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23 12:46
이를테면 저는 패미니즘에 관심이 많아요. 하지만 남패미라고 말하기에는 부끄러움이 있어요. 왜 일까요?
이른바 샤이 패미니스트인건데 왜 당당하게 말하지 못할까를 생각하면 잘 모르겠는거죠.
비슷한 걸로는 재즈가 있어요. 저는 재즈를 좋아하는데 누군가 어떤 음악 좋아해? 라고 물어보면 재즈라고 못하겠어요.
무난하게 언니네 이발관이랑 최근에는 잔나비. 정도로 대답하고는 합니다.
제가 이러는 이유를 통 모르겠습니다.
2023.05.23 13:15
2023.05.23 13:21
말씀하신 것도 맞는 말인데 실제로 제가 별거 아닌 사람이라는 것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부담이라기 보다 사실과 다르게 평가받는게 싫어서요.
2023.05.23 13:20
소니님과는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뭔가 레벨테스트 같은 걸 하려는 듯 해서 말하기가 조심스러울 수도 있죠.
공부하라고 하기도 하고, 덕력이 부족하다고 꾸중 들을까 걱정되기도 하고,,,
2023.05.23 13:22
고평가를 받는다는 것도 싫고, 별거 아닌 사람이라는 것이 들키는 것도 싫고. 아마 이중적인 동기가 있을거에요. 앞으로도 당분간은 정체성을 숨기는 걸로.. ㅎㅎ
2023.05.23 13:27
"나 페미니스트요."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다니면 우리나라 주변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해보면 당연한 겁니다. 저도 주변 동료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있는 혐오적인 언행을 할 때 차마 앞에서 대놓고 지적은 못하고 그냥 살짝 얼굴 찌푸리고 최소한 거기다 말을 더 얹지는 않는 정도거든요. 아마 제 이런 속마음을 들키면 전 왕따당하겠죠 ㅋ
2023.05.23 14:24
저는 대놓고 말하는 편입니다. 거래처 대표나 직장 상사가 그러면 못하겠지만 동료나 친구들이 할때는 차별적이라고 지적하는 편이에요. 다만,,
어? 너 패미니스트였어? 라고 하면 그건 또 아니라고 해요. ㅎㅎ 난 참 이상한 사람
2023.05.23 14:44
2023.05.23 15:01
저도 본 기억이 있네요. 남자는 페미니스트는 될 수 없다. 반대로 남자도 구조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맨박스같은 책도 있구요.
그러니 남성들이여! 연대하여 맨박스를 부숴라. 아주 납득되는 책이었습니다. 남성이야말로 페미니스트가 되야한다는 책이었어요. 한번 읽어보시길.
2023.05.23 15:19
대답에 답이 있군요. 자신을 페미니스트(재즈애호가?)라고 자청할 때, 그렇게 자청하는 사람에 대해 따라오는 평가/인상/가정이 부담스럽다. 각자가 생각하는 개념도 다르고, 그 개념을 자청할만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각자 다르니, 그 통속적인 이미지에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말을 아끼는 수밖에요.
2023.05.23 15:40
댓글에 대답하는 저를 보고있자니 스노브에 대한 거부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듀게인답지 않게요. ㅎㅎ
2023.05.23 16:07
전 냉면 좋아한다는 것도 조심스러운데요 ㅋㅋㅋㅋㅋ 규정짓는 것이 갈수록 부담스럽습니다. 아무도 관심없는데 왠지 책임을 져야할 것 같아서 말이죠. 몇 번 딱지 붙이기에 당하기도 하고 반대로 제가 다른 사람을 제 맘대로 생각하다 큰코 다치기도 해봤고요.
2023.05.23 16:19
몇가지 지점 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한다는게 온당한건지. 그건 그렇고 냉면이 먹고싶네요. 저는 함흥파입니다. ㅎㅎ
2023.05.23 16:09
저도 어디가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진 않아요. 남성이 함부로 그런말하는 거 아니라서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젠 페미니스트가 가리킬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피곤하긴 해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페미의 정의는 천차만별이잖아요.
저도 재즈를 좋아하지만 어디가서 재즈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두렵긴 하네요. 좋아하지만 아는 건 없거든요 ㅋㅋ
2023.05.23 16:22
재즈는 파괴맨의 밈처럼 두비두밥 히바밥비두두~~ 아닌가요? 한 곡을 여러번 들어도 별로 질리지가 않아서 좋은 것 같아요.
2023.05.23 16:44
2023.05.23 17:05
저도 숫기 없단 말 많이 들었어요. 겸손하다는 말은 못들었네요. ㅎㅎ
2023.05.23 17:05
엉뚱한 댓글입니다만 재즈 한 곡 올립니다.
애플티비에서 '세브란스:단절'을 보는데 7회말에 이 곡이 나오더군요. 어제 오늘 좋아서 몇 번 되풀이 들었어요.
2023.05.23 17:08
어머. 잘 듣겠습니다. 빌리 할리데이 애정합니다.
2023.05.24 22:57
2023.05.25 09:47
규정하고 해석하려는 습성은 인간 본성인가 봅니다. 그래야 안심되니까요.
상대방에게 고평가를 받을까봐 부담스러워서 그러시는 거죠 지금 말씀하시는 것들이 다 사회적으로 높은 기대나 평가를 받는 그런 정체성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