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7 18:53
이 세 영화(드라마)의 공통점은?
나이 많은 남자와 어린 여자의 로맨스 혹은 교감을 다루고 있다는것
우리는 같은 꾼다는 20대 중후반의 고학력 전문직 여성 과 50대 후반의 기업재무이사
어나더 어스는 21살의 청소노동자 여성과 40대 후반의 교수
나의 아저씨는 .... 살인 전과가 있는 20대 초반의 비정규직 여성과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구조기술사
다른점은?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는 헝가리 영화이고 노장의 여성감독이고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수상
'어나더 어스'는 미국영화 이고 남자감독이고 선댄스 영화제 드라마부분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나쁜 아저씨'는 한국 드라마고 대중적인 연애장르 여성작가의 극본
흠....나이 먹은 아재와 젊은 여성이라는 설정 자체만으로 욕먹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것을 말하려는건 아니에요.
저런 설정 자체가 심각하게 불편하고 보지도 않고 욕부터 먼저 튀어 나오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는것은
한국에서 젊은 여성들이 현실에서 그만큼 나이 처 먹은 남자들에게 여러가지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고
그게 젊은 여성들의 책임이나 잘못은 아니니까
물론
창작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고 그 중에서도 저러한 설정에 특정한 대중의 거부감, 불편함이 개별작품에 영향을 주는건
매우 바람직 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만, 저런 설정 자체를 수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거부되는건 자연스럽고 그런 거부를 피할지 수용할지는 또 작가의 몫인거고
작가가 혹시 그런 설정에 상당수의 여성들이 불편해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다면 이건 다른 측면에서 작가의
게으름은 욕먹을 수 있다고 봐요.
그런데 조금 궁금하긴 합니다.
'나쁜 아저씨'에서 아이유가 연기하는 주인공이 만나는 세상이
2018.04.07 21:06
2018.04.08 11:34
제 기억으로 80년대 내내 중년 유부남과 20대 젊은 여자의 불륜 이야기가 드라마나 영화관에 걸리는 걸 보고 문득 그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래 20대 남자들 다들 잘 생기고 멋지구만 왜 아버지같은 나이든 남자랑 저 난리일까? 왜 남의 가정 파괴하면서 지 인생 망치고...그런데 어른이 되고 난 뒤 실상은 그 관계들 대부분이 성추행에 강간같은 성범죄였죠. 현실에서는 말입니다. 오히려 젊은 여자한테 '불륜 저질러 남의 가정 망친 종자' 라는 오명을 뒤집어 씌우고 슬픈 사랑 코스프레 하면서 지들만 빠져나가거나...이런 스토리를 로맨스로 포장하는게 통했다니 그 시절 여자들은 이런 드라마 싫다고 말도 못하고 살았구나 싶어요. 이제는 시대가 바뀐거죠. 지금의 20대 여성들이 예전같지는 않은겁니다.
2018.04.07 22:18
사랑에 모양이 없다는 가정 하에서 충분히 개연성 있는 이야기지만
문제는 그 현실태가 항상 권력과 화폐가 매개되는 관계라는 점에서 시대정신을 자극하는 드라마인 것 같네요.
실재하지만 미디어에서 재현되지 않는 가난을 재현한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결핍을 가진 이들 사이의 위로'라는 베이스가 비판 지점인 것 같습니다.
김기덕 식의 폭력을 폭력으로 위로한다는 가학적 정서는 토가 나오구요.
어찌보면 변화보다는 위로에 그치는 예술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네요.
잔인한 현실에서 위로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위로할 상황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왜 가지 못하는 걸까요?
사족으로 위계서열의 최하층이 조직 전체를 좌지우지 한다는 것은 어쩌면 클리셰인 것 같은데
어떤 작품이 있으려나요?
2018.04.07 22:21
2018.04.07 23:02
2018.04.08 10:42
2018.04.08 11:40
설정이 좀 비열한게 남자의 사회 경제적 지위를 낮추면서 변호사 아내 때문에 가정이 파괴되는 상황을 더 추가한 거죠. 여자는 지가 잘나면 못난 남자 못 참고 밖으로 눈 돌리고...결국 더 잘난 남자에게 가게 된다는...당신처럼 못난 남자 정말 답답해...대충 이런 대사들 ㅎㅎ 시어머니 역할의 고두심이나 아내 역의 이지아가 남주에게 하는 말들을 듣다보니 작가가 다른 건 몰라도 어떤 면에서만큼은 좀 비뚤어진 구석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위 '잘 나가는 여자들' 한테 말이죠.
2018.04.09 11:57
막 성년이 될락 말락한 여성(더 어려도 되거나 돈이 많거나 그건 선택인데 충분히 이쁜건 필수)이 중년의 나(7,80년대는 돈이 좀 있거나 상처가 있어서 동정받을 여지가 있어야하는데 요즘은 돈없고 평범해도 되는 모양)를 좋아하는 게 너무너무 비현실적이다못해 화가 나나봐요.
최인호소설같은 대중소설은 다 그런거 일색이거든요. 드라마는 안그랬나요? 유부남, 이혼남 사장, 차장, 실장들이 왜 아내두고 어린 비서한테 마음을 뺏기는 겁니까?? 접점이라고는 욕망밖에 없는데 예전에는 남성위주로 좋게좋게 생각한 모양이에요.
늙은 남자와 어린 여자라면 권력관계가 너무 극명하게 그려지니 거기에 대한 반발때문일꺼에요.
전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을 극도로 신뢰하기에 설득력만 있다면 사춘기 소녀와 임종전 남자의 로맨스도 볼 의향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