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띠 마망'

2022.12.21 20:04

thoma 조회 수:466

Petite Maman, 2021

movie_image.jpg?type=m427_320_2

어떤 전개인지 알고 봤기 때문에 이 꿈과 같은 상황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저도 동참해서 보았습니다. 아래 글에 내용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가 엄마를 걱정하는 마음이 큰 영화입니다. 아이가 엄마를 더 이해하고 싶고, 사랑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낳은 영화입니다. 아이는 사랑하는 할머니를 제대로 된 작별인사 없이 보냈고 엄마 마리옹은 자신의 엄마를 잃은 슬픔에 젖어 있습니다. 아이는 할머니와의 이별로 슬프고 엄마의 슬픔이 또한 걱정입니다. 이 아이 넬리가 돌아가신 할머니의 집 뒤편 숲에서 놀다가 놀이 거리가 없자 바람에 우수수 떠는 나무들 사이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관객은 바라보게 됩니다. 그 외로운 마음이 전달되고 홀로 오도카니 앉아 있던 숲은 곧 환상의 장소로 이어집니다.


넬리는 숲에서 나무를 얼기설기 세워 오두막을 짓고 있는 제 또래 마리옹을 만납니다. 엄마가 어릴 때 만들었다고 넬리에게 말한 바 있으나 함께 가서 보여 주진 않았던 오두막입니다. 둘은 즐겁게 놀아요. 항상 엄마와의 시간이 모자랐던 넬리로선 엄마가 친구가 되었으니 얼마나 만족스러운가요. 대화도 나눕니다.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는 우회하지 않고 단순하면서 정곡을 찌르고 서로에게 스미듯이 정확하게 이해됩니다. 넬리가 보기에 사는 게 재미없는 듯하고 이해가 어려웠던 성인인 마리옹과 달리 자기 또래 마리옹은 넬리 못잖게 엄마를 잃을 것을 두려워하며, 자신과 마찬가지로 형제 없는 외로운 아이임을 알게 됩니다. 더구나 엄마의 유전병 때문에 받아야 하는 수술을 무서워하는 중입니다. 둘은 비밀을 공유하며 서로의 힘이 되어 줍니다. 그리고 위의 사진 장면처럼 마리옹의 엄마 즉 넬리의 할머니까지 포함해서 삼대가 모여 마리옹의 생일을 축하하기도 합니다. 마리옹으로로 인해 연결된 할머니와 넬리. 누구도 떠나지 않은 완벽한 시간이며 모녀들의 행복한 시간입니다. 마지막 날 넬리는 마리옹과는 잊지 못할 모험을 함께하고, 할머니에게는 돌아가실 때 제대로 못했던 작별인사를 건넨 다음 집으로 옵니다.


집에는 엄마가 돌아와 기다리고 있어요. 넬리가 '마리옹'이라고 부르며 엄마를 안자 엄마도 웃으며 '넬리'라고 화답합니다. 넬리는 엄마를 '내 엄마'라는 생각(엄마는 '엄마'라야 하는데..등등)에서 나아가 '마리옹'으로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일까요.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최소한 발걸음을 뗀 것 같습니다. 환상의 힘, 상상력의 힘이란 것이 이런 것이군요.


어린 마리옹과 넬리가 너무 예쁩니다. 그냥 외모도 외모지만 행동과 태도가 아이답고 예쁩니다. 뭔가 방송과 인터넷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것 같은 아이들 모습입니다. 여덟 살이라는데 좀 더 어려 보이기도 하네요. 외모는 엄마쪽 보다는 아빠쪽을 닮았나 싶었어요.

숲이 이야기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같습니다. 독일 풍의 검은 숲이 아니고 연두빛과 노랗고 붉은 단풍 빛의 어린 숲 느낌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99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96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269
121948 일본에서는 TOP 이 TOP 인가봐요 [3] fan 2010.10.25 5440
121947 메갈더러 일베같은 괴물이 되지말라고 하는건 위선인거 같아요 [37] 르아르 2016.07.30 5439
121946 추억의 고딕 로맨스 -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 20년전 영화라 당연히 스포) [19] Bigcat 2015.12.25 5439
121945 빙연이 김연아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는데 사실인가요? [14] 익명함 2014.02.22 5438
121944 지루성 피부염으로 고생하셨던 분 계신가요 [16] 사과씨 2012.01.05 5438
121943 땅콩잼+사과 시도해봤어요., 땅콩잼 활용법? [15] 자본주의의돼지 2011.02.11 5438
121942 SM이 양학선 선수에게 아파트를 선물 한다고 하네요. [12] 달빛처럼 2012.08.07 5437
121941 제 주변의 유부남들은 다 용돈이 십만원 이십만원만 갖고 생활해요. [20] 질문맨 2010.11.02 5437
121940 듀나님을 팔로하기 위해 트위터 가입 [3] morcheeba 2010.06.05 5437
121939 드디어 장옥정에 햄무수리가 등장했습니다 [24] 로이배티 2013.05.29 5436
121938 세상에서 가장 비싼 종이봉투 [24] 가끔영화 2012.10.23 5436
121937 남자친구한테 차였어요 [11] 잠시익명할게요2 2014.05.16 5435
121936 유사연애 사업에서 환상이 깨졌을 때의 반응 케이스 스터디 두개. [20] 자본주의의돼지 2012.11.11 5435
121935 키친아트 '양학선에게 평생 도마 제공하겠다' [15] 닥터슬럼프 2012.08.07 5435
121934 반항하냐? [26] 자본주의의돼지 2013.01.04 5434
121933 국가별 비만율 현황 [29] 화려한해리포터™ 2012.11.06 5434
121932 우타다 히카루라는 가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7] 소전마리자 2012.09.07 5434
121931 김영하 조영일 논쟁에 대한 개인적인 정리 [17] 호레이쇼 2011.02.14 5434
121930 신해철씨가 패혈증이라는군요... [11] 밀키웨이 2014.10.23 5433
121929 커피점 이름때문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41] 무비스타 2012.11.18 54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