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1 17:28
1.
오오 봤습니다.
오늘 보고 왔어요.
저 혼자 봤어요.
원래는 영화 혼자 안 보는 게 원칙이었는데
나이를 조금 먹고 나니 혼자 유유자적 돌아다닌 것도 괜찮은 듯 싶어요.
먼저 궁금증부터입니다.
마크 화이트는 결국...구조되지 못했던 건데
라이너(?)=영국악센트 구조팀장님이
희망을 줄려고 구라친 거였던 거죠? ㅠㅠㅠ
으허허헑
2.
궁금증은 이 정도로 하고,
감상을 간단하게 써보자면
저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그런데 지루하다는 의견이 나오기 딱 좋더군요.
영화 내내 한 장소.
언더그라운드 식스 핏 언더 음음.
하지만 저는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전화 내용으로만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끝까지 극에 관련한 호기심이라든지
의구심, 궁금증, 스릴이 떨어지지 않은 것 같아요.
게다가 저는 이 영화를 정말
"스릴러"인데
듀게에서 "재밌다" 소리가 나왔고
오늘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켰기 때문에 본 거거든요.
그래서 기대치도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고
극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는 게
마지막 결말까지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던 요인인 것 같습니다.
보면서 배우가 힘들었겠다라고도 생각했어요.
3.
캐릭터의 행동이 조금 이해가 안 되기도 했어요.
나 같으면 쓸데없는 phone call은 줄이고
입 닥치고 팀장이 시키는대로 라이트 켜서 coffin 제작표기를 찾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뭐, 그런 긴박한 상황이면 사람 마음이 또 훼까닥하니까요;
저 같았으면 더 냉큼 손가락을 잘랐겠지만...(겁쟁이라서...)
4.
다른 캐릭터들의 행동도 조금 이해가 안 되었어요.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다 너무 몰인정하다고나 해야 할지?
드라마틱한 영화들을 많이 접해서 그런 걸까요?
대박은 갇힌 사람한테 전화 걸어서 인터뷰 녹음해가지고는 끝까지 발뺌하는 회사의 직원.
뭐 그 회사 직원도 직원이지만 시스템이란 게 그렇게 엿 같은 거겠죠.
보면서 또 생각이 든 게
미국인의 관점에서였다면 훨씬 더 재미있었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강대국 국민이라는 이유로 약소국 국민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전형은
약소국 국민인 제 정서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또 그런 것도 있지만
이라크 전에 대한 비판의식도 많이 내포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5.
맨 처음 시작할 때
스릴러를 코미디로 만드는 상상을 해버렸어요.
갑자기 주인공이
킬빌 2의 우마 서먼, 브라이드처럼
coffin을 주먹으로
꽝!꽝!꽝!
내려치는 거에요.
그리고 부서지는 거죠.
깔리는 OST...
빰빠밤
6 .
개인적으로 결말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저는 미스트 때처럼 절망적이지는 않았어요.
아주 확신까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빠져나갈지는 못할 것 같다라는 예감이 자꾸 들었거든요.
물론 나갔으면 좋겠다 싶었지만요.
정확히 말하자면 어느 쪽이든 좋은 엔딩일 거다라는 느낌이 드는 영화였어요.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래가 다 쌓이면서 죽음을 받아들인 주인공의 모습이 사라지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7.
제가 이 영화를 정보 없이 본 거라서,
(그냥 진짜 스릴러인 줄 알고)
처음 오프닝이 너무 음산한 거에요.
그런데 제가 맨 뒷좌석을 예매했거든요.
온 극장에 사람은 네 명 있었구요.
저, 누구 하나, 커플 하나.
그런데 제 앞앞에 커플이 있었는데 이것들이 음흉한 짓거리들을 할 것 같다라는 이상한 생각
+
생각해보니 나는 이때까지 무서운 건 한 번도 혼자 본 적이 없었고
내 주위의 보이지 않는 좌석들이 너무 무서웠다는 생각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자리를 앞으로 옮겨버리자
해서 그 누구 하나와 커플 하나가 밀집한 쪽의 앞으로 옮겨버렸습니다.
내 옆에 사람이 있다는 게 어찌나 안심이 되던지...;
영화는 전혀 무서운 게 아니었습니다만...
8.
아아 깜빡했네요
제가 엔딩쿠키를 못 봤습니다.
저 빼고 다른 분들은 재빨리 나가버리셨고
결말 부분에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난입하신 청소부 아주머니의
빨리 사라지라는 눈초리 때문에요.
쿠키가 뭐였나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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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대답한거겠죠. 그 작자 말대로 이런 일이 영화 속 이라크에서 흔한 일이라 하지 않습니까. 엔딩 이후
나오는 쿠키 장면도 그러한 또다른 '베리드'사건이 지속된다는 이야기로 보이더군요. 그리고 '희망'이라고 해석
하면 너무 긍정적인 것 같네요. 영화 자체가 하나의 씁쓸한 코메디 처럼 보이던데요. 영화 내내 누구도 주인공에게
진심으로 관심있는 자들이 없어요. 그저 영상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고 외교문제로 비화되고 하는 걸 꺼려 돌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4. 그러한 연장선에서 다들 주인공에겐 관심이 없는 이야기니까요. 미국의 이라크 전쟁,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생각들었습니다. 이런 영화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도 공무원들이 시민들에게 무관심, 불친절로 일관하는건
매우 흔한 이야기고요. 클리셰겠네요. 극의 재미를 위해서도 주인공을 극단적으로 몰고가기 위해서도 그런 에어컨 빵빵
나오는 곳에서 네가 죽던 말던 나는 할 일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게 좋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