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있었던 조금 섬짓한 일.

2010.07.10 13:18

라이터 조회 수:3296

토요일이라 방에서 인터넷 서핑중이었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방으로 들어오시더니

평소 바깥에서 담배 피우고 들어올때 문단속 잘 하라고 하십니다.

(저희 집이 3층짜리 오래된 빌라 3층이고 가끔 담배 생각이 나면 옥상에 올라가 피우고 내려오곤 합니다)

뜬금없이 무슨 말씀이신가 하고 계속 들어보니

 

한 두 시간 전 쯤에 누가 문을 두드리길래 누구세요? 하니

 

웬 남자가

'눈이 .. 보이지.. 않아도.. 천국에'.. 갈 .. 수.. 있나요..'

하더랍니다.

그러더니

'문 좀 열어서 말씀 좀 해 주세요..

라고 재촉했다더군요.

 

어머니는 평소 잡상인이나 혹은 교회 믿으라는 분들 대할 때 처럼

'죄송한데 지금 사정이 있어 문을 열어드릴 수가 없어요'

하고 대답하셨답니다.

그러니

'네.. 알겠습니다..'

하고 사라졌다는 군요.

 

그러면서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저희가 천주교 신자라서 문 앞에 십자가 모양 스티커를 붙여 놓고 있거든요.

천주교xx성당 이라고 씌여있는.

그걸 그 남자가 보고 천국 이야기를 꺼낸 것 같다 하시며

대낮인데 무서워서 슈퍼에 못 가겠다며 울상이십니다..

 

 

 

 

어머니 말씀을 듣고 생각이 난 건데,

저희 집이 아주 오래된 빌라라 방음이 잘 되지 않는 건물이거든요.

그래서 복도에서 나는 작은 소리도 다 들을 수 있지요.

가끔 쉬는 날 혼자 집에 있을 때 아래층서부터 누군가 처음엔 문을 두드리고 그 다음에는 문 손잡이를 철컥 철컥 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1층, 2층, 그리고 3층의 저희 집까지 올라오서는 쾅쾅 문을 두드리더니 문 손잡이를 철컥 철컥 거리더군요.

누가 이렇게 남의 집 문을 무례하게 두드리나 짜증이 나서 확 쏘아붙일 요량으로 나가 볼랬더니 이내 옆집 문에서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뒤이어

황급히 계단으로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처음엔 그냥 택배기사인가 했는데 생각할 수록 기분이 나빠지네요.

 

벨을 누르는 것도 아니고 문을 두드리고 심지어 문 손잡이 까지 돌려보는 사람은 대체 뭐하는 사람일까요?

어찌됐든 요즘 같은 세상에 문단속 잘 해야 하겠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8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2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52
124328 Talk To Me 개봉 날짜 확정 [3] McGuffin 2023.09.26 261
124327 [디즈니플러스] 제목 한 번 야멸찬 SF/호러, '누구도 널 지켜주지 않아' 잡담입니다 [12] 로이배티 2023.09.26 733
124326 네이버 (뉴스)가 나라를 망친다 상수 2023.09.26 339
124325 [단독] 연쇄살인범들, 사형장 있는 서울구치소에 다 모였다 [2] ND 2023.09.25 597
124324 연옥에 대해 catgotmy 2023.09.25 177
124323 돈다발 맞은 (전)연예인 [3] 상수 2023.09.25 572
124322 에피소드 #56 [2] Lunagazer 2023.09.25 83
124321 프레임드 #563 [2] Lunagazer 2023.09.25 80
124320 [왓챠바낭] 어떤 일이든 진심으로 최선을 다 하면... 음... '외계인 삐에로'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3.09.25 428
124319 어떤말이 맘에 드세요 [2] 가끔영화 2023.09.24 277
124318 이연걸의 소림사 [3] 돌도끼 2023.09.24 307
124317 [나눔 완료] 26일(화)까지 메가박스에서 <구니스>나 <위대한 개츠비> 보실분 계신가요. [1] jeremy 2023.09.24 181
124316 프레임드 #562 [4] Lunagazer 2023.09.24 100
124315 [티빙바낭] 간만에 아주 짧은 영화!!! '언씬'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3.09.24 311
124314 디플에 꽤 재밌는 신작영화가 올라왔네요. [15] LadyBird 2023.09.24 936
124313 로키 시즌 2 티저 예고편(10월 6일 공개) 상수 2023.09.23 167
124312 잡담 - 당근마켓에서 당근, 로켓배송보다 더 빠른 배송, 어른의 태도 - 중년의 태도, (추가) 남이 틀린만큼 나도 틀렸다는 걸 알았을때 [5] 상수 2023.09.23 310
124311 가렛 애드워즈의 오리지널SF 블록버스터 크리에이터를 보고(스포 좀 있음) [2] 상수 2023.09.23 268
124310 오늘 알게된 힘빠질 때 들으면 힘나는 신인걸그룹 노래 하이키(H1-KEY) - 불빛을 꺼뜨리지마 상수 2023.09.23 126
124309 디플 - 무빙 다 봤어요. 노스포 [3] theforce 2023.09.23 49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