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영화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빵빵 터진 부분들 참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플짤로 만들고 싶은 장면이 하나 있었는데요.


다른 건 아니고 김혜수와 한석규가 술집에서 대화하다가

"왜 우리나라 남자들은 나이만 먹으면 설교하려고 드는 거야?!"라고 팍팍팍 내뱉는 장면.




아, 저도 남자지만 보면서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달콤살벌한 연인의 "혈액형 미신" 플짤이랑 세트로 만들어다가

전국 방방곡곡 터미널과 역사마다 틀어주고 싶습니다.






영화 정말 좋았습니다.

그냥 재미있는 영화가 아니라 "잘만든 동시에 재미있는 영화".


살짝 약한 클라이막스와 얼렁뚱땅 결말이라거나 경관 캐릭터의 약함 등

다들 지적하는 단점들은 저도 마찬가지로 느꼈는데,

왜 다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재미있었음"이라고 쉴드를 쳐주는지 알겠더군요.


장면 장면 연출에서 좀 놀란(?)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뭐랄까. 그냥 카메라 픽스 시켜놓고 찍어도 모르고 넘어갔을 대화 장면인데

카메라 살짝 돌려주고 편집으로 탁탁탁 끊어주는 덕분에

상황에 대한 몰입과 캐릭터의 설명이 배가되는 부분들.

"대충 안찍고 제대로 한 번 만들테니, 즐겁게 보아주세요"라는 감독의 결기가 느껴지더군요.








이번 영화가 더욱 좋았던 건, 그냥 재미난 장르영화를 넘어서 지금 한국사회가 반영되었다는 점.

(얼마전 본 소셜 네트워크가 좋았던 이유와도 좀 비슷하군요.)

적당히 이기적이고 신경증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팍팍한 현대인들을,

어설프게 위안하거나 뒤에서 킥킥대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보여주면서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간다"는 걸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뭐랄까, 애늙은이나 꼰대의 영화가 아니라 그냥 말 그대로 어른, 성인의 영화랄까요.

이게 잘못 빠지면 순응주의나 이기주의의 긍정으로 갈 수도 있겠지만,

감독의 전작과 이번 작품으로 보면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런 걱정 안해도 될 듯.




p.s.

근데 골동품이 정말 천장에 있었나요? 왜 전 그걸 보여준 장면을 놓쳤지?

저도 "당연히" 그 텃밭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p.p.s.

영화 보고 나오면서 들었던 진짜 쓰잘데없는 궁금증 하나.

결국 김혜수와 한석규는 돈을 몇대몇으로 나눴을까요?

근데 몇대몇으로 나눴든 한석규는 그 필리핀 골프장 주인에게, 김혜수는 다른 누군가에게

나란히 사기당하고 날려먹게 될 거 같다는 예감이 떠나지 않는다는. -_-;

(그리하여 이층의 악당 속편 삼층의 악당이 나오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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