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없이 쓰겠습니다 되도록이면 ㅎㅎㅎ

하지만 쓰다보니 약스포가 발생.. (띄워는 놨지만..) 혹은 댓글로 뭔가 달릴지도.. 


0. 제목은 <우리도 사랑일까> 찬양하다보니 길어져서 그것만 썼지만 <우디 앨런 :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랑 <우리도 사랑일까>를 보고 왔어요.

제 옆자리엔 조휴일 닮은 남자분....은 아니고 예상대로 20대 중반 정도의 여자분이 앉아계셨습니다! 

극장에서 종종 뵌 얼굴이라 아는 척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몽가 엄청 어색해질 거 같아서 참았습니다ㅋ....



1. <우디 앨런 :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는 우디 앨런 엄청 좋아하는 저는 너무 기대가 돼서 기대 안해야지 안해야지 하면서 갔는데도 역시 조금 아쉬웠어요.

제가 우디 앨런 영화나, 우디 앨런에 대해 잘 몰랐더라면 더 재밌었으려나? 싶기도 한데 역시 그건 아닐 거 같구요.


(이를 테면 전혀 모르는 사람/혹은 아주 굵직한 가지만 알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디테일은 몰랐던 사람에 대한 다큐가 흥미로울 때도 있었던 거 같아서요. <크럼>이라던가 <조이 디비전>이라던가.)


우디 앨런은 생각해보면 그 사람 자체가 웃기고 매력적이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고 하기 이전에 (물론 미아 패로우-순이와의 관계는 파란만장하지만..)

그냥 작품으로 이미 웃기고 재밌고 매력적이었던 사람이라, 그 뒤의 모습이 상대적으로 더 웃기고 매력적으로 보이진 않았던 거 같아요.


하지만 배우들이 어떤 장면을 곱씹거나 그 상황을 곱씹거나 할 땐 좋았어요.

<맨하탄>의 여배우가 나와서 영화의 장면들을 소회할 때 <맨하탄>을 가장 좋아한다는 게 자랑스러웠습니다.



2. <우리도 사랑일까>는 정말 정말 좋네요. 제목이 별로 매력이 없어서 그냥 볼까말까 하다가 사라 폴리가 감독했다길래 보러갔거든요.

아, 정말 아무 기대 없이 갔는데 너무너무 좋았어요. 사라 폴리가 참 연출을 잘하는 거 같아요.


<어웨이 프롬 허>를 보면서도 생각한 건데 음악도 정말 잘 쓰는 거 같아요. 같은 음악감독이랑 작업한 걸까요?

찾아보면 금방 나오겠지만 귀찮아서 찾아보진 않았습니다.

전작을 볼 땐 별 생각없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영상미도 정말 빼어난 거 같아요.


이 영화를 보면서 <8월의 크리스마스>가 생각났어요. 제가 그 영화에서 정말 좋아하는 장면은 영화의 초반부에 정원이랑 정원이 여동생이

거실 같은 마루에 앉아서 수박을 먹다가 씨를 마당 멀리 뱉고 놀던 장면인데요. 그러다가 순간적으로 여동생 표정이 울 것처럼 일그러지는 때가 있었어요.


괜찮은 척, 아무런 걱정없는 척 감정을 가장하다가 가끔씩 그게 벗겨질 때가 있잖아요.

그런 순간이나 장면들을 작위적이지 않게, 촌스럽지 않게 담아내는 게 그 장면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는 그런 면면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아래는 조금 스포?)




이 영화에서 좋았던 장면은, 역시 그 이상한 놀이기구 타는 장면이겠죠. 그 신났던 표정들, 슬펐던 표정들, 다 끝나고 나서 불이 켜진 뒤 초라하기 짝이 없는 놀이기구들.

달달한 순간은 왜 그렇게 빨리 끝나는지 모르겠어요.


세스 로건은 영화 끝나기 거의 30분 전까지는 정말 별로였어요. 전 세스 로건을 좋아하는 편인데도 이 영화에선 너무 매력없게 소비되는 게 아냐, 싶었는데

뒷부분에서는 정말 끝내주게 멋지드만요.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나 사랑에 이미 빠져서 왈칵 치미는 순간이나 돌이킬 수 없는 순간 순간에 대한 감정들을 정말 잘 표현한 거 같아요.

사라 폴리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 미셸 윌리엄스는 그러고보니 <블루 발렌타인>에도 나왔던데, 그 영화도 이거랑 비슷한 내용 아닌가요? (전 보진 못했고 트레일러만 봤어요.)


+ 영화 보기 전에 윤성호 감독 트위터에서 전전날인가 나눈 시네마톡 행사에서 더 좋은 번안 제목이 없을까 하는 질문에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라는 답이 나왔던 모양인데 

영화 끝나기 전 어느 시점까진 오, 정말 탁월한 제목이다! 라고 생각했어요 ㅎㅎ

지금 제목 매력없다고 했지만 막상 대안은 별로 안 떠오르네요. '어쩐지 오늘은 운수가 좋더라니' 정도 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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