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6 17:20
한국에 다녀오면서 산 토토루 고양이 버스를 받은 딸이 무척이나 즐거워 한다는 F의 메시지는 곧 이번 주말에 무슨 영화를 볼 계획이냐란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Killing of flower moon을 볼 야망은 있다, 했더니 아이들이 어린 자기 집에서는 꿈도 꿀 수 없다란 대답. 사실 청소년 아이를 둔 저희 집도 마찬가지 입니다.
요즘 영화들은 너무 길어 투덜 거리다가 Past lives 를 아직 보지 않아서, 이거 빌려 보면 되겠다란 생각이 나더군요. 9월에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도 본다고 하고 못보고, 한국가는 비행기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안보고 왔으니 이번 주에 보자.
저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스포일러 같은 거 생각 안하고 쓰는 글입니다)
꽤 많은 곳에서 칭찬을 받는 그레타 리의 연기도 좋았지만 전 유태오 배우의 연기도 좋았어요. 어느 평론가는 Magnificent 시골쥐 라고 표현했는데, 정말 그랬습니다. 담담하게 이제 우리는 그때 어린아이였어, 그런데 지금은 아니지 하는 대화. 그리고 둘은 정말 어른의 대화를 하더군요. 전 그 나이에 어른이였던가 싶어요.
두 사람의 마지막 대화, 택시 앞에서 하는 대화가 참 좋습니다. 나영아, 라고 시작한 그 제가 본 영화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다시 보자 인사. 이민오고서, 노라는 울보를 그만 두었다는데, 남편에게 안기는 노라는 웁니다.
제가 이런 영화를 볼때 저를 바라보는 울로프의 표정은 살짝 노라와 해성을 바라보는 아서랑 비슷합니다.
좋은 영화입니다. 보세요
2024.01.16 17:24
2024.01.16 17:31
노라가 나영이 이제 없다, 그때 너와 함께 두고 왔다 했지만, (그러고 그렇지만 그애가 없었던 건 아냐 뭐 이런 말을 하죠), 그 마지막 장면에 나영이가 아주 없었던 건 아니었다는 느낌. 아서가 한번도 본적없는 울보 나영이, 그리고 그 나영이를 토닥이는 아서 참 좋았어요
2024.01.17 07:53
2024.01.17 16:37
저는 반대로 제가 읽은 평론가 글들은 다 너무 좋아서 (가디언은 올해의 영화로 선정했어요) 실망할까봐 걱정했는데 별일 안일어나는 그런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잘 맞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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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보셨군요. 저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마지막에 헤어지기 전 포옹이라도 할까.. 싶은 찰나에 택시가 오지요. 남편이 토닥거려주는 모습도 좋고요(오늘 알았는데 남편 배우가 퍼스트 카우의 쿠키였던...) 어른의 사정이라고 할까요. 인생에는 결국 놓아줘야 하는 인연이 있다는 게 참 서글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