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07 16:07
해외에서 개봉 후 호평받은 이블데드의 새 작품이 영화관을 건너뛰고 7/5자로 VOD 직행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네요.
장르호러가 홀대받는 한국에서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까요!
아니면 역대급이라는 소문이 돌던 표현수위의 문제일까요... 찾아보니 2013년 이블데드 리메이크도 DVD로 직행하긴 했었군요.
여튼 "VOD필"인 저는 그냥 감사하게 봤지만서도..
부천영화제에 가신 분을 제외하고는 이 영화를 상영관에서 볼 기회가 없었다는 게 호러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일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Q님 부천영화제에서 보시고 좋은 리뷰글 올려주셨네요: http://www.djuna.kr/xe/breview/14237429)
일단 전 무척 재밌게 봤습니다.
샘레이미의 팬이고, 2013년 버전도 나쁘지 않게 봤는데,
2013년 버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도 웃음기는 싹 뺀 버전이면서
시리즈의 각종 전통(피칠갑, 전기톱!)은 성실하게 활용해주더군요.
다만 2013년 버전과 결이 약간 다른 느낌이었는데,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싶다가 Q님의 표현을 보고 무릎을 탁 치게 되더군요ㅎ
"2013 버전의 알바레즈는 육감적이고 신체적인 형태의 세련된 호러연출 vs 이번 영화의 크로닌은 알바레즈보다 전통적이고 클리세적인 기법을 좀 더 자주 원용"
개인적으로 저는 이번 영화가 취향에 더 가깝긴 했습니다.
영화는 익숙한 배경의 익숙한 이야기를 프롤로그로 시작합니다.
숲속 외딴집에 빙의된 1인에 의해 일행이 끔살당하면서 오프닝 타이틀이 솟아오르죠.
저는 이 타이틀 형식에 정말 감명받았습니다. "라이즈"를 시각적으로 표현..ㅎ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 프롤로그 사건의 24시간 전이고, 이전 영화들과 달리 배경은 LA, 철거를 앞둔 낡은 아파트입니다.
이곳에서 삼남매를 데리고 사는 엘리에게 엘리의 여동생 베스가 오랜만에 찾아오는데, 락밴드 기타 기술자인 베스는 최근에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 심란한 생태에서 그간 연락이 소홀했던 언니를 찾아간 것입니다. (일단 좋은 동생은 아니네요ㅎ)
더군다나 베스가 이 가족에게 소홀했던 사이에 삼남매의 아버지는 집을 나갔고 철거 계정인 집에선 쫓겨나게 생겼으니.. 아이들 엄마인 엘리도 마냥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여튼 눈치없는 베스 이모가 애들 아버지 이야기를 하다가 어색해진 분위기....를 피하려 삼남매는 피자를 사러 가게 되는데, 사서 오는 길에 난데없는 지진과 함께 지하주차장 바닥이 갈라집니다. 그때 생긴 틈으로 삼남매중 첫째 오빠인 대니가 지하에 숨겨져있던 공간을 발견하게 되고, 둘째 캐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내려가서 이리저리 살피다가 정체불명의 책(이라고는 하지만 시리즈 팬은 무슨 책인지 다들 알죠)과 레코드판들을 가지고 올라옵니다. 마침 대니는 디제잉이 취미라 LP판을 재생할 수 있는 기기를 가지고 있는데, 레코드판을 재생하자 어느 신부가 책 내용을 읽는 목소리가 나오고 불안해진 대니가 재생을 중단하려고 하지만 멈추지 않고 주문이 흘러나옵니다.
이 와중에 세탁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가던 엄마 엘리가..... (이후는 다들 예상하시는대로)
아이들을 보호해야할 엄마가 빙의되어서 아이들을 위협하는 이야기는 안드레스 무시에티의 "마마"가 떠오르게하는 설정이긴 한데요,
그간의 시리즈에서 학살 피해자들이 대개 20대 청춘남녀들이었던 데에 비해 이번 편은 궁지에 몰린 주역들이 임산부와 어린 아이들이라 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보게되는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Q님이 언급하신, 엄마역 알리사 서덜랜드의 긴 팔다리, 큼직큼직한 이목구비가 빙의된 섬뜩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에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까꿍!)
이래뵈도 드라마 "바이킹스"에서는 고급진 외모 뽐내시던 분이죠ㅎ
(고급고급..! ...쿨럭..)
영화는 아파트 주방과 거실을 넘나들며 참신한 호러씬들이 다수 펼쳐지다가
막판에는 약간 크리쳐물스러워지면서 대망의 피칠갑 + 전기톱 씬이 펼쳐지는데,
시각적으로나 긴장감 면에서나 훌륭한 클라이막스였다고 생각합니다.
(피칠갑 파티! 물론 이건 아트포스터일 뿐이고 클라이막스 장면은 좀 다릅니다ㅎㅎ)
결론적으로,
호러 장르팬이라면 필히 보셔야할 영화입니다..!
덧1. 고어수위..는 2013년 버전에 비해서 심하진 않은 듯한 느낌이었는데,
2013년 버전이 양념 덜 치고 우중충 기분나쁜 분위기가 유지되는 와중에 수위 높은 신체훼손 장면들이 나와서 더 끔찍하게 느껴졌던 반면, 이번 영화는 그것보다는 장르물 성격이 좀 더 짙은 분위기에서 각종 창의적인(?) 고어씬들이 나와서,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덜 끔찍하게 느껴졌던 것 같긴 합니다....만 잔인한 장면 못보시는 분은 으...하게 되는 부분들이 꽤 있습니다ㅎ (이런 이야기 하는 저도 막상 끔찍한 장면 잘 보진 못해서 손가락 사이로...껄껄껄)
덧2. 왜 "라이즈"일까요? 기원을 다룬 이야기는 아닌데... 원래 제목이었던 "이블 데드 나우"도 어울리는 제목이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라이즈"를 이용한 오프닝 타이틀이 너무 좋았어서 "라이징"도 불만은 전혀 없긴 합니다ㅎㅎㅎ
2023.07.07 17:13
2023.07.07 17:27
각종 플랫폼들에 다 구비되어있습니다..!!
네이버, 웨이브, 쿠팡, 구글, 애플무비, 그 외 IPTV들..껄껄
물론 제가 VOD 결제했으니 몇달 기다리면 OTT로.....허허허
2023.07.07 17:16
자세한 줄거리를 읽어 봤는데 이블 데드 보다는 데몬스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올려주신 아트 포스터를 보니 더더욱 그런 느낌이... ㅋㅋㅋ
2023.07.07 17:30
데몬스 아직 안봤는데 1985년 영화 말씀하시는 거겠죠?? 트레일러 보니 그 영화도 좀비스러운 악령 빙의가 주제인 듯 한데, 대도시 배경이라 비슷하게 보이나봐요!
그래도 피칠갑 난장판은 여타 프랜차이즈와 비교가 안되니 기회되시면 한번..!!! (책임지지 않는 영업)
2023.07.07 17:31
2023.07.07 17:39
사실 이참에 이 영화를 보고 나니 2013년 이블데드도 복습하고 싶어져서 (왜?) 넷플릭스로 복습한 다음에 로이배티님 리뷰까지 읽었습니다!! 제가 왜 쓰신 글 놓쳤나 모르겠네요ㅎ
그 영화도 좋았는데 뜬금 쿠키까지 넣어놓고 후속편 왜 없었나 모르겠어요..ㅎ 전 이번 버전이 더 좋았어서 뭐 불만은 없지만요ㅎㅎ
로이배티님께서도 만족스러워하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23.07.07 17:49
2023.07.07 18:17
이런 영화는 팝콘 들고 심야에 상영관에 모인 팬들이 꺅꺅 어우~ 하면서 보면 제맛일 것 같긴 한데요ㅠ
집에서 불꺼놓고 보시면 음청 무서울듯하니.. 담요 하나 준비해놓고 보세요!! 껄껄껄
더불어 러닝타임도 둘다 90분대라 이어보시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빨간색 과잉 시청으로 눈에 약간 피로는 있을 수 있으나...허허허
2023.07.08 02:14
방금 다 봤어요.
근데 이 영화... 완전 가차 없군요. ㅋㅋㅋㅋ 더 자세한 말은 못하겠지만 참 가차 없는 게 인상적이었구요.
정말 최신 호러 트렌드 같은 거 개나 줘 버린 느낌으로 달리는 우직하고 직설적인 호러인데 참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시리즈 역사상 대격변에 가까울 정도로 새로운 이야기로 끌고 나가면서도 원작 뤼스펙용 장면들, 전개들 꼼꼼하게 잘 챙겨 넣은 것도 맘에 들었구요.
암튼 이래저래 '새로운 시대의 새 이블데드' 라는 컨셉으로 만든 영화인데 잘 뽑혀 나와서 다행입니다. 이제 다시 시리즈를 기대해볼만 하겠죠. 원조 시리즈가 그랬듯이 속편은 좀 개그도 많이 넣어서... (쿨럭;)
말씀대로 2013년 리부트도 괜찮았는데. 속편 낼 것처럼 폼 잡아 놓고 안 낸 건 뭐 회사 사정이었겠죠. 흥행도 괜찮았던 걸로 아는데. 아무래도 제 입장에선 속편이 나왔어야 쿠키의 그 분이 컴백하셨을 거라 안타까워요. 하하.
2023.07.08 13:57
역시 재밌게 보셨군요!!!
가차없다는 말씀이 정말 적절하네요ㅎ
가차없기도 하고 거침없기도 하고요ㅎ
게다가 2013년에 이어서 시리즈 전통을 만들어준 요소들이 적절하게 들어간 걸 보면 애초에 그런 요소들을 만든 샘레이미옹도 대단하고 센스있게 활용한 후발주자 감독들도 멋지고 그렇습니다!
“라이즈”이니 최소 두편 정도는 더 나오는 개 예의(?)겠죠??ㅎㅎ 후속편 나오면 혹시 그(!) 분도 출연을…!!
(이번에도 목소리 까메오는 해줬더라고요)
오 벌써 나왔군요!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만, VOD라도 빨리 결제해서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