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안 태어났으면 좋았을 걸- 쪽입니다. 이게 최소 만 2년을 넘었어요.

나름 괜찮은 인생이라 생각하고, 굳이 평균 이상이냐 이하냐를 따지자면 제 기준으로 평균 이상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인생은 너무 길고 귀찮고 지겹다고 느껴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보내는 시간보다 그렇지 않은 시간이 훨씬 많고요.

고작 이십 몇년 살고 이런 말 하는 게 우습지만 벌써 해볼만 한 일들은 다 해봤고,

아직 미경험으로 남은 일들은 앞으로도 하고 싶지 않거나,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태생적으로 우울해하지 않는 성격이라 전혀 조금도 우울하지 않고 자살충동이 드는 것도 아니지만

인생 뭐 별 거 있나 / 이쯤 살았음 그만 살아도 되겠구만 / 죽어도 별 상관 없는데?  뭐 이런 쪽입니다.

아마도 이게 제가 애는 절대 낳지 않겠다! 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겠지요. 제 애도 자라서 저처럼 생각할 거 같거든요.

 

지금 당장 죽을 계획은 없고, 고만고만한 하루하루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다니는 인간인지라

듀게도 열심히 들락거리고, 영화도 챙겨보고, 반납기한이 다가오는 책도 열심히 읽고, 개고양이도 사랑해줘야겠고,

친구들이랑 수다도 떨고, 연애도 하고, 예매 실패한 일요일 아침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코드도 수시로 검색하겠지만

그래도 꼭 살아야 한단 생각은 안 드네요. 그냥 멀쩡히 살아있고, 적극적으로 죽을 생각이 없으니까 사는 거랄까요.

 

아침부터 뭐 이딴 우울한 글이 다 있어! 라고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 전 우울하지 않은데,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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