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9 09:51
최근에 회사에서 부서를 옮겼습니다.
한 1달정도 됐어요. 바뀐 업무에 이리저리 헤메고 여러모로 힘든점도 많았지만
지금까지도 가장 힘든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입니다.
회사가 잡담하며 놀러다니는 데는 아니지만
보통 새로 사람이 들어오면 이것 저것 물어보며 친해지는게 먼저일텐데
한달이 넘도록 여기서 사적인 대화를 해본적이 단한번도 없어요.
그저 의례적으로 하는 말인 "집이 어디냐", "주말엔 뭐하냐" 등의 얘기조차 나눠본적이 없어요.
처음에는 이사람들 일하는 스타일이 원래 그런가보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동안 가만히 죽 지켜보면 자기들끼리는 수다도 엄청 떨고,
결정적으로 일적으로 뭔가 얘기할때 저한테 말할때만 톤이 확 달라지는데
거기서 이사람들이 날 싫어하는 구나 싶더라고요.
초장에 제가 뭔가 미움받을 만한 행동을 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애초에 제가 가서는 안될 자리였는지 모르지만
중요한건 제 스스로 이상황을 극복할 방법이 없다는 거에요.
저보다 다들 윗사람들인데 갑자기 미친척하고 친한척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괜히 따져 물었다간 상황만 악화될듯 싶고
더 큰 문제는 ..
저는 원래 좀 소심한 편이라 다른 사람들과 문제가 생기면 저한테서 문제를 찾아보는 편인데
안그래도 요즘에 친구들과도 이래저래 좀 소원해진 상황에다
이런 일까지 겹치니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인생, 근본적인 성격자체에 큰 문제가 있던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자존감이 지금 완전 바닥이에요.
전에 부서에서 그동안 잘지내던 사람들도 원래 내가 병X인데 그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이라 참고 잘대해준게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고
결국에는 일을 그만두는 상황으로 갈 것 같은데 (안그래도 부서옮기는 상황에서 여러모로 마음이 상해서 퇴사를 고민하고 있던차에 시기가 더 빨라질수도)
그래도 사정상 한두달 정도는 더 있어야하는 그동안 매일매일 보내야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참 갑갑합니다.
2015.07.09 09:56
2015.07.09 10:16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일의 특성자체가 혼자 딱 자기 맡은 업무만 바쁘게 하는 게 아니라
(차라리 그랬으면 애초에 이렇게 고민하지도 않았죠.)
끊임없이 주고받고 호흡맞춰야 되는 일이라 한달이나 되도록 이렇게 사람 방치해두는건..
좀 있기 힘들일이거든요. 글만으로는 전부 전달하기 힘든 미묘한 분위기도 있고요.
말씀대로 제가 먼저 다가서면 되는 아무것도 아닌 일일수도 있지만, 제가 원체 소심한데다 지금은 아무리봐도 조금이라도 끼어들 틈새가 보이질 않아서.
... 말씀을 들으니 더더욱 이거 제가 문제인거 같아서 참.. 어떻게 해야할지
2015.07.09 10:20
제가 잘 모르고 댓글 썼나봐요. 일에 후달리면 새로 온 사람한테 친절이고 뭐고 내 앞가림에 바쁘다니까!! 모드가 될 때도 있는데 그건 업무 유관성이 없는 신입직원이 들어올 때 얘기고 업무관계가 긴밀한 사이면 더 어렵네요.
2015.07.09 10:24
2015.07.09 10:10
직장생활 몇년을 해도 회식이외에 개인적 대화를 나눈건 거의 떠오르지 않을정도라 그런일로 소외감을 느끼시는게 이해가 안되지만 본인을 제외한 다른동료들간의 분위기와 확연히 다르다면 신경쓰일수도 있겠네요. 그렇다하더라도 딱히 잘못하신게 없다면 당당하셨음 좋겠습니다. 이유도 모르고 자존감을 잃다니요. 내가 낯선만큼 상대방도 낯설텐데 쉽게 친해지는게 더 이상하죠. 더군다나 일로모인 집단인데요.
2015.07.09 10:32
그런가요? 처음 일시작하고 만났던 상사분은 초면부터 개인가정사까지 시시콜콜 캐물으셔서 당황스럽긴 했는데, 그런식으로 개인적인 얘기 말고라도.
어제 본 TV프로그램 얘기, 요즘 재밌게 본 영화얘기, 시사, 사회 뉴스, 하다못해 다른 사람 뒷담화, 이런 얘기 조차 없고,
이거 해주세요. 이거 어디있어요? 같이 진짜 순도 100% 업무관련 말고는 전혀 대화가 없는데 그게 일반적인 건데 제가 예민하게 구는 걸까요?
제가 이전까지 같이 일해온 사람들이 특이하게 적극적인 사람들이었던걸까요? 아, 모르겠네요
2015.07.09 10:27
진짜 별일아닌데 원글님만 속끓이는 형국이 아닌가도 싶어요. 그러다 한번 물꼬트이면 기분이 확 괜챦아지는 스타일이 아니신지. 근데 같은 회사안이더라도 부서마다 분위기는 정말 다를수도 있어요.
2015.07.09 10:50
힘드시겠네요~ 글쓴이 님은 동료분들과 어떻게 지내고 싶으신지 궁금하네요.
2015.07.09 10:53
왜 본인에게서 문제를 찾으세요; 심지어 그것 때문에 그만두시다뇨;;; 그러지 마세요;;
슈크림 님이 낙하산이거나 특별히 잘못하신 게 있지 않은데 왕따 시킬 리는 없죠. 그냥 그곳 분들이 새로 온 사람을 챙기는 성격이 아닐 수 있어요. 새로 온 사람 별로 신경 안 쓰고 자기네끼리는 평소대로 친하게 지내는 거겠죠.
시간이 지나면 차차 친해지시지 않을까 싶어요. 같이 밥 먹거나 회식할 일은 없나요? 그럴 때 자연스럽게 대화하시면 될 것 같은데..
2015.07.09 10:56
텃세가 있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그 분들이 강짜 부릴 수도 있구요. 아님 혼자 심적 에너지를 소비하는 거 일수도 있는데.
자존감만은 잃지않으심이...
사실 이러는 저도 요즘 고민이 많아서 자존감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ㅎ
2015.07.09 12:52
2015.07.09 14:44
신입사원 환영 회식 같은 것도 없었나요? 밥은 어떻게 하세요?
커피같은 거 마실 시간은 있나요?
그 사람들도 원체 소심해서 편한 사람들끼리만 친한것일수도 있고요. 아니면 과거 안좋은 경험이 있을수도 있고 그들 속마음은 모르는 거죠.
그렇게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신경이 쓰이고 그게 일과 자존감,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우선 "나는 당신들에게 적대감을 갖고 있지 않고 친하게 지내고 싶다!" 정도의 메시지를 전하는 겁니다. 사실 확인을 하는 거죠.
그러면 다가올 사람은 다가오고 그래도 너무나 소심한 사람(혹은 무례한 사람)은 먹고는 고맙다는 인사도 안할수 있지만 그건 그 사람 특징이 그러려니 하는거죠.
배터리 님처럼 1년만 목표로 버티시는 것도 한 방법이고요.
좀 괜찮은 커피라든가 싫어하는 사람을 찾을 수 없는 티타임용 작은 과자라든가 말이죠.
2015.07.09 14:58
개인적인 일화를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친분이 형성되어 있고 하는 일과 직급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으있는 사무실에 직급도 업무도 다른 분이 오신 적이 있었죠. 그 분도 내향적이어서 사람들한테 친근하게 다가가고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다들 자기일 하기 바빠서 거하게 환영회를 하고 그런 건 아니었지만 여유가 닿는대로 나름 친해지려고 던지는 말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읺는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가끔 식사도 하고 산책도 하지만 딱 거기까지이고 더 이상은 섞이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 그런데 한 번은 점심시간에 자신을 챙겨주지 않고 당신들 끼리만 어울린다며 화를 낸 적이 있었죠. 다른 구성원들은 그냥 다들 알아서 먹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당황. 그의 행동이야 어쨌건 챙김을 받고 싶고 어을리고 싶어했구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었죠.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직급도 업무도 다른 그를 나름 챙겨주려고 했었고 오히려 잘 어울리지 않으려고 하다가 갑자기 화를 내는 그에게 서로 화를 내고. 그래서 원체 소심하다고 하신 부분이 좀 걸리는군요. 그런 안타까운 일이 또 생가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요. 그렇게 함드시다면 조금쯤은 먼저 다가가는 용기를 내실 때가 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말씀드려 봅니다.
2015.07.09 18:16
외부에 배타적인 서클이 직장이나 부서 내 형성된 경우 제 경험상 세가지입니다. 하나는 외부로 부터 공격받는 집단. 하나는 외부를 배격할 문제를 안고 있거나 배격할 필요가 있는 집단. 그리고 서클 진입에 어떤 신고식(계기)가 필요한 집단. 때로는 저 혼재되어 나타나기도 하죠. 어떤 경우든 글 쓰신 분의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제 경험인데 저 서클 밖에 있을 때는 나는 왜 저기에 못들어가나 고민인데, 들어가고 나면 아 혼자일 때가 좋았어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2015.07.09 19:09
2015.07.09 23:58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일단은 다가가야 이벤트라도 생기는 법이죠. 보통은 점심을 먹다보면 사적인 이야기도 오가면서 친해집니다. 솔직히 일과 관련한 대화는 점심먹으면서 오가는 대화보다는 딱딱할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러니 일단은 주위에서 직급이 제일 낮은 사람과 점심을 한번 시도해보십시오. 그리고 현재 상황은 아쉬운쪽이 글쓴님 쪽이시니 일단은 어느정도는 자신에 관한 패를 보여줘야 합니다.
2015.07.10 16:06
흠, 저도 비슷한 경험 있었는데요. 전 그저 부서간 이동이 아니라 조직 자체를 이동해서 마치 다른 동네에 입양온 느낌이었어요;; 새로운 조직의 사람들이 현 슈크림님이 계신 조직의 사람들과 비슷했죠. 자기네들끼리는 친한데 나한테는 사무적인 느낌적인 느낌? 근데 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요. 기존 멤버들과 친해지려는 저의 노력이 일정부분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그러면서 적당히 타협하고 포기하면서 그냥저냥 지내집니다. 물론 말이 쉽지 그 과정이 얼마나 고난한지는 잘 알고 있지요. 뭐 지금도 여기가 직장이라는 걸 까먹고 동료한테 기대했다가 혼자 상처받고 또 아무렇지 않게 지내고 이걸 수없이 반복하는데요 무얼.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애쓰지 마세요. 저도 이 조직에 온지 꽤 되었는데 아직까지 너무 애쓰다가 얼마 전에 큰 사고쳐서 수습 중입니다(사실 수습이 안되요. 늘 그렇듯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일이든 관계든 그냥 흘러가는대로 두는 게 현명한 거 같아요.
2015.07.11 00:58
2015.07.11 04:13
음, 어디까지나 제 경험입니다만
"보통 새로 사람이 들어오면 이것 저것 물어보며 친해지는게 먼저일텐데" 이렇게 쓰셨는데 다들 자기 앞가림에 바쁘면 안 그런 경우도 많아요. 작정하고 따돌려야겠다는 분위기일 수도 있지만 새로 들어온 직원한테 먼저 붙임성 좋게 다가가주는 그런 분위기가 아닐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수 있고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조금씩이라도 먼저 말 걸어보시면 안되나요? 갑자기 미친척...이렇게 쓰셨지만 사실 사람들은 남의 행동 변화에 그렇게까지 신경 안쓰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