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임금 프레임 만들기

2010.07.01 04:42

푸네스 조회 수:2799

요즘 최저임금을 다시 정하고 있는데요. 

대다수의 비정규직이 최저임금조차 보장 받지 못하고 혹은 간신히 최저임금의 경계에 있다는 점에서 법적인 최저임금을 정하는건 매우 중요한 문제지요.

그런데 지금 10원을 올리네 700원을 올리네 이런 식으로 논의를 끌어가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기 어려운 것 같아요. 


어차피 정치적 영역에서의 싸움이 프레임을 선점하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최근의 선거가 "무상급식" "부자급식" 등으로 프레임을 둘러싼 싸움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볼 때, 최저 임금 관련해서도 어떤 프레임이 필요하지 않을까해요.


구체적으로는 최저임금의 시급을 받아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부각시키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아래 기사를 보세요.


http://www.asiatoday.co.kr/news/view.asp?seq=367798


최저임금 국제비교에서 흔히 인용되는 것이 바로 맥도날드 햄버거 지수다. 

최저임금은 각국의 임금 정의, 계산방식, 포괄대상자 범위, 조사방식 등이 상이해 단순비교가 어렵지만 맥도날드 햄버거 식당은 세계 140여개 국가에 존재하고 있으며, 국가에 관계없이 거의 동일한 기술을 사용해 거의 동일한 제품을 생산해내기 때문에 비교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최근 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최저임금으로 하나의 빅맥만을 구매할 수 있는 반면, 미국, 영국, 벨기에, 네덜란드, 일본, 프랑스 등이 모두 2개의 빅맥을 구매할 수 있으며 호주는 4개 정도까지 빅맥을 구매할 수 있다. 


이건 어느 블로그에 실린 최저임금/빅맥지수 비교 표에요.

http://www.mymits.net/zboard/zboard.php?id=free&no=36346


위의 기사에서 보듯이 최저임금은 사실상 그 나라의 물가 수준을 고려해서 정해져야 하지요. 빅맥 지수로 최저 임금을 비교하는 것 역시 바로 그런 이유때문이고요.

한국에서는 4110원 받아서 빅맥 세트를 먹을 수가 없지요. 제가 살고 있는 하와이는 법정 최저 임금이 7.25  달러네요. 여기서 동네 맥도널드에서 빅맥을 사먹으면 택스 포함해서 6불이 조금 넘는 것 같아요. 보통 빅맥지수를 평균임금과 비교해서 얼마큼 일해야 빅맥을 하나 먹을 수 있는지 (http://photohistory.tistory.com/6207) 이런 건 있어도 최저임금과 관련한 공식적인 지수는 찾기 힘든 것 같아요. 


빅맥이 우리 실정과 잘 맞지 않는다면, 한 시간 일해서 점심 한끼를 사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가 최저임금이 인간다운 삶을 최소한 보장하는지 아닌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같은 식으로 생각해볼 때, 하와이주에서는 최저임금 시급을 받는 노종자가 시급으로 점심 한끼를 해결할 수 있지요. 한국의 현재 4110원으로는 보통 5000-6000원 하는 백반을 사먹을 수 없지요. 


"점심 한끼 못 사먹는 시급" "점심한 끼 먹으려면 한시간 넘게 일해야" 뭐 이런 식으로 좀 더 구체적인 프레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지금 30원을 올려야 하네 700원을 올려야 하네 이런 논의는 사실 왠지 최저임금을 올리려고 하는 사람의 욕심이 드러나는 것 같은 효과를 주기도 해요. 발전을 위해서는 서로 조금씩 손해봐야 하고 노동자도 양보해서 30원만 올리자. 이런 의외로 효과 있는 프레임 속에 같혀 버릴 위험이 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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