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5 11:04
예전에 제가 읽었던 [쇳밥일지]라는 책의 작가님 덕에 알게 된 플랫폼커뮤니티입니다. 얼룩소라는 웹진(?)에서 글을 쓰며 고료를 받는 감격을 책에 소개했었는데, 막상 이 커뮤니티에 가입만 해놓고 전혀 이용하질 않고 있다가 트위터에서 드문드문 링크가 올라와서 결국 이 커뮤니티를 눈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목적이 다 다르겠지만, 저는 다양한 주제에 관련된 양질의 글들이 자주 올라오는 곳을 좋은 온라인 공간커뮤니티으로 평가하는데요. 얼룩소는 그런 제 기준에 딱 맞는 곳커뮤니티입니다. 사람들이 최소한 1000자를 넘는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딱 갖춰서 주장과 근거를 정성껏 씁니다. 문장들도 인터넷의 ~임 체나 말장난스러운 것들은 아니고요. 아마 독서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독후감들도 쉽게 찾아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뭔가를 쓴다는 비생산적인 행위를 열심히 하는 분들을 보면서 저와 비슷한 욕망을 가진 분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얼마 전에 디시인사이드의 유동닉 시스템의 부정적 파급력을 고민하는 글을 제가 올렸었는데요. 얼룩소는 그런 제 우려와 반대의 긍정적 방향으로 시스템이 적용되는 곳커뮤니티이기도 합니다. 강제적이진 않으나 기본적으로 실명을 닉네임으로 적어주기를 커뮤니티 자체에서 권장하고 있고, 또 많은 분들이 실명으로 활동합니다. (본인의 얼굴 사진도 걸어놓습니다) 최소한 본인의 글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부담을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어떤 분들은 닉네임으로 활동하기도 하는데 그 경우에도 자신의 직업이나 전문성을 인증하는 자기 소개를 덧붙여놓기도 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글쓴이에 대한 신원보증(?)이 더 확실하게 되어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얼룩소의 시스템은 트위터와 조금 유사합니다. 특정 글쓴이를 팔로우할 수 있고, 글에 좋아요를 눌러줄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두드러지는 점은 글의 본문에 달리는 댓글이 바로 보이지 않는 점입니다. 댓글을 달 수도 있고 확인도 가능하나 본문 글 아래에 있는 말풍선을 클릭해야 댓글이 보입니다. 얼룩소는 커뮤니티로서 (장문의) 본문을 댓글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거죠. 그 지점에서 커뮤니티를 어떻게 운영해야하는지 제 생각과 일치하는 시스템이라 조금 반갑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기사에 달리는 수많은 댓글들이 그 악영향을 증명한지 오래입니다. 아무리 장문의 분석기사를 써도 그저 본인의 정치적 세계관에 맞지않는다 싶으면 곧바로 테러 형식의 댓글들을 달아버리면서 오염시키죠. 쓰기는 간편하고 성찰은 생략한 채 자신의 어떤 입장만을 파괴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댓글은 그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게 커뮤니티를 조금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저의 개인적인 정치적 성향과도 많이 일치하는 곳커뮤니티입니다. 인권에 관한 글들도 많이 올라오고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적 시간을 가진 분들도 많더군요. 이런 시각을 훨씬 더 정교하고 매끄럽게 써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얼룩소의 매력입니다. 현안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분들도 많고 어떤 문제의 당사자이자 경험자분로서 정체성을 드러낸 분들도 많습니다. 공개 커뮤니티들은 정치인 혹은 정당을 공격하는 뉴스식의 글들은 많은데 이런 글들은 다 회의섞인 조롱으로 댓글의 리액션이 끝나기 때문에 그것이 어떤 실천적 의미를 지니게 되는지 저는 조금 회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얼룩소는 조금 더 성찰적이라고 할까요.
지금 이 얼룩소에서 어떻게 활동할지 조금 고민중입니다. 실명과 닉네임 중 어떤 정체성으로 글을 올려야할까. 어떤 글들을 올려야할까... 관심있으신 분들은 얼룩소에 글을 올려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좋아요로 최소한의 호감을 표시해줄 열정적 독자들도 많은 곳인 것 같으니까요 ㅎ
2023.08.25 11:33
2023.08.25 11:41
오! 재미있는 글 많이 찾아내시길 기원합니다.
2023.08.25 11:39
2023.08.25 11:41
2023.08.25 12:20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고 댓글 시스템이 있으니 커뮤니티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얼룩소가 고용한 필진이 일부 있고 큐레이팅하는 인원이 있는 정도. 그리고 천현우 씨가 얼룩소 필진인 건 맞는데, 논란이 된 글은 조선일보 컬럼이었던죠. 그 글이 여러모로 별로였지만 사건사고라고 부를 정도의 일인진 모르겠습니다.
나에게 완벽한 사이트라는 게 존재할 수는 없죠. 그게 좋은 것도 아니고. ㅎㅎ
2023.08.25 16:54
2023.08.25 12:25
그러게요 일반적인 커뮤니티라기보다는 기존의 블로그 홈이나 브런치류에 더 가까워보입니다 웹의 커뮤니티성은 모든 글머리가 공평하게 한 화면에 보여야 가능한 거라고 보는 입장에서 구독 시스템이 있다는 게 좀 의아했는데 상수님 댓글을 보니 이해가 됩니다 게다가 쓱 살펴보니 필진 중에 소위 네임드가 많네요 ㅎ
2023.08.25 13:12
저는 일단 사람들이 모여서 글을 쓰고 읽는 것에 주안점을 뒀는데, 커뮤니티라고 하기보다는 블로그나 브런치류에 더 가깝다는 게 맞겠네요. 저도 네임드 필진들 보고 그 글들부터 읽고 있습니다 ㅎ
2023.08.25 12:51
김민하가 정기적으로 글써줄때는 찾아가서 봤는데
댓글로 인신공격받고 글 안쓰는 이후부터는 플랫폼에 들어가본적은 없네요 ㅋ
2023.08.25 13:17
누군지 잘 몰라서 찾아보니 이제 얼룩소에 글을 안쓰시는 것 같군요 이런...
2023.08.25 14:23
김민하 씨는 블로그에 꾸준히 글 올리시더라고요. 한쪽편이 아닌 사람은 글쓰기가 어렵습니다 ㅎㅎ
2023.08.25 15:02
누구신가 했는데 이상한 모자라는 필명을 가지신 분이었군요. 트위터에서 사이트 인용을 자주 봐서 몇 번 읽긴 했는데 이제사 누군지 알았네요. (한참 GPT랑 멱살잡이(?)할 떄 봤네요.)
2023.08.25 16:29
2023.08.25 15:01
데이터 저널리즘을 하겠다는 분들이 많이 가서 잠시 본 적이 있는데, 꽤 유료화된 걸로 알았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Sonny 님께 어울리는 공간이란 생각이 들기는 하네요.
2023.08.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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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봤는데 듀게 사람들이라면 잘 적응할 만한 곳이네요. 간 김에 가입도 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