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9 00:49
오늘 [플랜 75]를 보고 귀가하는 길에 지하철을 탔습니다. 우산 없이 정류장까지 가기에는 비가 좀 많이 내리더군요. 화장실에 들렀다가 4호선을 타고 서울역까지 가려는데 어디서 많이 본 분이 있는 거에요. 전장연의 이형숙씨 같아서 말을 걸까 말까 하는데 이 분이 서울역에서 내릴 채비를 하시더군요. 그래서 옆에 서서 인사를 드리고 아는 체를 했더니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셨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잘 봤다, 시위 힘드실텐데 그래도 계속 힘내주시면 좋겠다... 정도의 이야기를 짧게 나눴습니다. 혜화역에서 시위하고 있으니 한번 와달라고 하시는데 생업 때문에 못간다고 답할 수 밖에 없어서 저도 참 아쉬웠네요.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하겠다고 했습니다. 티셔츠 산 것도 좀 티를 낼 걸 그랬는데 이건 지인과 통화를 하면서 깨달았네요.
오늘 정성일 평론가님이 [플랜 75]를 해설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을 치워버리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 예시로 전장연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들었죠. 참으로 그렇습니다. 전장연이야말로 사회적 약자의 투쟁을 비가시화하고 아예 존재 자체를 소멸시켜버리려는 그런 움직임을 가장 잘 보여주는 비극적 사례가 아니겠습니까. 이 이야기를 듣고 하필 전장연 활동가분을 만나뵙게 되서 참 신기했습니다. 제가 원래 다니지도 않는 대중교통 노선인데 이렇게 딱 타이밍이 맞아서 인사를 드릴 수 있다는 게 절묘했습니다.
세상 모두가 전장연을 비난하고 등돌리는 건 아니라는 걸 꼭 알아주셨으면 했습니다. 영화의 힘이 조금이라도 현실에 더 뻗쳐서, 싸우는 사람들이 너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반갑습니다, 시민 여러분]을 보고 '반갑습니다, 전장연 여러분'이라는 인사를 실제로 건넬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28738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47287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57467 |
125627 | 이사 준비하고 있어요~ [7] | 페리체 | 2010.06.16 | 3065 |
125626 | 비디오 찍기 위해 음악하는 밴드 [8] | gourmet | 2010.06.16 | 2799 |
125625 | [기사 퍼옴] 정대세 선수의 눈물 [9] | 노을 | 2010.06.16 | 4021 |
125624 | 남아공 여성대상 범죄율 비교 [11] | wadi | 2010.06.16 | 9842 |
125623 | 행복하긴 한것 같아요 [1] | 사람 | 2010.06.16 | 2505 |
125622 | 새로 출간되는 책들을 꾸준히 챙겨주는 블로그나 사이트 없을까요? [10] | 호레이쇼 | 2010.06.16 | 3161 |
125621 | 제목이 인상적이었던 영화를 꼽으라면.. [25] | fan | 2010.06.16 | 3597 |
125620 | 지금 (듀게) 로그인 상태인데 로그아웃 어떻게 하나요? [7] | 각개격파 | 2010.06.16 | 2133 |
125619 | 민폐형 인간들을 대하는 자세 [9] | Apfel | 2010.06.16 | 4313 |
125618 | [듀나in] 미국에서 양복사기.(아르마니) [11] | 주근깨 | 2010.06.16 | 5526 |
125617 | 브라질 역시 잘하는군요 [6] | 가끔영화 | 2010.06.16 | 2919 |
125616 | 갤럭시 터치? [3] | Tamarix™ | 2010.06.16 | 2654 |
125615 | 영퀴의 부활!! [2] | 느림보 | 2010.06.16 | 2222 |
125614 | 트위터의 내용이 기사화 되는 상황. [12] | chobo | 2010.06.16 | 4017 |
125613 | 누가 누가바를 외롭게 했을까 [19] | bap | 2010.06.16 | 4020 |
125612 | [사진] 진이인이 유치원 과학전 참관기 ^^ [13] | gilsunza | 2010.06.16 | 3622 |
125611 | 우엉엉엉! 새 게시판 처음 와봤습니다^^ [3] | kick&push | 2010.06.16 | 2321 |
125610 | 드라마퀸 혹은 경계선 성격들이 붙는 타입: 세명의 블랑쉬 이야기 [25] | 베이글 | 2010.06.16 | 6322 |
125609 | 유물이 된 디카 [7] | 트랄랄라 | 2010.06.16 | 3372 |
125608 | Tistory 초대장 [21] | Luna | 2010.06.16 | 31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