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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실라]

 소피아 코폴라의 신작 [프리실라]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전부인 프리실라 프레슬리가 쓴 회고록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바즈 루어만의 그 요란한 전기 영화 [엘비스]와 달리, 본 영화는 건조하고 차분한 분위기 아래에서 당시 14살이었던 그녀가 어쩌다가 프레슬리와 엮이게 되면서 그 널찍한 자택 안에서 고립되고 방황하는 모습을 그려가는데, 보다 보면 [마리 앙투와네트]을 비롯한 코폴라의 여러 대표작들이 절로 연상되지요. 한마디로, 딱 코폴라 영화스러운 영화이니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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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마이클 만의 신작인 전기 영화 [페라리]도 딱 마이클 만 영화스러웠습니다. 냉정한 전문가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그의 자동차 회사의 한 중대한 상황을 덤덤히 그려가는데, 이야기 상에서 나중에 살짝 겹치는 [포드 V 페라리]에 비하면 덜 신나고 강렬한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꽤 흥미로운 편이었습니다. 하여튼 간에, 2015년 작 [블랙코드] 이후로 좀 잠잠했던 만이 여전히 실력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좋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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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픽션]

 제퍼슨 코드의 감독 데뷔작 [아메리칸 픽션]은 퍼시벌 에버렛의 소설 [Erasure]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셀로니어스 “몽크” 엘리스는 작가 겸 대학 교수인 미국 흑인 남성 지식인인데, 그의 진지한 문학 작품들이 잘 안 팔리는 가운데 좀 더 ‘흑인스러운’ 소설들만 더 잘 팔리는 것에 열 받아서 그는 그런 소설들을 노골적으로 흉내 낸 작품 하나를 가명 아래 내놓게 됩니다. 영화는 이런 그의 장난이 너무나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걸 보여주면서 사회/인종 풍자를 경쾌하면서도 신랄하게 하는데, 이 과정이 주인공의 사생활 서브플롯과 완전 잘 섞여 지지 않은 게 아쉽지만, 결과물은 여전히 꽤 재미있는 편입니다. 무엇보다도, 항상 든든한 성격파 배우인 제프리 라이트에게 드문 주연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편인데, 최근 오스카 후보에 오른 그의 좋은 코미디 연기는 이 영화의 최대 강점들 중 하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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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스 V에 의한 제인 B]

모 블로거 평

“Agnès Varda’s 1988 docudrama film “Jane B. for Agnes V.”, which happens to be released in South Korean theaters a few weeks ago, is a charming playtime between its director and Jane Birkin, who also appeared in Varda’s another film “Kung Fu Master” (1988). As freely and spontaneously flowing from one moment to another, the movie is often brimming with an ebullient sense of fun around its two central figures, and we gladly follow their fun time even though occasionally baffled by its free-flowing sty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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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housand Cuts]

 2020년 다큐멘터리 영화 [A Thousand Cuts]은 필리핀 정치와 언론의 실태를 진보 여성 언론인인 마리아 레사를 중심으로 가까이 들여다보는데, 그 광경은 정말 심란하게 그지없습니다. 2016년에 당선된 그 동네 대통령의 노골적인 언론 탄압을 비롯한 온갖 저질 막장 짓거리들을 보면 기시감이 절로 들 수밖에 없고, 그러니 현재 국내 현실이 더더욱 걱정되지 않을 수가 없지요. 보고 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되실 겁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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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 Captinano]

 최근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후보에 오른 [Io Captinano]는 [고모라]와 [도그맨]의 감독 마테오 가로네의 신작입니다. 두 세네갈인 청소년의 이민 여정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도 어떤 영화일지 금세 짐작이 가실 텐데, 이야기나 캐릭터 면에서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예상보다 상당한 감정적 위력이 있더군요. 전형적인 이민자 드라마이지만, 그럼에도 보다 보면 마음이 절로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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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즈]

 마찬가지로 최근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후보에 오른 [퍼펙트 데이즈]는 일본 도쿄를 무대로 한 빔 벤더스의 신작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영화는 야쿠쇼 코지 연기하는 한 화장실 청소부의 독신 일상을 담담하게 따라갈 뿐이지만, 그의 조용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나오는 크고 작은 순간들은 짐 자무시의 [패터슨] 못지 않은 흡인력이 있습니다. 그 영화 좋아하시면 이 영화도 꼭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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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i Wine: The People’s President]

 얼마 전 아카데미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오른 [Bobi Wine: The People’s President]의 중심 인물인 바비 와인은 정치인으로 활동하게 된 우간다 출신 대중 음악인입니다. 다큐멘터리는 어떻게 그가 정치에 입문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면서 우간다의 심각한 정치적 문제를 들여다 보는데, 가면 갈수록 우간다 정부에게 이리저리 탄압당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에겐 결코 낯선 광경이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좀 평탄하긴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도 상당한 고난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포기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여전히 감동적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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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ace Race]

 다큐멘터리 영화 [The Space Race]는 제목에 이중적 의미가 있습니다. 일단 다큐멘터리는 NASA의 전성기 시절에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다큐멘터리의 주인공들은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아 왔던 여러 흑인 우주 비행사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보다 보면 당연히 [히든 피겨스]가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 영화랑 같이 볼만하다고 전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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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브 인터레스트]

 아카데미 작품상뿐만 아니라 국제영화상 후보에도 오른 조너선 글레이저의 신작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보는 동안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표현은 당연히 “악의 평범함”입니다. 마틴 에이미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본 영화는 1943년 폴란스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배경인데, 영화의 주 무대는 수용소 소장 루돌프 회스와 그의 가족의 저택이지요. 영화가 차분하게 이야기와 캐릭터를 굴리는 동안, 멀리서 보이는 건물들과 정교한 음향효과를 통해 담장 너머로부터 곧잘 감지되는 것이 그냥 태평하게 일상을 이어가는 이들의 모습과 대비되곤 하는데, 이는 가면 갈수록 더더욱 소름끼칩니다. 정반대 지점에서 비슷한 소재 접근 방식을 취한 [사울의 아들]과 비교될 만한데, 두 영화들 같이 나란히 보면 어떨지 궁금합니다. (***1/2) 


P.S.

 에이미스는 영화가 작년 깐느 영화제에 초연되던 날에 사망했지요.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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