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1 16:09
요새 유투브에서 안나오는 데가 없는 '다나카'를 저는 위의 동영상에서 처음 봤습니다.
요새는 한국에서 방송 활동, 유투브 채널 운영하는 외국인들이 하도 많아서 그 중 한 명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통역을 너무 못해서, 아무리 웃기려고 해도 그렇지, 저런 사람을 통역하라고 불러왔어?
라고 했는데 댓글을 보고 검색을 하니 개그맨 김경욱 씨의 부캐라는 거에요;;;
아니 정말 별 생각 없이 보니까 일본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 참 그런데 이 채널의 '튀르키예즈' 컨셉은 좀 문제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새도 이렇게 타문화 전통 복장에 우스꽝스러운 콧수염을 그리고 과장된 억양으로 연기해도 되는지;;;
아무도 지적을 안 하는 것 같아 이상합니다. <심슨>에서는 아푸 캐릭터도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
그리고 연달아서 <교섭>과 <유령>을 봤는데 전자는 영어 대사, 후자는 일본어 대사 연기가 많이 나옵니다.
실제 외교부 직원이어도 우리가 예상/기대하는 미국, 영국식 영어를 구사하지는 않고
한국식 억양, 발음이 섞인 영어로 말할 수도 있겠죠.
그래도 이건 뉴스나 다큐가 아닌 보고 들으면서 몰입해야할 영화이니
어느 정도의 톤으로 외국어를 구사해야 할지 좀 더 고민하고 연구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황정민 배우의 영어 대사는 그냥 한국식 발음도 아니라 영어 학습 초보자가 철자 그대로 읽는 것 같아서
종종 몰입이 깨졌습니다. 아니면 아프가니스탄 관리도 자기 식으로 영어 대사를 말하는데
저 혼자 너무 엄격하게 구는 것일까요?
그런데 '몰입' - 호불호를 떠나 영화에 대한 공감 가능성 정도를 말하자면, <교섭>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다 아시는대로 샘물교회 선교단 피랍 사건에서 소재를 가져왔다는 겁니다.
물론 국가의 자국 국민의 무한 보호는 당연한 전제이지만 과연 해당 사건에 대해 우호적인 사람이 몇 이나 될지 매우 회의적인데요,
......<교섭>이 박스오피스 1위군요. 역시 저의 제작이나 기획력은 빵점인 것으로.
어쨌든 호감 못 받을 줄 알아도 쉽게 가려고 유명 실화를 소재로 삼고, 그걸 제작진들도 아니 인질 쪽에는 거의 조명을 주지도 않고
현빈 배우의 액션 에피소드로 채운 오락 영화로 풀어내서 아쉽습니다.
중요한 대사 - "아프가니스탄은 제국주의자들의 무덤이다"가 인상적이었는데
이 대사의 관점에서 새로운 소재를 잡아서 서사를 풀어나갔으면 전혀 다른 - 더 흥미로운 영화가 나왔을텐데 말이죠.
--- 아니 그러니까 우린 흥행 1위 '액션-오락 영화'를 만들려고 한 거 맞아,
제국주의 국가들 틈새에 낀, K-문화 강국 이전의, '남한'에 관한 얘기 하려고 한 거 아니야,
이러면 할 말 없습니다만.
<유령>의 박해수 배우의 일본어도 좀 어쩐지 너무 한국어 말하는 것 같다?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어차피 한국 배우가 나오는 한국 '영화'이니 일본어 비중은 극도로 줄여도 어색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보고 싶은 영화는 많긴 한데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 영화관에 가서 2-3시간씩 앉아서 보기가
웬만하면 정말 내키지가 않아요. 그래서 <유령>도 CGV 할인권이 생겨서 겨우 보러 갔는데
영화관에서 보길 잘했다 싶습니다. 이하늬 배우가 스크린에 꽉 차서 이솜 배우를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ㅠㅠ,
설경구 배우와 시원하게 치고 받고 싸우고, 박소담 배우와 총 쏘고 폭탄 터뜨리고-- 큰 화면으로 보는 즐거움이 넘칩니다.
이해영 감독 영화는 처음 보는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천하장사 마돈나>,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감독이네요.
<독전>은 못 봤습니다. 세트와 미술에 신경을 많이 쓰는 감독인가봐요.
<유령>도 영화관, 호텔 등 세트와 배우들 의상이 매우 화려합니다. 마지막 클라이맥스의 결투 장면도
'멋지게' 연출하는데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납니다.
<한산: 용의 출현>이 변요한 배우가 일본어로 편지글을 읽는 장면으로 시작하지 않나요?
듣는 순간 아니 이건 어느 나라 말이야! 싶었습니다. 현대극이 아니고 사극이니까
억양 잡기가 쉽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일본 사극 보고 연구 좀 하셨으면 좋았을 것을.
일본어 못하는 제가 듣기에도 억양은 둘째 치고 발음도 많이 어색한 것 같더라고요.
......그럼 너네가 외국어로 연기 해보라고요? 원래 장기 구경꾼이 훈수에 끝이 없고
젯상 안 차리는 사람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겁니다.
2023.01.21 19:17
2023.01.21 22:22
전설의 미드 '로스트'의 한국어 장면들이 생각나네요. ㅋㅋ 그렇죠. 외국어를 하더라도 연기는 연기인데 그게 극중 설정과 안 맞게 어설퍼 버리면 연기 잘 하는 배우를 캐스팅하더라도 다 소용 없는 것 같아요.
문득 생각나는 실화인지 그냥 개그인지 이야기가 있네요.
왠지 실화일 것 같아서 웃겼어요. ㅋㅋ
2023.01.21 23:46
교섭이 연휴시즌 노린 신작 개봉빨로 1위 먹은 것 같은데 작품에 대한 반응이나 관객수 보면 손익분기점 못넘길 것 같아요.
2023.01.21 23:52
2023.01.22 23:22
다나카라는 사람은 라디오 스타에 나온 걸 잠깐 봤는데 처음엔 모르는 일본사람인데 왜 나왔지?... 했다가 이야기하는 거 몇분 듣고는 한국사람이란 걸 알아챘습니다. 한국사람이 일본어 할때 표가 나는 부분이 있거든요. 자기 생각에는 잘하는 것 같아도 본인은 못느끼는 그런 게 있어요. 그래서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하는 연기는 하기가 힘들죠. 잘못해도 자기가 그걸 모르거든요. 그걸 주변 사람들이 캐치해서 다듬어 주면 좋겠지만 주변사람들도 못알아챈다면 별수없죠. 누구나 다 인정하는 베테랑 원로배우들도 사투리연기같은 거 할때는 표가 나거든요.
오~래전에 어떤 컴퓨터 관련업체에 놀러갔다가 나이 좀 지긋하신 거기 사장님이 전화로 비지니스 상담을 하는 걸 들었던 적이 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영어로 말을 하는데 발음이 완전 70년대 기초영어 서적에 나온 한국어 독음 수준이었거든요. 일본식과 한국식 발음이 섞여있는 그런 거요. 사용하는 단어 수도 그렇게 많지 않고 아주 쉬운 단어들만 사용했습니다. 정식으로 배운 영어같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발음이 좋고 나쁜것과 관계없이 말이 끊임없이 유창하게 이어지는 거였습니다. 전화 상대방도 다 알아듣는 것 같고요. 그때, 영어는 미국사람처럼 꼬부랑 발음을 하거나 고급스런 어휘를 쓰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상대방과 대화가 되면 되는구나...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설정상 원어민이 아니라 한국사람이 외국어로 이야기하는 상황이라면 좀 거칠게 하는 것도 나름 리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최소한 뭔소리를 하는지 알아는 들을 수 있어야겠죠.
전에, 제목은 기억 안나는 대만영화를 본적이 있는데 주인공 배우가 정말 무시무시한 발연기를 해서 진짜 영화를 보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근데 그사람이 대만 영화계의 네임드 배우였거든요. 발연기한다는 소리를 들을 사람이 아닌데... 원인은 그분 영화속 대사 반정도가 일본어였어요. 내용상으로는 일본에서 오래 살아서 일본인과 대화가 가능한 사람으로 나오는데 거의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요. 아니... 저게 일본어라는 것조차 알기가 힘든 괴상한 언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