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

2023.11.06 19:40

thoma 조회 수:248

일단 채소에서 벗어나 봅니다.

미역국을 좋아합니다.

정통이라 할 수 있는 소고기 미역국 제일 좋아하고 황태채 넣은 미역국도 괜찮아요.

어느 날 바지락 살을 넣어 봤는데 미역국의 새로운 맛이 펼쳐졌고 그래서 굴, 홍합을 넣어 보기도 했는데 역시 좋았습니다.

미역국이 맛있으려면 미역이 중요해요. 마트에 파는 가느다란 미역 말고 두께감이 있는 게 좋습니다. 줄기도 좀 포함된 걸로요

재료는 미역, 참기름, 고기나 황태채나 조개류 중 하나와 간장 이렇게만 있으면 되고요, 요리 과정은 별 것 없고 단순하지만 미역을 불리고 씻어서 물기를 빼야 해서 시간이 필요하지요. 그리고 미역 씻을 때 좀 박박 문질러 씻는 게 맛이 좋다네요. , 이런 건 너튜브에 다 있으니...

하여간 미역국은 저는 질리지 않고 먹을 자신이 있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날이 추워지면 생미역도 좋죠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무쳐 먹으면 맛있습니다.

생미역을 씻어서 잘라요. 그냥 먹어도 되겠지만 혹시 몰라서 저는 뜨거운 물을 한 번 부어요익지 않도록, 바다 냄새 남아 있도록 재빨리 그냥 슬쩍 지나가듯이요.(제가 쓰지만 표현이 그럴 듯하지 이런 거 쉽지 않죠. 손이나 안 데이게 조심해얍죠. 음식일 하면 자주 다칩니다) 그리고 찬물에 헹구고 짜내면 끝입니다

입맛에 맞는 재료 이거저거 넣어 초고추장 만들어 찍어 먹으면 참 맛있죠. 

한겨울엔 생배추랑 과메기하고 같이 먹으면 최고고요. 거기에 소주나 쏘맥(ㅎㅎ) 같은 거 같이 하면 더욱 좋지만 저는 술은 끊은지 오랩니다. 과메기까지 먹게 된다면 사이다나 한 잔 곁들이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나이들면서 안 먹는 음식이 급격히 줄었는데 여전히 잘 안 먹는 음식 중에 미역으로 만든 게 포함됩니다

그것은 바로 미역 줄기 무침. 미역 줄기를 가늘게 찢어서 만든 거요.

어릴 때 집에서 안 먹어 본 음식입니다. 집에서 미역국은 그렇게 자주 해 줬는데 미역 줄기로 된 반찬은 먹은 기억이 없어요

이 찬을 만난 것은 대학 때입니다. 학교 앞 막걸리 집에서요. 막걸리를 시키면 기본 안주로 따라나오는 것이 김치, 무채, 미역 줄기 무침이었습니다.

요즘 대학 앞 상황이 어떤지는 모릅니다만 제가 다닐 때는 술집들이 지저분했어요. 탁자와 의자도 허름하고 바닥도 지저분하고 언제나 술 냄새는 찌들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만나는 미역 줄기 무침의 인상이 안 좋았던 거 같아요. 이후로도 뭔가 막걸리의 향이 늘상 따라다니는(미역 줄기 좋아하시는 분들께서는 양해하시길) 음식이 되어버렸고 이를 깨부술 눈이 확 떠지는 맛있는 미역 줄기 무침을 다시 못 만났던 것입니다. 

지금도 스스로 하는 일은 절대 없고 어디 가서 미역 줄기 무침이 나와도 손이 안 갑니다. 아쉬운 인연입니다.  


음식에 조예도 없는 사람인데 진짜 이제 이런 뻔뻔한 잡담은 그만 해야겠습니다.ㅋ

언젠가 빵 얘기는 한 번 하고 싶지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2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6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40
125040 케이팝 걸그룹 영상을 보며 댄스를 추시는 하야오 옹(...) [2] 상수 2023.12.21 509
125039 프레임드 #650 [4] Lunagazer 2023.12.21 80
125038 한동훈, 국힘 비대위원장 수락(국힘과 그 지지자들도 한동훈 맛 좀 봐라) 왜냐하면 2023.12.21 486
125037 [스크린 채널]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9시 8분에 시작했어요.) [1] underground 2023.12.21 195
125036 [핵뻘글] 아무 영양가 없는 근황 글입니다 [16] 로이배티 2023.12.20 733
125035 미국 콜로라도 법원, 도널드 트럼프 내란선동으로 경선 출마 금지 판결 [1] 상수 2023.12.20 351
125034 프레임드 #649 [6] Lunagazer 2023.12.20 83
125033 (회사바낭) 오랫만입니다. [5] 가라 2023.12.20 339
125032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을 보고(스포있음, 히어로 영화라기 보다는 해양판타지에 가까운 속편, 그리고 약간 불쾌한 스포) [2] 상수 2023.12.20 322
125031 키호이콴의 액션 [1] 돌도끼 2023.12.20 250
125030 인디아나폴리스 500 음악 [1] 돌도끼 2023.12.20 92
125029 어제 서점에서 산 것들 상수 2023.12.20 240
125028 [도둑맞은 키스] 보고 왔습니다 [2] Sonny 2023.12.20 216
125027 듀게 오픈채팅방 멤버 모집 물휴지 2023.12.20 90
125026 신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 리들리 스콧과 약간의 <나폴레옹> 이야기 [2] 스누피커피 2023.12.20 367
125025 '세인트 모드' 감독 신작 [4] LadyBird 2023.12.20 272
125024 에피소드 #68 [2] Lunagazer 2023.12.19 72
125023 프레임드 #648 Lunagazer 2023.12.19 84
125022 서경식 작가가 돌아가셨네요. [6] thoma 2023.12.19 556
125021 [괴물] 감상 [2] 영화처럼 2023.12.19 35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