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스포일러?)

2019.10.03 23:20

타락씨 조회 수:1018

평이 안 좋은 듯 해서 짧게 써봅니다. (어째서..;;;;;)
베니스 수상 사실과 모방범죄 우려가 제기되었다는 뉴스를 흘려들은 것 외에 아무 배경 지식이나 기대 없이, 계획에도 없이 갑자기 끌려가 보게됐습니다. 트레일러도 관람 후에 봤어요.

나쁘지 않습니다. 관객의 감수성이나 섬세함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읽힐 수 있는 영화일지도.
아쉬운 점도 없지 않으나, 영화가 제 기대에 부합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조커라는 캐릭터의 탄생을 다루고 있지만, 그 모태가 된 고담시 그리고 클라운 갱의 발생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영화겠죠.
보다 정치적이고 선동적인 영화가 되기 쉬웠을텐데 영화는 절제된 드라마의 길을 택했고, 이에 투박한 번역의 문제가 더해진 탓에 관객의 이해와 몰입을 방해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같이 영화를 본 친구들은 클라운 갱의 발생을 부자연스러운 전개로 느끼더군요.)
아서 플렉으로 고담을, 클라운 갱으로 조커를 설명하는 우회로를 택한 점이나, 원오브뎀이라는 관점에서 조커를 조명했다는 점은 영리한 선택이라 평가하고 있습니다.

신경 쓸 필요가 있나 싶지만, 원작 캐릭터의 한계를 생각하면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한 재해석 아닐까 싶습니다. 온몸으로 밀어붙이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도 좋았고, 이를 과하지 않게 포착한 촬영도 좋더군요.
몇몇 장면은 특별히 아름답다 해야겠지만 시각적 쾌감이 큰 영화는 아니고, 혹시나 시각적 쾌를 기대하는 분들은 당연히 트레일러를 피하셔야 합니다.

(의미없는 스포일러)
영화에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모던타임즈가 상영되고있는 극장 안 시퀀스에서 영사되는 장면과 관객의 반응인데요, '음.. 저 장면을 보면서 저런 반응을 한다고?' 싶더군요. 이게 의도된 것이었는지, 스크립트 나오면 확인해보고 싶더군요.
극중 상영작인 모던타임즈는 물론 의도적으로 선택됐겠죠. 두 영화의 스토리라인은 묘하게 닮은 부분이 있어서(...발가락이?) 어쩌면 슬랩스틱 없는 채플린 영화라 우겨볼 수도 있겠더군요.

+좋건 싫건 이런저런 평들을 접하게 되는데.. 기생충과의 비교가 많군요.
물론 기생충도 잘 만들어진 영화(빨간뿔테남이 명징과 직조 운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 할 정도로)입니다만, 조커는 그 이상의 야심을 갖고 만든, 교묘한 덫 같은 영화입니다.

++많이 심심하신 분들은 밀로스 포먼의 man on the moon 보시면 좋을 듯.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19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25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537
110021 검찰은 왜 패트 수사는 질척 거릴까요.. [5] 가라 2019.10.10 753
110020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4] 가끔영화 2019.10.10 421
110019 오늘의 편지지(스압) [2]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10.10 299
110018 어제 검찰은 서지현 검사 사건 관련 영장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3] 좋은사람 2019.10.09 1125
110017 패스트트랙 시간표, 유사언론인 유시민, 결국 얼굴이 중요하다 [13] 타락씨 2019.10.09 1640
110016 선택적 팩트 체크 [1] 왜냐하면 2019.10.09 746
110015 조커-모방범죄..?(스포일러) [41] 메피스토 2019.10.09 2136
110014 조커 [4] 멜키아데스 2019.10.09 925
110013 핵사이다 역사학자 전우용 [2] 파이트클럽 2019.10.09 1121
110012 [넷플릭스바낭] 초중딩용 환상특급 '오싹한 이야기' 시즌 1을 다 봤습니다 [4] 로이배티 2019.10.09 1642
110011 촛불집회 어디까지 가봤니 [3] 도야지 2019.10.08 592
110010 유시민이 검찰과 KBS 위에 쏘아 올린 똥폭탄 [44] ssoboo 2019.10.08 2483
110009 애플 지원은 서비스 상담 중 녹취를 허용하지 않는다는군요.. [7] Joseph 2019.10.08 1301
110008 이종구 한국당 의원, 국감 참고인에 "지X. X라이 같은 XX" [3] 좋은사람 2019.10.08 757
110007 "멜로가 체질" 재밌나요? [12] 왜냐하면 2019.10.08 1677
110006 오늘의 요정 핑크 (스압) [5]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10.08 646
110005 새 날 [2] 칼리토 2019.10.08 525
110004 새벽의 불안 [17] 어디로갈까 2019.10.08 1071
110003 조커를 봤는데.. 기억에 남는건 와킨 피닉스 얼굴 뿐이네요. [1] 보들이 2019.10.08 1095
110002 “웃기고 앉았네... 병X같은게” [20] ssoboo 2019.10.07 226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