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4 19:50
지금과 같은, 다양성이 중요한 시대에 획일화와 평준화를 다시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네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오는 2025년부터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계획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시·도 교육청 평가에서 기준 점수를 통과하지 못한 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해 단계적으로 자사고·특목고 폐지를 유도해 왔던 기존 방식 대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아예 모든 자사고·특목고를 한 번에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14일 민주당과 교육부에 따르면 당·정·청은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협의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괄 일반고 전환' 계획안을 검토했다."
"교육부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일괄 전환’을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14/2019101401104.html
2019.10.14 20:19
2019.10.14 20:33
1) stuyvesant나 필립스 아카데미는 "학교를 가장한 입시학원"과는 어떤 의미에서 다를까요?
2) 과학고나 영재고는 아닐까요?
3) 현격하게 구분된다면 그 차이를 구분짓는 것은 "학교"의 차이일까요? 아니면 시스템의 차이일까요?
2019.10.14 20:46
2019.10.14 20:51
1) 제가 말하는 다양성은 "구성원들의 다양성"이 아니라 "제공하는 교육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2가지 문제를 조금 구별할 필요가 있겠다 싶습니다.
2) 일반고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물론 어려운 일이겠지만) 좋은 교사, 좋은 교육의 제공 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반고의 경쟁력 약화를 선호도가 높은 (그 선호도의 이유가 타당하든 그렇지 않든) 자사고를 없애서 해결한다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저는 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2019.10.14 21:04
2019.10.14 21:10
"일반고가 급격히 망가"졌다고 하시길래 "일반고의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가정한다면, 그것을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비교는, 광주의 일반고와 서울의 일반고가 그 지역 내에서 homogeneous하다는 가정 하에서 의미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서울은 강남, 서초 등과 다른 구간의 차이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그렇게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9.10.14 20:43
우선 하나고를 다룬 아래 기사만 보면, 일반고에 비해서 확실히 다양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제 아이가 고등학교에 간다면 (입시 output을 떠나 다양한 교육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라도) 평준화 고등학교보다 하나고를 보내겠습니다.
"그렇다면 학교운영과 교육과정 영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하나고는 무엇이 다른 것일까. 실제 재지정 평가는 여러 복합적 지표에 의해서 이뤄졌겠지만, 그 중 외부에서 가장 두드러진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교육과정의 운영일 것이다. 하나고는 교과 편제에서부터 일반 고교와 차이가 있다. 하나고는 무계열·무학년 선택형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대다수 일반 고교처럼 계열이나 학년에 따라 정해져 있는 교과목별 이수단위의 틀 안에서 교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단위수만 제시된 ‘트랙’ 안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교과목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학교정보 공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교육과정 편제표를 살펴보면, 올해 입학한 고교 1학년은 공통 교육과정인 1학년을 제외하면 2~3학년 때는 학기별로 ‘4단위 7과목+2단위 2과목’ 또는 ‘4단위 6과목+2단위 3과목’으로 각각 구성된 2개 트랙 중 하나를 골라 그 조건 안에서 자유롭게 교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사회과학 통계학 △수학세미나Ⅰ △퍼블릭스피킹과 프레젠테이션 △시사영어 △영어 비평적 읽기와 쓰기 등 개설 과목 또한 다양해서 일반 고교에 비해 교과 선택의 폭이 훨씬 넓다. 이와 함께 하나고는 수업 내용적으로도 탐구형 수업이나 토론·발표활동의 비중을 높이고, 과정 중심 평가를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교과 영역에서도 특색 있는 운영이 돋보인다. 2019년 기준 하나고에 개설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교과 프로그램이 29개, 특기적성 프로그램이 92개다. 특히 정규 수업을 보충하는 성격의 교과 프로그램보다 체육‧미술‧음악‧연극 등 특기적성 프로그램의 수가 훨씬 많은 것이 특징적이다. 서울 지역 고교의 학교당 방과후학교 평균 강좌수는 27.8개로, 교과 프로그램이 22.3개, 특기적성 프로그램이 5.5개다."
http://www.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190719184008507581
2019.10.14 20:49
2019.10.14 20:53
그것은 "하나고"의 문제인 것인지, "자사고/외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2019.10.14 20:56
2019.10.14 20:59
제 말은 지적하신 문제가 발생한 이유가 "자사고의 존재 자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자사고의 폐지"밖에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이 문제라면 그 부분을 규제할 수 있는 세부 규정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9.10.14 20:54
2019.10.14 21:01
물론, 이상한 대학이 많듯, 이상한 자사고도 꽤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학부모가 알고 학생이 알기 때문에 자연히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믿으면 안될까요? 하나고, 민사고를 포함해 최소한 인기가 있는 자사고 중에 그런 식의 운영을 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재단이 투자않는 이상한 대학도 많지만, 그것을 "대학 자율화의 폐지" 또는 "대학의 평준화/획일화"로 해결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2019.10.14 21:12
2019.10.14 21:15
YS 정권 때 대학설립 규제 완화가 이유라면 그 이전으로 돌리면 되지, 대학 자율화 자체를 폐지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2019.10.14 20:32
2019.10.14 20:34
(제가 잘 몰라서) "될 놈들 더 빡세게 밀어주자"는 일반고에 더 해당되는 (또는 적어도, 일반고"에도" 해당되는) 이야기 아닐까요?
2019.10.14 20:41
2019.10.14 20:46
예, 그런데 자사고/외고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대화해보면, "그렇다면 정부 지원금이 0%라고 한다면 OK하겠냐"라고 되물었을 때 그것도 반대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더군요.. 따라서, 그것은 정부지원금과 관련된 내용은 오히려 핑계에 가깝고 실제로는 (그것이 타당하든 않든) 다른 이유로 반대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2019.10.14 21:41
2019.10.14 21:55
저는 다양성이 꼭 입시 대비와 배치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다양성이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대안학교, 체육학교, 예술학교 등이 다 존재이유가 있다고 보고요. 과학고나 영재고, 예술고 등에서 제공하는, 일반고보다 "(특정 교과목의) 다양한 커리큘럼"이 분명 입시 준비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다양성의 의미가 크게 훼손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사고나 외고에서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커리큘럼"도 분명 일반고에 비해서 입시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입시에 도움이 되는 다양성이라고 해서 역시 의미가 크게 퇴색한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과학고/영재고/예고도 실제 과학/수학/예술을 얼마나 제대로 가르치느냐 보다는 명문대에 얼마나 많은 학생을 집어넣는가가 경쟁률, 인기를 좌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러한 현실적 한계는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그냥 자사고/외고 폐지 같은 손쉬운 해답이 아니라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해서) 어떻게 좋은 교육을 제공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9.10.14 22:37
음... 그냥 조셉님에게 두 가지만 질문을 드리고 싶네요.
1. 조셉님께선 지금 대다수의 자사고, 외고나 국제고들의 현실인 '입시 사관학교'식 운영까지도 교육과정의 다양성으로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신가요?
2.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해서' 어떻게 해야 자사고나 특목고들이 제대로 된 다양성 교육을 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2019.10.14 22:48
1. 최소한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몽땅 폐지하고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 보다는 (다양성 제공 측면에서) 낫다고 생각합니다.
2. 이것은 제가 여기서 머릿 속을 스치는 생각 한 두개로 괜챦은 해답을 끄집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겠지요.. 저는 지금 제 아이들이 아직 입시와 무관한 나이이고,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과학고, 외고 정도만 있었기에 (그때도 과학고, 외고 모두 입시사관학교란 비판을 받았고, 지금보다 덜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만 말씀드리면, 분명한 역할을 하는, 괜챦은 학교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도 말이죠.. 다만, 다양한 커리큘럼의 질과 양이라는 면에서 분명 개선이 필요했었다 생각하고 (깊이와 양이 부족했습니다. 분명 입시 때문이었겠죠..), 지금의 과고, 영재고, 외고 등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3. 하나 덧붙이자면, 제가 학교 다닐 때의 일반고 (당시는 평준화, 비평준화가 섞여있었습니다..) 역시 과고, 영재고, 외고보다 덜 입시사관학교였던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과학고 외고 등은 역량의 일부라도 입시와 무관한 분야에 분산되었던 데 반해) 오히려 모든 역량을 좋은 입시성적을 내는 데 집중했었고, 서울대 등 명문대는 서울과학고, 대원외고 정도를 제외하면 웬만한 과학고, 외고보다 지방 비평준화고, 또는 강남의 평준화된 일반고에서 더 많이 갔습니다. 대부분이 공립인 비평준화고등학교의 수학, 영어 교재로는 수학의 정석, 성문종합영어가 많이 쓰였고요..
2019.10.14 23:57
1.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결국 조셉님의 주장은 수월성 교육(될 놈만 골라서 빡세게 밀어주자!)의 측면에서 자사고 등등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입장과 다를 게 없어집니다. 차라리 그런 입장이라면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존중할 수는 있거든요. 그래서 여쭤봤습니다.
하지만 그걸 '다양성'이라고 이름 붙이는 건 명백하게 개념을 오용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스포츠 영재들을 뽑아서 따로 교육 시키는 경우(뭐 태릉 선수촌이라든가)를 생각해보세요. 영재들만 모아 놓고 시키는 교육이니 당연히 일반적인 교육 프로그램과는 달라지겠죠. 하지만 그건 다양성이 아니라 수월성 교육, 엘리트 교육의 범주에 넣는 게 맞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자사고 등등도 마찬가지구요.
2. 그런 '개선'에 대해 현장에서, 그리고 전문가들과 학자들이 십여년간 고민한 결과가 '답 없음'에 가까운 것이고 그래서 나오는 주장이 자사고 등등의 축소와 폐지입니다. 어째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에 대해선 조금만 검색을 해 보셔도 수많은 기사와 통계를 기반으로한 연구 결과들이 쏟아지고 아마 조셉님도 이미 그런 내용들을 잘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런 부분들을 그냥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측면이 있지 않겠냐,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넘긴다면 현실적인 논의는 어렵습니다.
2019.10.15 00:10
1. 기본적으로 저는 수월성 교육을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수월성 교육을 주된 이유로 자사고/외고를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자사고/외고는 이미 특정한 입시 요강을 만족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반고와 다른 커리큘럼의 교육을 제공하지만, 정말 그 커리큘럼 자체가 우수하다면 (특별한 입시 요강을 만족한 학생들 뿐 아니라) 일반고에 입학하는 학생들과 동일한 수준의 이들을 대상으로 해서도 (이 학생이 일반고에서 교육받았을 때보다) 더 좋은 교육적 효과를 낳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나중에 혹시나 돈을 많이 벌게 된다면, 좋은 학교를 만들되 입시는 추첨으로 해서 (실력과 무관하게 선발하되) 제가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커리큘럼의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만약 자사고/외고가 폐지된다면 이러한 교육의 제공이 가능할까요? 아닐 것입니다. 만약 수월성 교육에 반대한다면 자사고/외고 정원의 1/2은 선발, 1/2은 추첨으로 해서 수월성 교육만이 아닌 다양한 교육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 제 의견이고요..
1-2.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요구하는 능력과 기술, 재능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고요.. 반면, 정부의 교육 정책을 새로 세우고 이것을 실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lag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세상이 빠르게 변할수록 정작 세상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데 있어서 정부가 제공하는 교육에는 한계가 명백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자율적이고, 좀 더 빠른 개인의 자발적인 혁신이 채울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AI만 하더라도, 일반 공립 고등학교에서 AI와 관련된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자율적인 교육 제공이 그 틈을 더 잘 메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위에서 말했듯이, 저는 이미 지금의 입시사관학교라고 욕 먹는 자사고/외고도 이것 모두가 일반고로 replace되는 것보다는 더 나은 존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에서 언급했던 이유로 말이죠). 다만 평준화/획일화가 자사고/외고 유지에 비해서 더 열등하다는 concrete한 data도 더 우월하다는 concrete한 data도 모두 부재하다면, 기본적으로 좀 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보기 때문에 자사고/외고를 (비록 모자라지만) 존속시키자고 주장하는 것이고 + 현재로서는 이러이러한 모자람이 있으니 현실을 고려해 더 나은 개선책을 모색해보자..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답 없음", 또는 "막연히 더 나은 방안이 있지 않겠느냐고 넘기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결론이라고 생각합니다.
2019.10.14 21:09
2019.10.14 23:13
2025년에 누가 집권할지도 모르는데 로또에 당첨되면 무엇을 하겠습니다.와 같은 이야기죠.
근데 자사고 외고는 다양성하고는 별로 상관없습니다. 그냥 학교를 가장한 입시학원일 뿐이에요. 물론 그것도 학교의 다양성.이라고 할수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다양성의 의미를 그렇게 쓰진 않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