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소재의 영화 중 가장 큰 감정적인 호소력을

가지고 있었어요. 저한테는.


추천하고 싶다고 했지만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죠.


영화 중반까지는 만약 아무 것도 몰랐다면 과거로의

추억 여행처럼 평화롭고 목가적으로 보였을 거에요.


모든게 지극히 아름답고 내가 주인공이라도 두 사람과 정말

자연스럽게 친밀해졌을거에요.


가스라이팅, 그루밍,,,,,그런 말들을 듣고 특히 가스라이팅,,,,

피해자들을 사실은 공감을 잘 못했던 것 같아요.


엡스타인의 피해자들도 왜? 반복해서 다시 또 다시 자기발로

찾아갔을까.


길레인 맥스웰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처럼 여기서 여성의 역할은

결정타가 되죠. 그 자신 아동성범죄 피해자이기도 한 여성이.

그래서 도무지 그 여자 본인의 이야기까지 알고 싶지만 알 수 없겠죠.



부적절한 상황이지만 도대체 이 영화에서 엘리자베스 데비키는

왜 이렇게 매혹적이죠. 


이 모든 상황에서 유혹자의 주역은 사실상 G부인이죠.

이 영화의 후반부보다 사실 "자연스럽게" 보이는 교묘하게 벽돌 하나씩

쌓아가는듯한 전반부에서 보여준 데비키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을거에요.



그리고 마침내 내 기억에서 이 여배우가...." 개츠비"에 나왔던

그 여자구나!!!!! 아! 왜 몰랐을까. 그 화려한 화장을 지우고 나니

"더 크라운"에서 다이애너비로 나올 때는 처음보는 "너무 맹하게 보이는 여자"라고

생각했는데요. 작품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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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다 보고 나서 다시 기억이 나서 

소름이 끼쳤죠. 


"감독의 실화였다더니" 영화 끝에 감독의 어린 시절 사진

승마하는 모습, 그리고 에세이의 사진들도 나옵니다.


imdb를 보면 이게 감독의 첫 극영화, 원래는 다큐멘터리 전문감독이라고 하는데

영화의 연출력도 탁월하고, 현실과 상상을 섞으면서 유치해지는 영화가 많지만

그 연출의 힘이 마음에 닿더군요.


마지막 무렵 에세이를 낭독하고 자신의 피해사실을 스스로 미화하고

왜곡한 기억으로 바꾸려는 결심을 하는 모습이 나오죠.


그렇게 오랜 세월 망각과 미화 속에 잊혀진 기억을 끄집어내서

영화화하고 HBO를 비롯해 공개하기로 결심한 마음이 무엇일까요.


당연한걸 뭘 질문하느냐 하시겠지만요.


자신이 "피해자"가 되지 않고 싶다고 결정한 "자존심"(?)을 깨뜨리고

자신의 비밀서랍 속에 가두었다가 꺼내보는 것도 아니고

영화를 만들다니, 자신의 인생을 직시하기로 한 용기가 대단하다 이런 얘기보다

사실은 끝내 전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있죠. 아마도 내가 주인공이라면

끝까지 세상에 꺼내지 않았을거에요.


유일한 단점이자, 지적하고 싶은건 아무리 성인대역을 썼다해도

굳이 성적인 장면은 연출해서 보여줄 필요가 없었는데 너무 적나라해서

도저히 볼 수 없어서 다 건너뛰었어요. 적당한 선에서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걸

충분히 연출할 수 있는데 보여준 것에도 다 감독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보기엔 너무 역겨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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