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계란의 오묘한 조화

2010.07.11 13:22

걍태공 조회 수:3924

빵을 그다지 즐기는 편이 아니에요. 계란도 별로 즐기는 편은 아니구요. 그래서 빵과 계란 요리가 중심인 미국식 아침식사를 자주 먹어야하는 것이 상당히 고역이었지요. 아주 배가 고프지 않은 한에는 커피만 마시고 나가거나, 베이컨이나 소시지만 깨작거리곤 했습니다.


그건 빵과 계란요리를 같이 먹으면 그 맛이 환상적이라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였지요. 토스트에 계란 프라이건 스크램블이건 오믈렛이건 계란 요리를 올려서 함께 먹으면 이건 빵 맛도 아니고 계란 맛도 아닌, 뭔가 복합적이면서 형연하기 힘든 오묘한 맛의 조화가 이루어져요. 처음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영화 식신에 나오는 것처럼 스카프를 들고 춤추며 바닷가를 달리는 장면과 불꽃놀이가 머리 속을 수놓았어요. 새 세상이 열린 거지요. 새로운 맛을 깨달은 것은 좋은데, 뱃살의 기하급수적 증가도 수반되더군요. 하지만 빵과 계란의 오묘한 조화는 한때 고역이었던 아침을 즐겁게 합니다.


아침에 계란 요리와 함께하는 빵을 제외하고 다른 빵은 여전히 즐기지 않아요. 계란도 별로 즐기는 편은 아니구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94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27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706
124467 RIP Mang Hoi (맹해) madhatter 2023.10.13 196
124466 [아마존프라임바낭] 살짝 부실하지만 재밌습니다. '토탈리 킬러' 잡담 [5] 로이배티 2023.10.12 284
124465 (또) 1편보고 호들갑, 어셔의 몰락 훌륭하다! [4] Lunagazer 2023.10.12 492
124464 프레임드 #580 [2] Lunagazer 2023.10.12 89
124463 [왓챠바낭] 나름 올해의 화제작 중 하나... 였던 건 맞죠? ㅋㅋ '킬링 로맨스' 잡담입니다 [16] 로이배티 2023.10.12 778
124462 어제(11일)치러진 2023 보궐선거 결과(서울 강서구민들) [3] 상수 2023.10.12 597
124461 부국제 마지막 밤 - 악은 존재했다 상수 2023.10.11 286
124460 프레임드 #579 [2] Lunagazer 2023.10.11 89
124459 신용문객잔 (1992) [5] catgotmy 2023.10.11 268
124458 친명 비명 맞수 두의원 유머 가끔영화 2023.10.11 345
124457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전쟁 [3] catgotmy 2023.10.11 521
124456 [게임바낭] 근래에 엔딩 본 게임들 잡담 [4] 로이배티 2023.10.11 334
124455 너무 기다렸던 니쥬의 한국데뷔 [1] 라인하르트012 2023.10.11 391
124454 프레임드 #578 [6] Lunagazer 2023.10.10 122
124453 동사서독 (1994) [6] catgotmy 2023.10.10 396
124452 최근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5] 조성용 2023.10.10 637
124451 고레에다 히로카즈 신작 괴물(스포약간), 부국제 N일차, 해운대 바다는 좋지만 [1] 상수 2023.10.10 588
124450 태국에서 중고거래 해본 후기 + 글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 soboo 2023.10.10 553
124449 [티빙바낭] 고전도 아니고 숨겨진 명작도 아닌 그냥 옛날 홍콩 영화, '대살성여소매두'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3.10.09 287
124448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의 이야기' 보세요. [4] soboo 2023.10.09 43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