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6 08:41
출근전에 의식처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자고 있는 아이들의 뺨에 입을 맞추는 거죠. 언제부턴지 모르겠는데 자고 있는 아이들에게선 아직 좋은 냄새가 납니다. 빵냄새 같기도 하고 기름 냄새 같기도 하고 새끼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그런 냄새요. 언제까지 해줄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여드름이 나기 시작한 부숭부숭한 청소년기에는 언감생심 힘들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을 즐겨야죠.
그리고 방을 둘러봅니다. 가지고 놀다가 팽개친 장난감, 색종이를 접고 오린 흔적들, 널부러진 책들.. 결벽증이 있거나 깔끔한 성격이라면 보자마자 하이톤으로 다다다다 뭔가 안좋은 말을 쏟아부을것 같은 방이지만.. 저도 아내도 그런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오늘은 좀 치우라고 말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뿐이죠.
어렸을때부터 치우는 훈련 혹은 방법을 가르치지 않고 키우면 커서도 당연히 제 방 청소도 안하고 살아가는 인간이 될거라는 건 뻔히 보이는데 아직은 뭐라 하고 싶지 않네요. 저는 역시 물렁한 부모인가 봐요. 좀 더 자라서 무슨 말을 해도 아빠가 뭘 안다 그래?? 그래도 용돈 주는 사람이니까 시키는 건 해야지.. 정도로 멘탈이 강해졌을때 잔소리를 해주려고 준비중입니다. 돼지우리보다는 좀 깨끗하니까.. 아직은 괜찮다.. 라고 생각하는 건 역시 저도 게으른 사람이기 때문일 거구요.
오늘은 구미로 납품을 갑니다. 왕복 500킬로미터 정도 되는데.. 이런 장거리 운전을 할때면 클래식에프엠을 자주 듣습니다. 광고와 말이 너무 많은 프로그램은 피곤하더라구요. 덕분에 쾨헬 넘버, 도이치 넘버, 오푸스 넘버 같은 단어가 좀 익숙해졌네요. 의외로 장거리 트럭 운전사들이 어쩌면 클래식 에프엠의 가장 든든한 애청자는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2019.01.16 09:07
2019.01.17 10:53
경북 구미.. 갔다가 왔다가 다시 가는 삽질을..
2019.01.16 09:08
저도 애들이 아직 어려서 치우란 잔소리는 해본적이 없는데
제 잔소리의 90%는 집에서 쿵쿵 뛰지말라입니다.
애들한테 잔소리 안하고 싶은데 아랫집에 피해가 커지는 건 안되다보니....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매일 뛰어다니는게 신경쓰여서 명절때마다 아랫집에 선물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운전할땐 클래식 에프엠 애청자였는데
일년 전부터 팟캐스트로 갈아탔어요. 고속도로에선 음질이 안좋더군요.
2019.01.17 10:53
저도요. 뛰지 말라는 잔소리는 좀 합니다. 아랫집 케이크도 좀 사다 준적도 있구요. 역시.. 미안하단 말이죠.
클래식 에프엠은 어플 깔아서 들으시면 좋아요. kong이라고 케이비에스 어플이 있어요. 음질 문제도 있고 지직 거리는 소리가 거슬려서 저도 어플로 들어요.
2019.01.16 09:14
겨울 아침 출근길에 읽었습니다. 어딘지 따듯해지는 글입니다.
2019.01.17 10:55
누군가 마음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졌다니.. 다행입니다.
2019.01.16 11:33
클래식 에프엠 들으시는군요..저도 유일하게 듣는 국내 라디오 채널입니다
2019.01.17 10:55
전 김미숙의 가정음악하고 전기현의 세상의 모든 음악 좋아해요. 아직 순수한 클래식 팬은 아닌거죠.
2019.01.17 10:55
전 그시간에 전기현의 세상의 모든 음악 듣습니다. ㅎㅎ
물렁한 부모가 싫치만 운명이라고 다들 그러더군요 구미가 오백밖에? 그러다 경북 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