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조조로 영화보고 직장으로 달려가서 연말 정산을 하느라 심신이 피폐해져서 평소보다 글이 더 중구난방입니다. -_-;;


1.

암튼 애플 간접 광고는 아주 확실하게 해 주더군요. 

주요 등장인물들이 노트북만 꺼내들면 다 맥이야! 데스크탑이라고 다를 것 같냐!! 스웨덴은 애플이 지배한다!!! 우왕ㅋ굳ㅋㅋ 이란 느낌.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사진 편집 놀이에서도 맥북 프로의 어플과 멀티 터치 컨트롤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007 아저씨의 모습이 부각되고...;

그나마 아이폰은 안 나오더라구요. 핸드폰은 맨날 '급한 상황인데 안 터지는' 역할로만 나와서 그랬나. 그래도 좀 활용하는 리스베트는 소니 에릭슨 제품을.


2.

듣던대로 음악은 아주 좋았구요. 근데 괜히 케미컬 브라더스의 '한나' 음악 생각이 나더군요. 굳이 비교하자면... 아니, 하지 말죠. 사실 비슷할 것도 없는데;

NIN 티셔츠에서 슬쩍 웃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몇 번 더 써먹어도 재밌었겠지만 영화 분위기를 생각하면 그 정도가 적당했던 듯.

그리고 엔야는... 트렌트 레즈너 아저씨가 싫어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원래 좋아하는 곡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들으니 괜히 반가웠... 는데 써 먹는 방식이 참.


3.

사진 편집 놀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걸 보니 블레이드 런너, 욕망(Blow up) 등등 선배격 영화들이 생각나더라구요.

그 옛날에 인간들이 무슨 사진을 저렇게들 열심히 찍고 놀았누... 라는 생각을 조금;


4.

근데 원작 소설이 옛날 옛적도 아니고 2005년에 나왔다는 걸 감안하면 리스베트의 해킹 능력 설정은 좀 과하다 싶었습니다.

애초에 범인 추적 과정이 그렇게 빼어나거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뭐 거의 초능력 수준이라;

덕택에 기억 저편에 묻혀져 있던 90년대 영화 '스니커즈'가 떠올랐습니다. 거기 나오는 해커들은 정말... ㅋㅋㅋㅋ


5.

핀쳐는 참 간도 커요. 두 시간 사십분 가까이 되는 영화인데 절반 가까이(좀 넘든가;)를 그렇게 느긋한 템포로 찍어놓다니.

함정에 빠진 사회파 기자의 고뇌와 변태 남자와 타락한 시스템에 착취당하는 보호 감찰 여성의 이야기가 각각 따로따로 전개되는 걸 상영 시간의 절반을 보고 있자니 (재미 없거나 늘어졌던 건 아니지만) 이거 흥행 참 힘들겠다... 라는 쓸 데 없는 감독 걱정을 하게 되더군요. -_-; 집에 와서 검색하고 정말 쓸 데 없는 걱정이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안심했습니다(...)

속편 나와야죠 속편.


그리고 촬영에 있어서 제가 뭘 알겠습니까만. 느낌상 '조디악' 보다도 오히려(?) 덜 기교를 부리고 덜 과시적으로 찍은 것 같았어요. 이 분이 '세븐'을 다시 찍는다면 전혀 다른 영화가 나올 것 같단 생각이.


6.

암울한 분위기완 달리 결국 둘 다 '나름대로' 해피 엔딩을 맞았으니 다행이긴 했는데.

역시 기나긴 에필로그(?) 부분에서 리스베트의 활약은 너무나도 초인적이어서 좀 난감하기도 했습니다. 이건 뭐 동화도 아니고;


7.

뜬금 없이 데스 프루프 생각도 좀 나더라구요. 런닝 타임의 상당 부분을 학대 당하고 개고생-_-하던 여성이 여성의 적 변태남들의 강냉이를 털어주는!!!

...물론 데스 프루프만큼 화끈하게 털진 않았죠. 보호 감찰관을 처리하는 방식은 참 맘에 들었는데, 정작 살인마 아저씨는 너무 간단하게 골로 가 버려서 아쉬웠어요(...)그 분은 남자 주인공 좀 괴롭힌 것 말곤 직접 보여지는 악행이 아무 것도 없어서 허전했는 데다가 세상을 뜨는 것도 허무해서...

하긴 뭐. 이 영화에서 오만가지 역겹고 잔인한 짓거리들을 '직접 보여준' 캐릭터는 살인마가 아닌 보호 감찰관이었으니 그런 비중이 적절했던 것 같긴 합니다.


왜 그런지 모르게 '악마를 보았다' 생각도 많이 났구요.

나쁜 놈-_-의 작업실이라든가 살인에 앞서서 뭐라고 뭐라고 궁시렁거리는 말들이나 태도 같은 것들이 많이 비슷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뭐가 그리 비슷하냐고 따지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억지로 갖다 붙이는 김에 하나 더 붙여 보자면 '조디악'과도 좀 닮았죠. 수십년된 미제 연쇄 살인 사건에 매달리는 언론인 이야기.

살인의 잔혹성이나 막장스러움으로 따지자면 이 영화 쪽이 더 세지만 정작 영화에서 표현되기론 '조디악' 쪽의 느낌이 훨씬 셌는데...

생각해 보니 당연하네요. 바로 위에서도 주절거렸듯이 이 영화의 살인마는 살인하는 장면 한 번도 보여주지 못 하고 구타 당한 후에 교통 사고로 골로 가  버리니까;


8.

시리즈물의 파일럿 같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거야 뭐 당연한 거겠죠. 원작이 있는데.

중심 사전도 스케일에 비해 참 하찮게(?) 취급되면서 대놓고 전체적인 배경과 인물 설정에 더 치중하는 느낌인 데다가 결말도 '이제 부터다!' 라는 느낌이 좀.

속편은 꼭 만들어졌음 합니다. 한 번 해 먹고 끝내기엔 리스베트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에요. 배우는 당연한 거고 감독도 핀쳐 그대로! 시리즈로 가는 거다 핀쳐!!


9.

리스베트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전 '조디악' 쪽이 더 많이 좋았습니다만.

그래도 이 영화도 재밌게 봤고 속편도 꼭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핀쳐는 언제나 옳으니까요(?)


10.


좋아요 좋아! 50살이 넘어서 이런 영상을 만들다니 이 아저씨도 참.



+ super bitch(라기엔 은근히 너무 착하지만)가 등장해서 여성의 적(?)들을 처참하게 털어 버리는 영화이긴 하지만 주변 여자분들에게 권하진 못 하겠네요. 초반에 리스베트가 겪는 일이 하도 역겹도록 리얼하게 처참해서 나중에 그렇게 빡세게 복수를 해도 시원하단 느낌은 안 들었어요. orz 역시 그런 분야로는 '데쓰 프루프'가 최고.


++ 제목에 '스포일러' 라고 적어 놓고선 스포일러가 너무 없으니 아쉬워서. 

 "연쇄 살인의 범인은 마르틴과 죽은 아버지이고 여자애는 안 죽고 도망가서 외국에서 잘 살고 있으며 초장에 주인공 엿 먹였던 기업가는 막판에 결국 비리 드러나고 리스베트에게 전 재산을 다 털린 후에 갱단에게 죽어요!!! 그리고 007은 원래 애인에게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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