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8 01:22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 게이입니다.
꽤 오랫동안 듀게에 있었지만 최근 몇년동안은 별로 글도 안 올렸으니, 모르시는 분이 더 많겠군요.
저는 퀴어퍼레이드가 싫습니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우스광스럽게 분장하고 혐오스럽게 노출하고 그러한 모습들이 싫습니다.
그러한 모습들은 실제 게이 커뮤니티와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는 분들은 그러려니 생각하겠지요.
모든 구속으로부터의 해방?
철없는 중2병 구호같습니다.
그 해방을 위한 미동의된 시도가 우리를 옭죄는 또다른 편견이 되리라 단언합니다.
몇 명이나 그 광경을 보고 스트레이트가 우리에게 마음을 열런지요.
축제의 전통부터 다른 한국에서, 솔직한 심정으로 왜 그런 일들을 벌리는지 짜증스럽습니다.
좀더 현명했으면 좋겠습니다.
꼭 그런 모습의 퍼레이드여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전 정치후원금도 내고 진보잡지도 구독하고 퀴어영화제도 쫓아다니지만, 지금의 퍼레이드는 아니다 싶습니다.
이 글은 저의 넋두리이자, 이런 내부적인 시선도 있다고 말하는 글입니다.
뭐, 그러려니 봐주시기 바랍니다.
2014.06.18 01:31
2014.06.18 01:40
2014.06.18 01:55
기본적인 예의를 말씀하시려거든 원래 쓰신 글에서 먼저 지키셨어야죠. 저는 그 정도로 맞춰서 말씀드린 것 같은데요.
2014.06.18 01:36
저는 게이에 속하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이제 한국에서도 저런 걸 할 수 있구나' 해서 좋게 보였습니다.
테러 당할 걱정을 하지 않고 비치 퍼레이드나 퀴어 퍼레이드를 할 수 있는 한국이라니,
한국이 뒤로만 가고 있는 건 아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었어요.
2014.06.18 01:55
소수자의 자리는 늘 울분의 용광로가 될 수 밖에 없으니 님의 심정 이해합니다. 헌데 어떤 사안에 있어 방식의 다양성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옳다라고 생각하며 개진해나가는 것이 진보-보수로 나뉘어 싸우는 것처럼요.(이것도 한국에선 좋은 의미는 아니지만...가져다 쓸 예들을 못찾아 죄송; 아, 한국사회 너무 어려워요;;;)
홍석천씨의 커밍아웃이나 김조광수씨의 청계천 결혼식, 혼인신고에 대한 행동들,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밑에서 할 수 있는 일과 대외적으로 할 수 있는 일 그 모두를 해도 어떤 일은 성취와 성과를 얻기가 힘들지요. 한국사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존중과 인정은 더욱 그런 위치지만요.
퀴어퍼레이드는 성적인 부분이 배제될 수는 없는 부분이라 수치심을 더욱 느끼시는 것 같은데요. 제가 우리나라 문화행사, 대중문화의 예술적 표현이나 방식들에 불만이 있는 것처럼 님도 그런 입장이신 것 같은데, 퀴어 축제가 규모나 인지도가 넓어지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너무 조급해 마시길. 예전에 퀴어축제가 이태원 클럽 등 소규모 이벤트로 그치던 걸 생각하면 지금은 그나마 나아지고 있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런 퍼레이드성 이벤트보다 좀더 제대로 된 기획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해외 퀴어 뮤지션 등도 초빙해 공연도 하고 말이죠. 문제는 막대한 비용과 장소, 통합적 연대 문제인데... 그게 참 어렵죠...
2014.06.18 01:59
그럼 한국 축제의 전통은 뭔데요???? 서구에서 건너온 문화적 형식이 싫으시다면서 퀴어영화제, 진보잡지 구독은 왜 괜찮은데요??? 아니 그럼 애시당초 퀴어 게이라는 단어는 왜 쓰세요? 그건 한국인들의 문화적 전통형식 단어였던가요?
님같은 일부 게이들의 삐뚤어진 심상이야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였던지라 그러려니..
하기사 한국 게이의 온라인 활동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베성소수자 게시판질이니 뭘...
2014.06.18 02:10
너무 창으로 찌르고 칼로 벨 듯이 덤벼들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_-;;
2014.06.18 02:57
뭘 해내는 길엔 여러가지가 있으니 당부하신대로 님의 생각에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만, 많이 짠합니다. --> "몇 명이나 그 광경을 보고 스트레이트가 우리에게 마음을 열런지요."
2014.06.18 03:40
한복 차려입고 전통 민요 틀며 북을 치며 행진할 수도 있었겠죠.
한국에서 모든 퍼레이드는 그렇게 해야하나요? 일년에 단 30분 정도의 퍼레이드에서 웃통까고 춤추는 것 정도가 뭐가 그리 혐오스러운지 모르겠어요.
물론 비계덩어리 몸매에 티팬티를 입고 나온 남성이 그렇게 보여질 수 있었으나, 그냥 분장하고 일부 노출하고 춤추는 건 자유에 대한 갈망 정도의 퍼포먼스로 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 오히려, 그러한 퍼포먼스를 왜 눈치를 보며 하게 되는가가 더 안타깝습니다. 차라리 확실하게 즐기는 모습, 미쳐있는 모습 그런 퍼레이드가 된다면, 오히려 재밌는 퍼레이드라는 긍정적 여론이 생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미친 (물론 선정적이지 않으며 선을 지킨 노출을 유지한) 퍼레이드가 되길 바랍니다.
2014.06.18 10:09
꼭 비계덩어리란 단어를 쓰셔야 했는지. 전 다수의 소수에 대한 편견은 그러려니 하지만 소수자의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더 아프더라고요.
2014.06.18 04:44
2014.06.18 05:25
게이 퍼레이드가 미국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탄압에 맞서는 민권운동에서 시작된 건데, 한국에서는 그런 탄압이나 대중의 극단적인 혐오가 없었죠. 그런 의미에서 축제의 전통이 한국과 다르다고 말씀하신 거겠죠. 한복입고 하라는 게 아니라.
미국처럼 절박함에서 출발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재미로 퍼레이드하는 것도 아니고 뭔가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목표라면 결국 대중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최우선으로 따져서 영리하게 굴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2014.06.18 09:55
한국에서는 그런 탑압이나 대중의 극단적인 혐오가 없었다고요? 너무 기본 공기처럼 장착되어 있어서 나오지도 못한 거거든요. 미국의 게이들보단 한국의 게이들이 훨씬 더 절박합니다. 뭘 모르셔도 한참 모르시네.
2014.06.18 10:20
한국에서 동성애를 입에 담아서는 안되는 것으로 강하게 금기시했다면, 미국에서는 과거에 동성애자를 색출해서 연행하고 폭행하고 강간하고 죽였죠. 거기엔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니 동성애운동 역시 차이가 있어야 하겠죠.
게이 퍼레이드의 의상과 퍼포먼스가 무슨 의미인지 친절히 설명해주는 분들에게는 고맙긴 한데 누가 몰라서 그러나요? 그건 미국에서 생긴 전통이고 한국에선 상황이 좀 다르지 않느냐는 게 이 글의 요지일텐데 그 정도 문제제기에 참 지나치게들 예민한 거 같습니다.
2014.06.18 06:14
어제 미국에서 퀴어퍼레이드 도중 LGBT 여성참가자를 경찰이 폭행하는 동영상이 올라왔고
경찰측은 여성이 먼저 경관을 발로 찾다고 했고
방금 전 오바마 대통령은 성 소수자 차별에 맞선 싸움에 동참하자라는 트윗을 날렸습니다.
Join the fight against LGBT discrimination: http://ofa.bo/brg
2014.06.18 08:18
축제니까요.
원래 축제는 현실(님이 말씀하시는 그 '현실')과 상관이 없어요.
"노틀담의 꼽추"에 나오는 "못생긴 자들의 교황 뽑기 축제"에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분장한 건 현실적인가요?
길거리에서 온사방에 토마토 집어던지는 발렌시아의 축제는 현지인의 폭력성(ㅎㅎ)을 보여주는 도구입니까?
우스꽝스럽게 분장하는 할로윈 축제는 그럼 아이들의 변태성과 기괴함을 보여주나요?
맥락을 보셔야죠. 제가 말한 위의 3개 축제 모두 다 역사적인 의미가 있잖아요. 프라이드 퍼레이드 역시 '전통적인 남-여 관계 이외는 괴상하다고? 내가 진짜 '괴상'한 거 보여주지! 난 이렇게 '괴상해' 보여도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라고 선언한 역사적인 맥락이 있어요. 그것 없이 껍데기만 보시니 화들짝 놀라실만 하셨겠군요. 원래 님 같은 사람 화들짝 놀라게 하려고 만든 축제인 건 맞습니다만.. 게이라고 하시니 참 할 말이 없습니다...
2014.06.18 08:22
날카로운 댓글이 많네요. 전 스트레이트지만, 게이축제를 보면서 풀빛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고 싶었는데요.
하지만 사회적 시선에 얽매여서 다수의 비난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한 행동만 골라하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2014.06.18 09:10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만 머물지 마시고 밖으로 나와서 같이 놀아요. 안쓰러울 지경이네요. -_-;
2014.06.18 09:10
싫을 수 있죠. 게이중에서도 소수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감히 너도 게이면서 게이축제를 폄하해?!"하면서 집단의식을 강요하는군요.
2014.06.18 09:24
헤테로 눈치만 슬슬 보는 착한 게이들이 주류면 성 소수자 인권은 망합니다. 저런 소수 의견은 뭉개야해요. ㅇㅅaㅇ
2014.06.18 09:24
2014.06.18 09:26
실제 게이 커뮤니티에 관한 편견을 낳을 수도 있겠지만 아마 소수일것이고 스트레이트가 볼 때는 축제로써 이해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하지만 페스티발을 여는것 자체가 아니라 형식에 불만이 있으시다면 참여해서 바꿔보시는건 어떨까요?
모르긴 몰라도 주최하는 그룹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것이고, 개인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4.06.18 09:53
아주 고상한 척 하시면서 다른 분의 댓글엔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라'고 끝까지 고상하신데, 힘들게 준비한 퍼레이드 참가자들에게, 아니 전세계에 저런 식으로 퀴어 퍼레이드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철없는 중2병이라고 먼저 원색적인 비난을 날린 게 본인이란 걸 아시기 바랍니다. 기본적인 예의는 가르쳐야 할 철없는 중2들이라서 필요 없다 생각하는 지 모르겠지만 정말 불쾌한 글이네요. 보수적이고 폭력적인 게 고상하고 올바른 거라 착각하지 마세요. 참고로 전 스트레이트입니다.
2014.06.18 10:03
2014.06.18 10:25
2014.06.18 11:45
2014.06.18 13:02
2014.06.18 13:38
2014.06.18 14:12
저항의 의미로 일부로 그러는거라면 조금 생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걸 바라보는 시민들이 전부 퀴어문화를 싫어하는게 아니거든요.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거나 하는 중도층도 상당히 많은데 포비아에게만 촛점을 맞춘다면 부작용이 충분히 나올수 있죠. 별 관심이 없다가도 쟤들 왜저래? 저렇게 발가벗어도 되나. 평소같으면 풍기문란 아닌가?
이런 의문이 들도록 만든다면 설득력이 크게 떨어지니까요. 한국상황에 맞춰가야 하는건 맞구요.
너그러이 봐드리기에는 커뮤니티 내의 공언된 게이 사용자로서 하는 발언으로서는 좀 경솔한 거 아닌가요.
물론 그저 그게 게이의 다는 아니다 하는 마음으로 발언하신 것일 수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디만, 이미 관련된 이야기를 하던 오픈된 공간에 발언을 하신 것인 이상, 당연히 반론도 즐거이 받아들이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역시 성소수자로서 그런 노출이 즐겁습니다. 아주 좋아요. 이럴 때 아니면 어디 구석진 데 가서밖에 풀 수 없는 심리가, 일년 중 이날 하루, 만천하에 공개된다고 한들 뭐가 나쁜가요??? 그것 때문에 성소수자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다?? 퍽도. 우리가 왜 기존의 헤게모니에 맞춰서 행동해야 하나요? 평소에 각자 하는 거야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심지어 퀴어 퍼레이드라는 건 우리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드러내는 자리인데. 거기서 조차 외부의 시선을 신경써서, 이렇게 하면 우리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으니 안 된다고요??? 하하. 참. 글쓴 님께서 그냥 그렇게 사시는 거야 알아서 하실 일이지만, 적어도 힘들게 그 자리에서 투쟁한 사람들 앞에서 그런 소리는 하지 마십쇼. 십대, 기껏해야 이십대 초반 애들이 힘들게 얻어낸 자리에요. 나이 드셨으면 나이값을 하셔야죠.
거칠게 말해서, 지금 풀빛님이 말씀하시는 건, 십여년 전에 홍모 연예인이 처음 아웃팅 당했을 때, 게이가 다 저런 끼순이만 있는 거 아닌데 게이 물 흐린다고 배척하던 게이 커뮤니티의 반응과 뭐가 다른가요. 제 보기에는 딱 그 꼴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