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앨버트 피언 감독작품.

1편이 극장에선 200만불인가 벌고 말았지만 비됴시장에서 선전했는지 속편이 나왔습니다.
피언이 처음 만들어보는 속편일겁니다. 근데, 피언의 버릇인지 모르겠는데 속편이라면서 전편과 연관점이 거의 없다시피한 완전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1편은 주인공 알렉스 레인이 인간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로봇들을 본격적으로 때려잡으러 길을 나서는 우리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장면에서 끝났습니다... 당연히 속편에선 웨슬리 스나잎스가 흡혈귀 때려잡듯 올리비에 그루너가 로봇들을 신나게 줘패는 장면들이 나와야하지 않겠습니까... 근데 이 속편은 시작하자마자,
"알렉스 레인은 실패했다"
...라는 자막이 큼지막한 글씨로 나옵니다.

인간과 기계와의 전쟁이 벌어져 (알렉스는 일찌감치 죽고) 기계가 이기고 인간은 노예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수십년 후...

팬들의 기대를 완전히 쌈싸서 시궁창에 버리는 전개인데... 나름 근거는 있습니다.
[네미시스]의 최초 공개버전은 알렉스가 실패하는 걸 암시하는 엔딩이었습니다. 그 뒤로 배포된 대부분의 버전에선 그 장면이 삭제되었어요. 그래서 오피셜 취급은 못받았는데, 2편에선 그 '또다른 엔딩'을 기초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건가 봐요. 어쨌거나 팬들의 기대를 엿먹인 거죠.
이 영화는 앞에 나오는 자막만 빼면 전편과는 완전히 따로 노는 내용이라서 원래 다른 영화 찍다가 [네미시스] 속편으로 둔갑시킨 거 아니냐는 추측도 있을 정도ㅂ니다.

어쨌거나 완전한 미래가 배경이니 좀더 적극적인 SF 기믹들을 선보이려나... 싶더니만 또 기대를 빗나갑니다.

인간측에선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짊어질 초인을 태어나게 만들었는데, 기계측이 이걸 눈치챕니다. 아이 엄마는 시간여행(...)으로 과거로 도망치고, 기계측은 미래에 재앙이 될 요소를 배제하기 위해 과거로 살인기계 네뷸라를 보냅니다.

그니까 [터미네이터] 재탕이예요. 미래가 배경이면 돈들어가니까 배경을 현재(전작보다도 더 과거인 90년대)로 옮기고, 거기다 하와이 로케 비용도 비쌌던지 이번엔 작중 배경이 아프리카ㅂ니다. 그래서 영화 내내 사막, 황무지, 폐창고 밖에 안나와요. 당연하게도 아프리카 근처도 안가고 찍었고요.

이번에 터미네이터 역할을 하는 네뷸라(영화의 부제이기도 합니다)가 가진 특성은 시야를 교란해서 투명해지는 능력이 있고 레이저총을 몸에 장착하고 있습니다. 그니까요... 짝퉁 프레데터예요. 생긴 것도 그렇고...

알렉스 레인의 뒤를 잇는 주인공은 역사속 위인 알렉스의 이름을 딴 알렉스. 거기다 설정상으로는 소녀인 것 같습니다. 원래 [네미시스]의 주인공을 알렉스라는 이름의 소녀로 하려고 했었다니, 속편에서 소원성취한 거죠.

여성 보디빌더인 수 프라이스가 알렉스 역으로 영화 데뷰를 했습니다.(그리고 평생 대표작이 이 알렉스역)

캐릭터는 바뀌었더라도 그루너가 계속 주인공으로 나올 수도 있었을텐데... 그때 그루너가 비싸게 불러서 회사랑 사이가 나빴었다나 봐요. 그렇게 출연이 무산되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원래 생각대로 여자로 가보자...고 한것 같은데 새로 기용한 여주인공이 별무매력이라...


프라이스는 도저히 소녀로는 안보이는 얼굴입니다. 뭐 유전자 조작된 초인이니까 노화성장이 빨랐겠거니 생각하면 되겠죠. 일단 확실히 쎄보이는 외모이긴 합니다.
그치만 근육이 울퉁불퉁한 것 말고는 딱히 초인이라고 느낄만 할 다른 걸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힘도 보디빌더가 내는 근력 이상으로 강하지는 않은 것 같고요.

글고 사이보그건 초인이건 이 시리즈에선 다들 총질만 해요. 이번엔 홍콩영화 스타일도 아닙니다.


전작보다 건물 펑펑 터트리는데 폭약은 더 많이 쓴것 같지만 액션은 훨씬 더 시시하고, 디자인 센스도 전작보다 떨어진데다, 전작은 그래도 특수효과를 네임드 업체가 맡아서 나름 괜찮은 그림을 보여줬지만 여기선 효과도 그냥 구립니다.
'저예산 치고는 비주얼이 괜찮다'는 피언의 장점이 이 영화에선 발휘되지 않아 그냥 싸구려로만 보입니다.


내용은... 거의 영화 내내 주인공이 네뷸라한테서 도망치는 것밖에 안나옵니다. 영화 거의 전체가 통으로 추격전인 영화. 그니까 이 영화도 나름 선구적이라면 선구적일지도...ㅎㅎ

글고는 이야기는 전혀 풀어놓은 게 없는채 네뷸라만 대충 처리하고는... 3편 예고하면서 끝납니다. 2,3편을 같이 찍었다나봐요.(이것도 [매트릭스] 보다 먼저...ㅎㅎ)
그니까 제대로 이해하려면 3편까지 같이 봐야겠지만, 둘 다 안보는 것도 좋은 방법 같기도...ㅎㅎ





-타이틀 롤 네뷸라 역을 연기한 사람이 채드 스타헬스키ㅂ니다.

-근데 스타헬스키는 영화 찍고있던 도중에 제작진과 싸우고 관뒀답니다.(이건 또 [프레데터]에서의 반담 이야기 같기도...게다가 또 네뷸라가 프레데터를 베낀많이 참조한 괴물...ㅎㅎ)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47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48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761
126054 카메라 어떤게 좋을까요...? [11] 아름다운인연緣 2010.06.13 3535
126053 어제 지하철 새벽 1시까지 운행한다던 거짓말.; [7] 덩달아익명 2010.06.13 4757
126052 지금 케이블로 제5원소 보고 있는데 [13] 자두맛사탕 2010.06.13 3774
126051 기분 나쁜/무서운 꿈 [2] AVATAR 2010.06.13 2521
126050 오늘 있었던 일... [2] Apfel 2010.06.13 1907
126049 [듀9] 당신이라면 지금 어떤 영화를 보시겠습니까? [8] 문피쉬 2010.06.13 2849
126048 추억을 잘 묻기, 잡담들 (요즘 볼만한 영화?). [4] art 2010.06.13 2128
126047 포화속으로 악플러 초청 시사회를 했다는데.. [7] fan 2010.06.13 3665
126046 뉴욕 여행 가게되었는데요 [2] 강건너 불 2010.06.13 2824
126045 기차타고 바람 쐬는거 [6] 가끔영화 2010.06.13 2846
126044 섹스 앤 더 시티 2, Glee 시즌 1 파이널 [2] 뤼얼버내너밀크 2010.06.13 4064
126043 [연애] 친구를 연인으로? [23] Kenny Dalglish 2010.06.13 5849
126042 포화속으로 봤어요..... (호평) [12] 디나 2010.06.13 5130
126041 [듀나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이야기를 다룬 영화 중에..... [4] 로즈마리 2010.06.13 2790
126040 차두리네이터 펌웨어 업그레이드 빌드오더 [8] 01410 2010.06.13 5077
126039 [Old 카메라] 장농 카메라 이런저런 이야기.. [7] 서리* 2010.06.13 3625
126038 컨닝하는 걸 봐주는 건 어떤 이유에서죠? [15] 나미 2010.06.13 4227
126037 끝도없군요 [1] 메피스토 2010.06.13 2182
126036 페르시아의 왕자 재미있어요! [4] 폴라포 2010.06.13 3206
126035 이런 조건에 맞는 영어단어 뭐있을까요? [14] 새로운아침 2010.06.13 523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