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2 23:55
오늘 밤 12시 5분 EBS1 영화는 <졸업(The Graduate, 1967)>입니다.
metacritic 평론가 평점 83점, imdb 관객 평점 8.0점으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네요.
저도 이 영화에 9점을 줬던데 (저의 최고 점수)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기억이 안 나서 오늘 다시 봐야겠습니다. ^^
1968년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고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촬영상 후보였습니다.
영화음악 부문에서 1969년 그래미상도 수상했네요.
제가 좋아하는 폴 데스몬드의 연주로 한 곡~
Paul Desmond - Mrs. Robinson
오늘 밤 12시 45분 KBS1 [독립영화관]에서는 장률 감독의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를 방송합니다.
제목은 많이 들었지만 어쩐지 그렇게 재미있을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이라 저는 <졸업>에 더 마음이 기울긴 하는데
박해일, 문소리, 장진영, 박소담 배우가 출연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보시고요.
더운 여름밤 좋은 영화와 함께 밤을 불태워 보아요. ^^
영화 시작하기 전까지 몇 곡 듣고 있으렵니다.
Paul Desmond - <Bridge over Troubled Water>
2019.08.03 03:16
2019.08.03 15:52
고전킹 영화네요.
2019.08.05 00:12
맘에 드는 king 노래를 못 찾아서 대댓글 달기 포기했는데 달콤한 8월 노래를 찾아서 한 곡~ ^^
Christy Baron - First Day in August
이 영화의 초반 40분 정도는 정말 이 영화를 최고의 코미디 영화 중 하나로 꼽기에 부족함 없이 잘 만든 것 같아요.
노련한 로빈슨 부인이 풋내기 벤자민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장면은 정말 웃음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죠.
갓 대학을 졸업한 벤자민이 로빈슨 부인과의 육체적 관계에 점점 옭아매여 가고 스스로를 타락한 무가치한 인간으로
여기게 될 즈음 로빈슨 부인의 딸 일레인을 만나게 되고 사랑하게 되고... 이쯤되면 뻔한 불륜치정 드라마가 되는 것
같은데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벤자민이 결국 로빈슨 부인과의 관계를 끊어내고 일레인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데
성공한다는 거죠.
로빈슨 부인과의 은밀한 관계를 그냥 유지하는 편이 어른을 공경하고 예의도 바른 심약한 벤자민에게는 더 안전한
길이었을 텐데... 왜냐하면 일레인과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벤자민을 사회적으로는 더 추악한
인간으로 만드니까요.
그냥 로빈슨 부인과의 관계에 머무르면 불륜을 저지르는 것에서 끝나지만 그 딸과 관계를 맺게 되면 모녀와
관계를 한 천하의 몹쓸 놈이 되죠. 그러니까 벤자민이 로빈슨 부인과의 공허한 육체 관계에서 벗어나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일레인을 포함하여) 주위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더럽고
쓰레기 같은 인간, 천하의 패륜아로 여기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는데 벤자민은 그 길을 택하는 거죠.
(로빈슨 부인과의 관계를 밝히지 않고 일레인을 속이며 새로운 시작을 할 수는 없는 일이고, 로빈슨 부인이
벤자민이 진실을 감추고 일레인과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도록 그냥 놔두지도 않을 테고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머니와 관계를 했다는 죄의식에 짓눌려 그 딸과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포기가 정상적인 윤리적 행동으로 보이기 쉽고요.
그렇지만 그런 선택을 한다면 벤자민은 철 없었던 젊은 시절의 잘못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한 자신을
미워하며 그 회한으로 미래의 삶까지 놓치며 아무렇게나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르죠.
로빈슨 부인과의 관성적인 무의미한 관계, 그저 쾌락을 추구하는 관계를 끊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오히려 벤자민을 더 추악한 인간으로 만들지라도 자기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실한
관계를 택하는 것이 어쩌면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 아닐까... 자신과 자신에게 소중한 것에 진실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공허한 관계 속에 숨을 때보다 사회적으로 더 추악한 인간으로 간주되는 그런 가혹한 시선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