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7 20:33
멈춰야할 때를 안다는 건 뭘까요.
어쩌면 무언가를 멈춘다는 건 대부분 연역적인 귀결로 인해서가 아니라 몸이 반응하는 어떤 느낌이 아닐까 합니다.
허벅지쪽부터 발가락까지 쭈욱 힘이 빠지는 느낌.
지나온 삶. 저는 무엇을 멈춰왔을까 생각해봅니다.
주식은 말할 것도 없겠죠. 일이나 취미는 항상 늘 마무리짓지 못했어요.
결론 없는 숱한 논쟁이라던가.. 사소하거나 중요한 승부들. 끝까지 볼 수 없었던 영화라던가. 끝까지 찍을 수 없었던 영화들.
끝까지 읽지 못한 굉장하고 그저그런 책들.
굉장히 행복했을 수도 있었던 그 수많은 관계들.
저는 원래 영화일을 하던 사람이었는데 어쩌다가 멈추게 되었어요. (제 자의로)
그 아쉬움이 꽤 크지만 지금 삶도 나쁘진 않아요.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어 무언가를 그만둔 적이 있으신가요?
그런 에피소드만을 모아서 짐자무쉬 커피와 담배 처럼 단편 엔솔로지를 만들고 싶은 겨울밤입니다.
2023.01.17 20:36
2023.01.17 22:57
2023.01.17 21:37
2023.01.17 22:58
2023.01.17 22:48
저도 오늘 직장상사한테 그만두겠다고 했어요. 멈춘다고 상황이 나아질지는 신만이 아시겠죠. 나의 마음상태역시도. 저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2023.01.17 22:59
2023.01.17 23:58
저 역시도 쓰다못한 수많은 글들과 런닝머신 위에서 뛰다 멈춘 순간들이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런닝머신에서 너무 힘들어서 뛰다가 인터벌로 뛰는 걸로 바꾸고 뛰었어요. 비겁한 타협인 것 같으면서도 당장 안되는 걸 억지로 하려다 괜히 다치지 말자는 생각이 더 들더군요.
영화를 찍다 말았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지요. 항상 완성된 영화만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헤아리지 못할 체념들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2023.01.18 09:28
그게 왜 비겁해요. 당연히 다치지 말아야죠.
영화를 그만둔건도 그런 발란스감각때문이었어요. 다칠거 같아서요. 체념도 있지만 편안함도 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