다 수능이 훨씬 중요했던 시절이지만 7등급이면 어쨌거나 전교생 중 중간보다 살짝 위라는 거니까요. 소수 인기 학과를 제외하곤 2년제는 물론 인서울만 포기하면 4년제도 가능했을 겁니다. 물론 우리 민군이 내신보다 수능이 압도적으로 안 나오는 경우였다면 그건 엄... ㅋㅋㅋ
2022.12.30 13:40
2022.12.30 13:47
이 영화에 비판적인 이유는 로이배티님이 학교 선생님이기 때문에,,,가 아닐까,,,,추측해 봅니다.
아이들이 너무 생각이 없어요. 눈에 뻔히 보이는 데 그걸 못 보고 스스로 멸망으로 들어가잖아요....
2022.12.30 14:06
아뇨 교사라서라기 보단 그냥 그 '친구'란 놈들이 너무 초현실적으로 파렴치해서 보면서 계속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랬습니다. ㅋㅋ 특히 임창정 그 캐릭터는 진짜 정우성 대신 칼침 맞고 죽어줘도 될만큼 은혜 입은 놈이 어휴 그냥.... ㅋㅋㅋㅋㅋㅋㅋ
2022.12.30 14:04
이야기 스타트 잘 끊어 놓고선 갑자기 모든 게 조폭 싸움으로 귀결되어 버리는 게 너무 어이가 없어서 좀 흥분했습니다. ㅋㅋㅋ 근데 뭐 생각해보면 조폭 소재 스토리가 막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타이밍이었죠. 원작에도 비중 크게 나오는 설정이기도 했구요. 몇 년 뒤엔 평론가들이 '조폭 말곤 할 얘기가 없니?'라고 지면을 통해 막 짜증냈던 것도 뒤늦게 떠오릅니다.
원작은 결국 평범하게 살게 되면서 끝나는 거였죠. 사실 청소년들 보라고 만든 이야기라면 원작의 결말이 수천배 나았다고 봐요. 이 영화 속 묘사는 조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유오성과 정우성의 (양아치) 싸나이 간지!!! 를 멋지게 보여주는데 심혈을 기울이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건 거의 없었을 겁니다.
말씀대로 정우성은 영화 속에서 메이크업을 짙게 안 하고 나오더라구요. 클로즈업 장면들 보면 피부 잡티가 그냥 다 보이는데 그걸 뛰어넘는 잘생김 때문에... 정말 뭐 이런 얼굴이 다 있지? 라는 생각을 수십 번도 넘게 했네요. 본의 아니게 배우 얼굴에 집착하게 만드는 영화였어요. ㅋㅋㅋ
2022.12.30 13:40
어릴때 분명 사촌헝이랑 본 영화인데 내용은 기억 안나고...
그 오토바이 액션씬에서 사촌형이 '어.. 오토바이가 바뀌었어' 라고 했던게 기억납니다.
아마 고가의 일제 오토바이로 액션 찍기 부담스러웠었나 봅니다.
2022.12.30 14:07
아니 이런 가라님다운 댓글 참 오랜만이고 좋네요. ㅋㅋㅋㅋ
요즘도 가끔이라도 라이딩 하시는지 뜬금 없이 궁금하네요.
2022.12.30 14:41
정우성 정말 잘생겼네요 ㅋ 이렇게 잘생겼었나 싶을 정도로 잘생겼어요.
몇몇 장면의 인상 빼고는 내용이 어쩜 하나도 생각이 안나네요. 신기하게.
2022.12.30 14:51
매우 스트레이트한 이성애자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절 정우성 움짤들은 봐도 봐도 계속 보게 됩니다. 빠져들어요. ㅋㅋㅋㅋ
줄거리가 좀 흐릿합니다. 특히 후반부는 그냥 20세기 K-조폭 느와르 클리셰대로 대애충 자동 운행되기 때문에 임팩트도 없구요. 남는 건 몇몇 느낌 좋게 잘 찍은 장면과 정우성의 미모 뿐...
2022.12.30 23:53
고소영 씨에 한참 빠져있을 때라 출연작 여기저기 구해보다가 비디오로 감상한 작품인데 당시엔 여러번 재감상 했을 정도로 재밌게 봤던 것 같아요. 임창정 대사 17대1 이런 거 막 따라하고 말이죠 ㅋ
아직 열심히 영화 경험치(?) 쌓아가던 시절이라 그냥 기승전조폭처럼 되는 것도 그렇구나 했을 것 같고 마지막으로 본 게 거의 20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 확실히 지금 보면 여러가지로 다르게 와닿고 전에 그냥 넘어갔던 문제점들이 많이 보일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이 글 덕분에 그냥 추억 되새기려고 보고싶은 마음은 생기네요.
고소영 보려고 본 거긴 한데 그냥 역시 이뻤다는 것 말고는 뭐가 없네요. 캐릭터도 지금 기억만으로 돌이켜보면 그냥 그 시절 남주의 환상을 채워주는 연애상대 이상은 아니었던 것 같고 류승범 보다 원조였던 임창정의 양아치 연기와 미친 듯한 잘생김 뿜어내는 정우성의 임팩트가 대단했죠. 유오성 씨 나왔었던 건 이 글 보고서야 기억했네요. '아 그 죽은 친구...' ㅋㅋ 정우성이 국내 청춘스타 아이콘의 반열에 오르는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작품인 것 같아요. 이정재와의 평생 인연을 맺어준 태양은 없다도 그렇고 김성수 감독이랑 궁합이 참 좋네요. 당시 정우성 외모는 유명해지기 전 구본승이 같이 나이트 다니던 시절에 여자들이 자기한텐 하나도 관심 안줬다는 썰도 생각나요. 구본승도 외모, 비율 사기캐인데 ㅋㅋㅋ
2022.12.31 00:24
17:1은 진짜 뭐 그냥 국민 드립 수준이었죠. 티비에서도 그 대사 흉내내기 수백번은 본 것 같아요. ㅋㅋ
그냥 그 시절엔 그런 조폭 스토리가 그냥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발라드 가수들 뮤직비디오에도 거의 태반이 조폭들 튀어나와서 비극적 스토리 만들어내고 그러던 시절이니 뭐. ㅋㅋ 아마 다시 보시면 감상 많이 달라지시겠지만, 그래도 그 시절에 꽂혔던 '분위기'들, 전체적 만듦새 말고 그냥 강렬하게 남은 장면 하나하나는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 같구요.
정우성과 김성수야 뭐 유명한 관계(?)니까요.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로 이어지는 김성수 리즈 시절(물론 무사는 흥행 망했습니다만) 세 작품을 모두 정우성과 함께 했고. 당시엔 망했지만 이런저런 사연으로 재평가된 최근작 아수라도 역시 정우성. 정우성도 뭐 원래 잘 생겨서 어디 나와도 잘 생겼지만 왠지 김성수 영화에서 더 빛이 나는 것 같기도 해요. ㅋㅋ
2022.12.31 00:38
당시 영화보고 엔딩이 뭐 이래? 했었는데 한국에서 적응못해 빌빌대던 로미가 미국 예찬하는 원작 만화 엔딩 보곤 이건 또 뭐 이래? 했던 기억이 있네요.
2022.12.31 00:41
원작 만화는 사실 기억이 흐릿해서 당시 기준 상당히 획기적(?)이었던 주인공 캐릭터 엔딩만 강하게 남아 있고 로미 부분은 아예 기억도 안 나요. ㅋㅋ 영화에서도 로미가 미국 예찬하는 민망한 대사가 좀 나오죠. 뉴욕이 좋은 게 뭔지 알아? 뉴욕 사람들은 남에게 손가락질하지 않아. (그리고 사실은 뉴욕 안 가 봄.)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참 합니다. 하하.
2022.12.31 00:51
그때까지야 자기포장하는 불쌍한 모습이었지만 원작에선 진짜 뉴욕 가서 인생 확 피고 구김살 하나 없이 "극복!" 하고 돌아오죠. 구질구질한 엔딩은 이현세와 비교되던 허영만의 스타일에 가깝구요.
2022.12.31 11:35
2022.12.31 22:49
중간에 나오는 당구장 쌈박질 씬은 뭐 그냥 대놓고 '열혈남아'였기도 하고.
또 이 시절 한국 '액션' 영화들 중에 홍콩 영화 영향력에서 아예 벗어난 작품은 거의 없었다고 봐야겠죠. 레퍼런스를 헐리웃(이라기 보단 그냥 '히트'지만 ㅋㅋ)으로 잡은 강제규의 '쉬리' 정도가 탈홍콩의 시작 정도 되려나요...
2022.12.31 16:21
여기 출연한 고소영, 임창정 때문에 갑자기 생각나서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을 봤는데 이건 나이를 잘 먹었더라고요. 비슷한 남자 신데렐라 스토리 중 가장 유명한 노팅 힐에 비해서도 뭔가 거부감이 덜하고 평범한 남자와 톱스타 여배우의 연애 이야기를 현실적으로는 말이 안되지만 이 작품을 보는 동안에는 별다른 걸리는 부분이 없었어요. 야구 심판이라는 영화 주인공으로서 다소 신선한 직업을 제법 디테일하게 다룬 부분도 좋았고 임창정은 양아치 연기 못지않게 순박한 남자 연기를 잘합니다. 고소영도 연기가 크게 거슬리는 부분이 그닥 없었는데 사실상 자기자신을 연기하는 거나 다름 없어서 그랬나봐요 ㅋㅋ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김현석 감독이 각본을 썼었네요.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계에서 더 높이 평가받았으면 하는 분입니다.
2022.12.31 18:23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은 안 봤는데 제가 본 김현석 감독의 '스카우트', 'ymca 야구단'이 야구가 중요하게 쓰인 걸 보면 야구를 아주 좋아하나 봅니다?
'광식이 동생 광태'도 재밌었어요. 최근 영화는 안 봤지만요.
2022.12.31 18:59
네 김현석 감독이 연예인 야구단 활동도 열심히 할 정도로 야구광인 것 같아요. '아이 캔 스피크'를 안보셨군요. 강력추천합니다.
2022.12.31 22:53
전 '아이 캔 스피크'는 아주 재밌게, 감명 깊게 보다가 클라이막스에서 좀 식어 버렸던... ㅋㅋ 정직하게 돌직구로 감동 코드 돌파하는 건 괜찮았는데, 외국 배우들이 많아지니 그렇게 멀쩡하던 영화가 갑자기 서프라이즈 무드가 되어 버린 게 아쉽더라구요.
2022.12.31 22:51
김현석 감독이 참 상업 영화 감독으로서 자기 캐릭터, 능력이 확고한 양반인데 주로 다루는 장르가 그렇게 우대 받는 장르도 아니고, 또 요즘엔 흥행력도 떨어진 장르라 그런지 그렇게 인정을 못 받는 느낌이 있죠. thoma님처럼 저도 '광식이 동생 광태'를 가장 좋아하구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은 임창정에게 호감이 없어서 아직 안 봤는데 이렇게 호평을 하시니 좀 궁금해집니다. ㅋㅋ
2023.01.01 00:57
그러니까 뭐랄까 작품성에 대한 대단한 호평이라기 보다는 당연히 많이 촌스럽고 유치해졌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안그렇고 2022년의 눈으로 봐도 거슬리는 부분이 없다는 점에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막판의 감동도 전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죠.
개봉 당시에 정우성의 미모와 그 헬렌 메릴의 렛잇비 때문에 세 번 정도 반복 감상했던(그땐 시간도 많았지!) 나름 추억이 있는 영화인데...음 특히 아래 첨가 부분에서(당장 모델 에이젼시로-) 개그판으로 기억을 변질시키시네요.ㅎㅎㅎ 저는 왜인지 앞 부분에 창문 열고 담배 피다가 엄마의 썸 장면을 내려다 보던 장면이 잊히지 않아요. 민이 무척 외롭겠다, 생각했던 듯. 사실 뒷 부분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개연성 같은 건 없고 그냥 아련하게 렛잇비가 흐르는 가운데 가신 인물로 만드는 과정이었던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