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7 09:48
제우스와 가니메데Zeus and Ganymede, 베르텔 토르발트센Bertel Thorvaldsen, 1817년경에서 1829년경 제작, 후면모습, 대리석, 덴마크 코펜하겐 토르발트센 박물관 소장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 서양미술사 시간에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에 대한 발표 과제를 준비하다가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가 생각납니다. 토르발센은 안토니오 카노바와 함께 19세기 신고전주의 조각의 쌍벽을 이룬 작가였으니까요. 그런데 그의 대표작중의 하나인 <가니메데>를 보는 순간..제 첫 인상은...ㅋㅋㅋㅋ....-_-;;
측면 상단
독수리 상단 부분
이 물 마시는 독수리의 표정하며 - 특히 영롱한 눈동자와 커다란 부리! (진짜 털 가득하고 날개달린 독수리 같은데요. 어디를 봐도 천신 제우스가 변신한 거라고는 생각이 안되는...)
독수리에게 정성껏 물을 먹이는 소년의 표정 하며...잠깐 이게 물이 아니라 신들이 마시는 넥타르라는 술인가요?
어디 구석을 보더라도 이 광경은 진짜 순수 그 자체라니까요, 그냥 어린 소년이 친하게 지내는 동물친구에게 물을 떠서 먹여주는 진짜 정겨운 광경 아닙니까...
아놔, 진짜 가니메데의 신화를 뻔히 알면서도 이런 천진한 구도를 상상해 낼 수 있다니 대체 뇌구조가 어떻게 되면...
미술사학자들은 토르발센의 가장 큰 미학적 업적을 이러한 소박한 이미지의 구현에 두고 있습니다. 토르발센은 덴마크 미술 아카데미 출신이었지만 일생을 로마에서 거주하며 로마 제국과 고대 그리스 미술 이미지의 구현에 생애를 바쳤습니다. 특히 고대 로마의 조각에 빠져서 스스로를 '로마인'으로 자처하며 고대 제국의 예술정신을 근대에 부활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죠. 그러나 만일 그가 단순한 고대 조각의 모방에만 그쳤다면, 오늘날 덴마크를 대표하는 국민작가 - 혹은 신고전주의 대표작가라는 명성을 얻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가 의도했는지는 몰라도 그는 고대 조각의 장엄함에 북유럽 특유의 소박함을 부여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습니다. 그는 자기를 고대인이라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그의 작품에는 토르발센의 뿌리인 북유럽의 기질이 살아 숨쉬고 있었던 것입니다.....는 미술사학자들의 평을 듣고 있자니, 깊이 공감하면서도 맘 한 구석에는 자꾸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군요. 그렇습니다! 이건 바로 소박함이었습니다. 고대 남유럽 신화의 장엄함과 근대 북유럽의 소박함이 만나....걸작을 창조하다!....
(근데 왜 민망함은 내 몫인겨...-_-;;)
2016.03.17 10:04
2016.03.17 10:49
이탤리산 대리석의 위엄이죠...
2016.03.17 10:32
스머...스머프
2016.03.17 10:51
가니메데의 모자가 스머프들 모자랑 닮았네요. 그러고 보니 이 시절 프랑스 서민들이 이 비슷한 모자들을 많이들 쓰고 다녔던것 같은데요.
2016.03.17 11:33
프리기아 모자라고 하고요, 자세한 설명은 여기 https://en.wikipedia.org/wiki/Phrygian_cap
2016.03.17 11:36
그렇군요^^ 링크 감사합니다:-) 대혁명 때 자유의 모자라고, 로마의 해방노예들이 썼다는 붉은 모자를 프랑스 인들이 쓰고 다녔다고 들었는데, 정확히 명칭이 프리기아 모자였군요. 덕분에 자세히 알게됐습니다.
2016.03.18 13:43
그러고 보니 스머프 만화 원작자 벨기에 만화가 페요가 유명한 사회주의자였죠. 그래서 스머프 마을이 실은 사회주의 이상국가를 은유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프리기아 모자 보니까 이것도 알레고리가 있는듯 합니다.
2016.03.17 11:32
2016.03.17 11:34
내 말이…>.<…
2016.03.17 17:01
요망한 제우스같으니.. 다소곳한 가니메데의 등짝이 참 아름답네요
2016.03.17 17:59
2016.03.18 01:17
조각가가 동성애자였다면 가능한 상상...?
제우스 X 가니메데스
2016.03.1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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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니메데 피부가 참 백옥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