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03 23:41
아이돌에 관심을 가지면서 팬질 비슷한 짓도 좀 해 보고. 이것 저것 보고 듣고 겪다 보면 참 안타까운 것이.
어쨌거나 이 사람들은 결국 '사장님의 기획품'을 벗어나지 못 한다는 겁니다.
음악 좋다고 하악하악 하려고 해도 가만 생각해 보면 이게 회사를 찬양할 일이지 그 팀을 찬양할 일은 아니라는 거죠.
다비치가 뽕끼 만발한 발라드만 한다고 무시하고, f(x)가 아이돌치곤 꽤 실험적이면서도 일관성 있는 음악을 한다... 라고 칭찬하려다가도 결국엔 그게 광수와 SM의 차이란 생각이 들고.
인피니트와 카라를 칭찬하려다가 결국엔 스윗튠 찬양을 하게 되는 그런 딜레마가. -_-;
안무가 좋다... 라고 좋아하려다 보면 그 안무를 짜 준 사람과 그걸 소화할 수 있게 잘 가르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구요.
스타일링 같은 부분도 마찬가지죠. '쟨 취향이 좋네' 가 아니라 '저 팀 스타일링 해주는 팀 능력자네' 라는 생각이.
창법이나 목소리 톤에 대한 얘길 하려다가도 '하긴 저 회사 스타일이 원래...' 이렇게 그냥 끝나 버리고.
저번 앨범에 비해 이번 앨범은 이런 저런 면에서 발전했다... 라는 생각이 들어도 결국 그것 역시 기획과 작곡자의 몫.
직접 나와서 노래하고 춤 추는 게 그 분들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서 노래 실력, 춤 실력 얘길 어느 정도 할 수 있긴 하지만 그게 참 얄팍해진다는 게 아쉽구요.
앨범이 좀 자주 나온다 싶을 때 '얘네가 요즘 욕심이 많구나' 가 아니라 '이 회사가 뽕을 뽑으려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도 본인들이 인터뷰를 하는 게 아니라 사장님 퍼스트. 그러고 한참 있다가 토크쇼 같은 데 나와서 뭐라뭐라 하고 있으면 일단 시나리오 아니냔 의심이;
뭐 기타 등등 이러쿵 저러쿵 하다 보니 결국에 최종적으로 남는 건 애잔한 마음 뿐이란 말이죠. 잘 되든 잘 되지 않든 간에 말입니다.
(물론 이래도 저래도 애잔할 거면 잘 되고 애잔한 게 훨씬 낫겠지만요.)
그래서...
1) 애초에 사장님이 맺어준 게 아니라 본인들끼리 좋다고 뭉쳐서 쟈들이 진짜 '인간적인 관계' 라는 걸 의심 없이 믿어줄 수 있고. 그래서 사이 나빠 보이면 시원하게 깔 수 있고
2) 음악도 지들이 만들고 안무도 알아서 하니 맘에 들면 속 편하게 찬양하고 별로다 싶음 진솔하게 깔 수 있고. 음악이 발전하면 발전했다고, 퇴보하면 퇴보했다고 '그 팀'의 이름만으로 다 평가할 수 있구요.
3) 활동 계획도 (물론 사장과 어느 정도 조율은 있어야겠지만) 본인들이 알아서 해서 빡세게 구르든 설렁설렁하든 맘 편하게 봐 줄 수 있는.
4) 마지막으로,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다 큰 성인들인데도 부모나 사장님이 대신 튀어나와서 이야기하는 씁쓸한 풍경을 보지 않아도 되는(...)
그런 팀이 누가 있을까 생각을 해 봤습니다만.
역시 요즘 아이돌 중엔 당연히 없구요. 이 사람들 생각이 나더군요.
++ 댓글 의견에 심히 공감하여 신화도 추가하겠습니다.
...자꾸 이상한 거 올려서 죄송합니다만. 제가 신화 관련해서 가장 좋아하는 영상이라서. ^^;
SM에서 찢으려했을 때 따르지 않고 단체로 튀어 나와 회사를 옮기고 팀을 유지했을 때 이 팀은 한국 아이돌의 역사를 썼다고 생각합니다.
모일 땐 사장님이 모아 놓았지만 찢어지는 건 우리가 결정한다. 이게 참 기획사 아이돌로선 거의 불가능한 결정인데 말입니다. 그걸 해냈죠.
사실 얼굴에 분칠(...)하고 괴성을 지를 땐 참 싫어했습니다만. (죄송;;)
요즘 이 분들 티비에 나와서 자기들끼리 노는 걸 보면 참 즐겁고 좋습니다. 팬들과의 디스전도 재밌구요. 하하.
2012.08.03 23:44
2012.08.03 23:45
2012.08.03 23:55
2012.08.04 00:08
2012.08.03 23:47
2012.08.03 23:51
2012.08.03 23:51
2012.08.03 23:54
2012.08.03 23:56
2012.08.03 23:59
2012.08.04 02:54
2012.08.04 00:04
2012.08.04 00:11
2012.08.04 00:13
2012.08.04 00:17
2012.08.04 00:19
2012.08.04 00:22
2012.08.04 00:17
2012.08.04 00:23
2012.08.04 00:30
2012.08.04 00:38
2012.08.04 00:51
2012.08.04 01:00
2012.08.04 01:01
2012.08.04 01:44
2012.08.04 02:51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34918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54247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646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