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0 23:57
- 최근에 나왔죠. 1시간 57분이고 장르는 포스터만 봐도 보이듯이 범죄 스릴러입니다.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포스터 이미지로는 별로 볼 의욕이 생기지 않는 느낌. 일본판 영화가 포스터는 차라리 낫네요. ㅋㅋ)
- 주인공 천우희씨의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핸드폰 알람으로 눈을 뜨고, 일어나서 sns 훑고, 버스 타면서 요금 내고, 단톡방에서 업무 얘기 하고, 약속 잡고, 쇼핑하고, 중고 거래 하고 뭐뭐뭐뭐... 그러니까 한 마디로 '우리 일상은 이미 스마트폰 없인 돌아가질 않아요'라는 맥락의 영상을 한참 보여준 후에, 드디어 천우희는 술에 취해 버스에 스마트폰을 흘리고 내리고, 그걸 주운 블링블링 is the 시완님께선 사이코패스 살인마이시구요. 이제 이 분이 어떤 수법으로 천우희 인생을 와장창 망가뜨리는지 천천히 구경하면 됩니다.
아. 그리고 다른 한 쪽에선 경찰이 실종자를 수색하다가 숲에 묻힌 시체를 발견하고, 연쇄 살인의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는데. 하필 그 단서를 잡은 형사가 유력 용의자의 아빠였다. 라는 이야기가 함께 전개됩니다.
('스마트'한 현대인의 일상을 잘 압축해서 보여주는 도입부가 인상적이었어요. 전 절대 그렇게 열심히 쓰진 않습니다만.)
- 천우희가 좋고, 또 이런 범죄 스릴러를 즐겨 보지만 이 영화엔 전혀 관심이 안 갔습니다. 왜냐면 제가 이거랑 같은 원작을 토대로 만들어진 나카다 히데오의 같은 제목 영화를 몇 년 전에 이미 봤거든요. 그리고 그 소감은 간단히 말해 '소재만 좋았던 총체적 난국 무비' 였습니다. 아니 정말로 이런 스타일의 영화가 갈 수 있는 가장 나쁜 길만 골라서 가면서 거기에 '일본 영화 느낌'의 부정적인 면들을 총출동 시켜 합체해 놓은 듯한 작품이었어요. 혹시라도 요 한국판을 재밌게 보고서 '일본 버전은 어떤지 궁금한데?' 싶으신 분들은, 그냥 평생 궁금해하세요. 제 말 믿으시는 게 좋습니다. ㅋㅋㅋ
('유능한 형사'와 '발암 캐릭터' 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우리 김희원 형사님.)
- 이런 사정으로 인해 woxn3님의 영업글을 읽은 후에도 사실 살짝 시큰둥한 마음으로 '선배 영화랑 차이점이나 확인해볼까'하는 맘으로 틀었는데요.
그래서 말하자면...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다른 이야깁니다. ㅋㅋ 진짜로 꽤 당황했네요. 걍 닮은 설정이 많이 나오니 표절 방어차 판권을 산 건가? 아님 원작은 원래 이런 내용이었는데 나카다 히데오가 막 뜯어 고치면서 말아 먹은 건가? 그래서 원작 소설 줄거리도 검색해보고 그랬는데. 원작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까발려 주는 글을 못 찾아서 완전히 결론은 못 내겠구요.
다만 대략적으로 추측해 보자면 영화 둘 다 개작을 꽤 많이 한 가운데 나카다 히데오 버전이 그나마 원작과 닮았구요. 한국판은 소설이 나온 후 7년의 세월 동안 생긴 변화들을 반영하고 일본판에서 만화스런 느낌(살인범에 '위험한 매력' 같은 걸 부여하려는 전개, '천재 탐정' 느낌의 젊은 미남 형사 등등)을 박박 문질러 지우고 거기에 한국적인 디테일을 심어 놓은 버전인 것 같습니다. 근데 뭐,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결과적으로 어땠냐면...
(코로나 상황이 아주 조금 반영되는데요. 사실 이런 장면을 자연스레 넣기 위해 편할대로 반영입니다. 거의 다 벗고 다녀요. ㅋㅋ)
- 재밌습니다! ㅋㅋㅋ 그럼 됐죠 뭐.
일단 빌런이 주인공의 핸드폰을 활용해서 서서히 압박해들어가며 파멸로 몰고 가는 과정이 꽤 그럴싸해요. 물론 뭐 '하필이면 그때'라는 식의 도움을 받지 않는 건 아닙니다만. 그런 걸 감안해도 꽤 잘 짜여졌다 싶은 느낌이 들어요. 원작에도 있던 설정은 좀 더 개연성 있게 고치고, 또 최신식의 디테일을 듬뿍 넣었는데 그게 자연스럽게 잘 엮여들어갑니다. 살짝 무리수는 있어도 충분히 가능은 하겠다... 라는 느낌이랄까요. 덕택에 초반부터 중반까지의 압박감과 긴장감이 꽤 강렬하게 살아나요.
그리고 중반부터는 뻔한 전개인 듯 하면서 슬쩍슬쩍 다른 길로 새는 식으로 재미를 줍니다. 범인의 정체가 생각보다 빠른 타이밍에 밝혀져버리고, 잡히려는 순간에 빠져 나가는 방법도 의외구요, 클라이막스 즈음에 가선 관객들을 살짝 속여서 반전을 만들고요. 마지막 마무리조차도 '아 그럼 이제 이러저러해서 그럴 차례네 ㅋㅋ' 하고 있을 때 읭? 스럽게 다른 방식으로 끝을 맺어 버려요. 분명히 이 장르 공식을 나름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 쓴 각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지금 말한 것들이 그 내용만 놓고 보면 별 거 아닌데, 보는 사람들의 '예측'을 정말 소소하게 피해가는 식이거든요. '그냥 되게 잘 만든 영화'를 만들기 힘들다면 이것도 아주 좋은 전략이죠. 괜찮았어요.
(아빠님의 예리함 역시 그런 '살짝 빗나감' 중 하나라고 느꼈습니다. 여기 나온 등장인물들 중 가장 예리하셨던 듯.)
- 배우들도 열일을 해줍니다. 천우희는 참 평범하지만 또 나름 강단이 있는 인물로 설정되어서 감정 이입과 응원을 효과적으로 끌어내 주고요. 임시완은 사실 특별한 연기력보단 그냥 어울리는 비주얼과 적당한 연기 지도만 따라주면 될 듯한 역할이지만, 암튼 그게 다 잘 되어 있고 결정적으로 필요 이상의 디테일이나 얘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어서 꽤 깔끔한 빌런이라는 느낌. 그리고 김희원은... 예전에도 몇 번 보여줬던 성실하고 능력도 있지만 결국 보탬이 안 되는 남자 역이라 익숙한 느낌인데요. ㅋㅋㅋ 게다가 캐릭터가 좀 진상이기도 한데, 어쨌든 연기는 딱 그에 어울리게 잘 해줘요. 사실 이런 소규모의 소소한 장르물엔 배우들 연기도 꽤 중요한데, 감독이 각각의 캐릭터를 확실히 잡고 연기 지도를 잘 한 것 같단 느낌이 들었어요. 이게 데뷔작이라니 정말 차기작을 기대해볼만도 하겠네요.
(참고로 요 장면, 이 전개는 일본판 영화에도 똑같이 나옵니다. 당연히 원작에도 나오는 거겠죠.)
- 뭐... 근데 당연히 단점은 있죠. ㅋㅋㅋ 이게 뭐 스릴러계의 시민 케인 같은 걸 의도한 영화도 아닌데요.
대표적인 거라면 위에서 말한 형사 캐릭터입니다. 얘가 무능하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이런 스릴러물의 보탬 안 되는 형사 캐릭터로서는 감도 좋고 꽤 유능한 편인데요. 스토리상 족쇄를 하나 채워 놓고 얘를 계속 진상 캐릭터로 만듭니다. 그러니까 영화에 똑똑한 재미를 주기 위해 유능한 수사관 하나는 넣어야겠고, 근데 갸가 범인을 멋지게 체포해버리면 이야기가 안 되니까 핸디를 넣어서 못 잡게 만들자. 이런 계산이 아니었나 싶은데, 덕택에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관객 몫으로 넘어갑니다. ㅋㅋ 사실 이게 실화라고 치면 이 형사는 해직도 필요 없고 바로 참수를 당해도 싼... (쿨럭;)
그리고 중반쯤에 가면 주인공도 살짝 갑갑한 짓을 하긴 해요. 일단 자기 폰이 해킹당했고 거기에 든 모든 정보와 그간의 사생활이 다 털렸다는 걸 알았다면 저라면 당장 임시용으로라도 아예 새 폰을 사겠습니다만. '넌 찜찜하지도 않니?'라는 생각을. ㅋㅋ 이런 소소한 갑갑함이 없진 않은데, 뭐 이 정도는 장르적 허용으로 당연히 납득이 되는 부분이죠. 크게 거슬리진 않았습니다.
(극중에서 천우희가 임시완 얼굴 평가를 하는데요. '글쎄 뭐 그냥 깔끔하게 생겼어' 라고... 극중에서 이 분이 싱글인 이유를 알겠...)
- 암튼 재밌게 봤습니다. 일본판과 비교해서 보다 보니 오히려 더 재밌게 본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잘 빠진 스릴러에요. 원래 극장 개봉용으로 만들었다는데 그냥 극장에 걸었으면 은근 흥행 잘 됐을 것 같아서 아쉽더군요. 비슷하게 요즘 문물을 활용한 일상 공포형 스릴러로 성공했던 '도어락'보다 분명히 잘 만들었고, 또 일상 밀착 공포라는 작품 컨셉도 훨씬 잘 살렸는데요. 부디 넷플릭스에게 두둑히 받아냈길 바라구요.
그렇다고 많이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 천우희 나온다! 임시완도 어쨌든 잘 생기게 나온다!! (그렇긴 합니다! ㅋㅋ) 소소하게 잘 빠진 스릴러 하나 보고 싶다!!! 뭐 이런 생각으로 가볍게 틀어보시면 충분히 만족스럽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절대 안 보려고 했던 저를 낚아주신 woxn3님 감사하구요. ㅋㅋㅋ 잘 봤어요.
+ 임시완이 등장인물을 유도해서 해킹앱을 깔게 하는 장면에서 그 앱의 파일명이 나오는데 그게 무려 peepers.apk 입니다. 이건 깐 놈 잘못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 ㅋㅋㅋㅋㅋㅋㅋ
++ 여기에서 천우희의 베프역으로 나오는 김예원은 '도어락'에도 나왔었죠. 마찬가지로 변태에게 걸려 개고생하는 친구를 돕는 베프 역할이었는데. 나름 전문가랄까... ㅋㅋ 그리고 역할은 작지만 오현경씨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어요. 연기도 좋았네요.
+++ 소설에는 속편이 있습니다. 일본에선 그것도 이미 영화로 만들었구요. 하지만 1편을 워낙 별로로 본 데다가 특히 막판에 빌런을 무슨 어둠의 카리스마 천재처럼 묘사했던 전개를 볼 때 2편은 그냥 짜증날 것 같아서 안 봤네요.
++++ 흰 글자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역시나 댓글로 언급은 말아주시고요.
그러니까 김희원 형사님이 뛰어난 수사력으로 순식간에 범인 단서를 다 잡고도 못 잡아들이는 건 그게 한참 전에 집을 나간 (정확히는 본인의 모자람으로 집을 나가게 만든) 자기 아들이라고 생각해서였습니다. 잡아도 내가 잡는다!!! 였는데. 그때 바로 보고를 해버렸으면 천우희랑 천우희 아빠도 그 고생 안 했고 본인도 나중에 책임질 일 안 생겼죠. 쯧쯧.
그런데 형사가 범인의 소굴(=핸드폰 수리점)을 찾아낸 그 시점에 천우희도 눈치를 채고 그 곳을 찾아가는 바람에 형사들과 천우희가 만나요. 그리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때 김희원과 동료가 천우희에게 이게 그냥 도촬 변태 사건이라고 뻥을 칩니다. 미친 놈들이죠. ㅋㅋㅋㅋ 암튼 그 말을 들은 천우희가 자기가 임시완을 자기 집으로 끌어들이겠다고 제안을 하고, 또 이 미친 형사들은 이런 민간인 미끼 작전에 오케이를 합니다만. (나중에 보고서엔 뭐라고 적으려고??) 정작 임시완과 마주친 형사들은 그냥 임시완을 보내줘버리는데... 얼굴을 보니 절대로 김희원의 아들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죠. (역시 미친 놈들입니다. 일단 잡아 놓고 천우희를 불러다 확인을 해야지. ㅠㅜ)
어쨌든 마지막에 밝혀지는 바에 의하면 형사님 아들은 이미 예전에 죽었고, 그것도 임시완의 첫 희생자였습니다. 임시완이 아들을 살해한 후 아들의 신분으로 위장해서 살아왔기 때문에 남겨진 단서들이 아들을 가리키게 되었던 것. 물론 임시완이 작정하고 이 형사를 농락하기 위해 떡밥을 솔솔 던지며 낚아댄 것도 있구요.
암튼 그렇게 사라지는가 했던 임시완은 혼자가 된 천우희가 자기 아빠 집으로 찾아갈 걸 예상하고 그 집에서 아버지를 인질로 잡아 두고 기다리구요. 형사들 차를 타고 아버지 집에 간 천우희는 형사들이 급한 일 생기면 연락하라고 건네주는 명함을 받아들며 '별 일 없어도 시간마다 문자할 테니 문자 안 오면 나 구하러 와라'라고 말을 하죠. 당연히 임시완은 해킹폰으로 그 대화를 다 듣고 있구요.
이제 장르 클리셰대로 인질 아빠를 구하기 위해 탈출을 포기한 천우희는 임시완의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들으며 아빠와 함께 욕조에서 익사당할 위기에 처합니다만. 그때 임시완이 천우희가 흘린 형사 연락처를 집어 들고 들여다봐요. 그리고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문자 말고 전화. 전화 안 오면 구하러 오세요.' 그리고 바로 집으로 후배 형사가 들어오고, 임시완이 장르물 연쇄 살인마답게 기척을 죽이며 뒤로 접근하는데... 기대와 다르게 더 먼저 들어와 있던 김희원 형사가 숨어 있다 튀어나오며 단번에 제압해 버려요.
김희원은 임시완을 의자에 묶어 놓고 두들겨 패며 분노하고, 후배 형사는 천우희를 구하고 호흡을 멈춘 아빠에게 CPR을 시전합니다만 살아날 기미가 잘 안 보이구요. 그래서 서럽게 눈물 흘리는 천우희의 눈에 "아 뭐 쏘지도 못할 총 같은 거 좀 치우라구요. 내가 미안하다니까? ㅋㅋ" 하고 이죽거리는 임시완이 보이고, 후배 형사가 CPR 하느라 옆에 내려 놓은 권총이 보입니다.
잠시 후 이죽거리던 임시완이 갑자기 식겁한 표정을 하고, 천우희가 저벅저벅 걸어와서 임시완을 쏴 버려요. 다행히도 배를 쏴서 죽지는 않았고, 바로 그 때 천우희 아빠가 기적적으로 소생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천우희는 임시완 때문에 당했던 직장 누명이 풀림은 물론 전국적인 유명인이 되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카페도 대박이 나요. 그리고 천우희를 줌으로 몰래 찍는 핸드폰 카메라 시점이 한참 나오다가, 천우희가 그 쪽을 똑바로 바라보는 순간 끝입니다.
2023.02.21 00:38
2023.02.21 01:03
영화의 평점이 그리 높지 않던데, 아마 말씀하신 그 후반부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타이밍 흔드는 건 좋은데 마치 클라이막스일 것처럼 전개하다가 이후로도 거의 50분을 더 끌고 나가니 말씀하신 것처럼 '이젠 좀 끝내지?'라는 생각이 저도 조금 들긴 했어요. ㅋㅋ 김희원 캐릭터의 진상질도 상식적인 선을 넘었고...
김희원씨는 정말 한 번도 확 주목 받은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가늘고 길게 잘 버텨내시는 것 같아 괜히 응원하게 됩니다. ㅋㅋㅋ 비슷한 역을 자주 맡아서 그렇지 연기력도 충분하구요. 임시완도 잘 했고 천우희도 잘 했고 배우들은 정말 다 잘 했죠. 저렴한 예산으로 만든 스릴러인데 안 저렴해 보이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느꼈어요.
일본 영화판 결말 끝내주죠? ㅋㅋㅋㅋ 그게 실제로 보면 더합니다. 갑자기 무슨 만화책마냥 명탐정 vs 천재 범죄자 대결로 흘러가는 것도 당황스럽고, 난데 없는 주인공의 숨겨진 과거 반전은 쌩뚱맞을 뿐더러 여성에 대한 그 동네 특유의 고루한 시선까지 느껴져서 불쾌할 지경이구요. 진짜로 감독님 각색 짱 잘 하신 겁니다. 이걸 사람들이 알아줘야 한다구요!!! 하하.
뭐 범인이야 문자 그대로 '싸이코'이고 자기가 만든 놀이 규칙대로 플레이를 반복하는 거다... 라고 대충 이해해줄 수 있겠습니다만. 전 그보다 그 놈이 그 젊은 나이에, 그 얼마 안 되는 기간 동안 길 가다 우연히 핸드폰을 7~8회나 주웠다는 게 가장 큰 개연성 구멍이라고 느꼈습니다. 게다가 그게 또 우연히 거의 다 여자폰이었다는 것도... ㅋㅋㅋㅋ 전 평생 딱 한 번 주워봤는데요.
2023.02.21 12:49
아 정말 가장 큰 개연성은 생각해보니 그게 맞네요. 우연히 스마트폰을 주워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행보 ㅋㅋㅋㅋ
김희원씨는 가장 주목 받았던 때가 처음 주목 받았던 <아저씨>의 방탄 유리였던 것 같습니다. 이후로는 꾸준히 하시지만 제 기억에 남는 배역은 없었는데 이번엔 참 딱이었어요. 내내 찌푸린 그 인상 자체가 캐릭터였죠. 아내한테 밥 차려주던 씬에서 연기도 참 좋았고
2023.02.21 23:56
뭔가 좀 평가가 별로인 영화에서 크게 연기력이 필요 없는 덜 중요한 역할들로 많이 나오셨죠. 올레티비에서 무료로 제공하길래 아무 생각 없이 봤다가 김다미와 김유영의 이름만 남긴 '나를 기억해'에서 형사 역할 맡고 했던 연기가 이 영화랑 많이 비슷했어요. 뭐 연기는 괜찮았는데, 김희원은 물론 두 여주인공 배우들도 잘 했는데 영화가 영...;
2023.02.21 07:34
재밌게 보셨다니 이제 좀 안심이 되네요. ㅎ 말씀하신 것처럼 고만고만한 장치를 미묘하게 타이밍이 어긋나게 배치한 게 괜찮은 요소였던 것 같아요. 기본적인 화면 구성도 꽤 괜찮게 봤구요. 기본기가 좋은 감독인 것 같아서 다음 영화도 기대가 됩니다. 이래저래 공부 열심히 하신듯.
역시 원작이랑은 아주 멀었군요. 그래도 가져온 장면이 있다니 그점은 놀라워요. 어제 넷플릭스에 공개된 천우희의 '앵커'를 봤는데 이것도 비슷한 완성도로 고만고만 재밌게 봤어요.
제가 속편을 만든다면 평범한 카페 사장이지만 왠지 어울리지 않게 고급 주택에 사는 아빠님이 각성하셔서 본격 탐정으로 전직하는 내용으로 갈 것 같아요. 강단있는 딸과 능력 있는 형사의 서포트를 받으면서요. ㅋ
2023.02.21 15:52
2023.02.21 16:19
2023.02.21 23:59
맞아요 일본판 영화도 그렇게 전개됩니다. 그래서 일본판이 한국판보단 원작에 충실했구나... 했는데 명탐정스런 형사는 또 소설엔 없나 보네요. 그렇다면 결국 나카다 히데오가 잘못한 걸로. ㅋㅋ
맞아요. 사실 나만 조심한다고 완전히 안전해질 수 있는 단계는 한참 전에 지난 것 같죠. 그러고보면 스마트폰 의존을 줄여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이게 또 워낙 편하니까... 저같은 경우엔 거의 웹서핑에 필요할 때 기록용 사진 조금 정도로 쓰지만 뱅킹은 정말 오프라인이나 pc 대비 압도적으로 편해서 안 쓸 수가 없더라구요. 하하.
소설은 속편까지도 괜찮은가 보네요. 하지만 제가 본 일본 영화판이 워낙 별로라서 영화 속편까진 손을 못대겠습니다(...)
2023.02.22 06:32
2023.02.22 17:01
혹시 무료로 보실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냥 원작 내용 얼마나 반영하고 얼마나 바꾸었나 확인차... 라는 맘으로 가볍게 틀었다가 영 별로다 싶으면 끄셔도 되겠지만, 돈을 내고 보셔야 하는 상황이라면 역시 말리고 싶습니다. ㅋㅋ 많이 별로였어요.
2023.02.24 16:09
처음부터 남의 핸드폰 액정깼다고 사설수리점에 맡길때 어이가 없더라구요
무방비로 당하던 주인공이 드디어 감을 잡고 어느 장소에 갔다가 누구랑 맞닥뜨리면서 국면전환이 되는 딱 중반부까지는 정말 훌륭한 웰메이드였는데(트집 잡을 거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냥 적당한 스릴러 대중영화 기준으로 ㅋ) 이후로는 전개되는 상황들이 여러가지로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하게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스포일러 부분에 적어주신 그 경찰 콤비의 뒷목 잡게하는 각종 무리수들이 가장 컸어요 ㅋㅋ 클라이막스도 나름 머리 굴린 괜찮은 반전들이 있긴 했지만 그냥 빨리 페이스를 올려서 저 미친놈 응징하고 끝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 정도로 좀 질질 끄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후반부 아쉬움들을 감안해도 전체적으로는 웰메이드라고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랜만에 넷플에서 공개된 한국'영화' 중에서는 재밌게 본 작품이었습니다.
천우희는 역시나 대한민국 젊은 여배우 중에서 가장 믿고 보는 이유를 이번에도 보여줬습니다. 이런 장르물의 주인공 다운 후반부 각성(?) 이후의 언급해주신 그런 강단있는 모습들도 좋았지만 초반에 딱 요즘 세대 한국 젊은 여성 직장인 느낌의 생활연기도 좋았고 아빠한테 적당히 투정도 부리면서 애교도 날리는 그런 디테일함을 잘 살리더라구요. 임시완은 <비상선언>에 이어 요즘 갑자기 싸이코 악역에 재미가 들렸나 싶은데 굉장히 장르적인 빌런이라 뻔할 수 있고 어떻게 보면 연기하는 방법이 이제 교과서처럼 정해져있다고 봐도 될 캐릭터인데도 막상 보면서 진부하다는 생각은 잘 안들었어요. 김희원은 정말 찰떡 캐스팅이었던 것 같고 저도 오현경씨 반가웠습니다. 주인공 친구로 나오신 분도 딱 역할에 맡게 잘하셨구요.
+ 저는 일본의 원작, 영화를 제목만 들어본 정도였는데 그냥 영화판 줄거리만 찾아서 보니까 진짜 좀 너무하더라구요 ㅋㅋ 특히 막판에 반전은 진짜 장난하자는 건지? 이번 한국판은 감독이 직접 각색도 하셨던데 정말 잘하신 것 같습니다. 명예 각색상 드리고 싶어요 ㅋㅋㅋ
++ 이런 톤의 작품에 너무 깊게 현실성 따지면 지는 거지만 저라면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게 됐다면 훨씬 더 오래 제대로 자기한테 이득이 되도록 이용해먹을텐데 말이죠. 애초에 연쇄살인이 목적이라면 굳이 이렇게 애써서 작업할 필요도 없고 그냥 싸이코패스라서 그런 거라고 이해해야하는 부분이겠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