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20391


미생의 이 부분에 대해 다양한 말들이 있던데 제 조그만 의견도 한번 보태볼게요.


일단 한국 여성의 출산후 직장경력 단절 문제나 남성에 비해 낮은 임금,

그리고 남성들에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육아휴직, 가족과 함께할 수 없는 저녁


이 두 가지를 해결해야하는 게 근본적 개선이겠지만 일단 현실을 인정한 상태에서 얘기하면 좋겠어요.

현재 한국 직장인 여성의 문제는 '직장'과 '육아-가사-내조'를 동시에 해야하는 거죠.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의 칼럼 일부분.


"그래서일까? 요즘 직장을 다니는 친구나 선후배들을 보면 직장에서 가정으로 허덕거리며 사는 게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참 하다가 자연스럽게 ‘전업주부가 부럽다’는 결론에 이르곤 한다. 자아실현은 이상일 뿐 현실에서는 ‘밥벌이 수단’이 되어버린 직장생활, 이에 비해 아침에 남편과 아이들을 챙겨 보내고 나면 남은 시간은 오롯이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전업주부의 삶! 건강을 위해 피트니스도 다니고, 가끔씩은 한적한 갤러리에서 분위기도 즐기는 전업주부야말로 자아실현(!)에 가까운 삶일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게 현실인 거예요.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에게는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죠.


그렇다면 처음에 링크한 미생의 문제는 쉽게 결론이 나지요.


현재 직장, 그리고 가정에서 두 배로 고생하는 여성들에 대한 문제를 제시하지 못 하고

퇴직하고 가정에서 전업주부로 지내는 여성에 대한 문제를 제시한 게 얄팍한 통찰이라는 거죠.


한국심리학회가 2010년 발표한 한국인의 행복지수에 따르면 40대 여성이 가장 행복한 것으로 나왔어요.

조사에서 따로 구분하지는 않았지만 이 40대 여성은 직장인보다 전업주부를 반영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한국에서 40대에 퇴직의 압력을 버티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이 얼마나 있을까요?


출산하고 나서도 어렵지 않게 일을 다시 시작한 전문직 하시는 언니들에게 물어봤어요.

직장에서 자아실현 얼마나 하고 계시냐고. 그래도 남들 부러워하는 직업인데 만족스러운 일 아니냐고.


대답은 No 였어요. 


남들에게 멋지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경제적 여유만 있으면 직장 부담 줄이고 싶다네요. 남편이 지금보다 두 배 벌면 매일 아침 출근하겠냐고 농담했죠.

미생의 저 일화는 단지 남편입장에서 아내를 직장다니게 해 주는 '배려'로 착각하게 만들고 스스로 우쭐하게 만드는 남성의 시각이라는 데 동의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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