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7 14:10
마음 먹으면 친구 사귀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깊이 사귀기는 좀 어렵네요. 아무래도 다들 사회화가 많이 되어서인지 안전한 관계를 위한 매너로 서로서로를 대하게 되어서 그런 것 같아요. 매너가 허락하는 선까지 친해지는 건 어느 정도 성격이 맞으면 꽤나 빠릅니다. 하지만 꼬꼬마시절만큼 친구를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지는 않네요 아무래도. 꼬꼬마시절에도 친구를 가려사귀는 편이긴 했지만요. 그래서 나를 사적인 친밀감으로 대해주는 사람들이 더 소중해 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여전히 깊이 그를 받아들이게 되는 건 아니지만요. 친구가 아니라도 워낙 챙겨야 되는 일이 많아져서 여력이 없는 탓도 있겠죠. 김영하 작가였는지 최소 40 넘으면 친구는 다 부질없다고 했다는 것 같던데, 또 심리학 연구를 보면 정기적으로 만날 친구가 있는 사람들이 확실히 정신건강에는 이롭다고는 하더라구요. 어려운만큼 소중해지는데 소중하다고 잘 되는 건 아니네요.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도 에너지가 소비되기도 하구요.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알게 될수록 오히려 사람이 피곤해 지는 면이 있어요. 가끔 누구에게나 소탈하고 친밀하게 대하시는 분들도 보는데 부럽기도 하고 존재 자체만으로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고 그래요. 그렇다고 그들이 개인적으로 잘맞는가는 또 다른 얘기라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건 불편합니다. ㅎ
2022.12.07 15:25
2022.12.07 18:13
말씀하신 이유 다 맞는 것 같네요. 잘 맞는 사람 만나도 친구 관계 까지 가는지는 또 별개인 거 같기는 합니다. 자연스럽게 같이 어울리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요. 이건 그냥 기력이 소진되어 그런 것 같네요. ㅎ
2022.12.07 18:34
영감을 주셔서 글을 따로 썼는데 읽어보니 낯간지러워서 지웠습니다 크흡... 어쨌든 친구라는 단어가 판타지인 걸 인정하고 일시적 동지로 그럭저럭 오랜 시간 잘 지내겠다는 목표만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2022.12.07 15:26
확실히, 말씀하신 것처럼 어른이 될 수록 상대를 배려하고 자신을 상대에게 내보이는 것에 조심스러워하기 때문에 거기에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건 어떻게 극복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역시나 안전하게 시간을 축적해나가는 것만이 답일지...
2022.12.07 18:14
하여튼 친구 잘 만들고 잘 유지하는 사람들 부러워요.
2022.12.07 15:29
친구라,,,, 아닌 사람 말씀하시는거겠죠. 뭐, 스몰토크에 강하고 친화력있음 소위 인맥 자랑하는 사람들마냥
넓게 지인들을 만들 수 있죠. 속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 사람의 행불행을 같이 할 수 있고, 아니,
어찌되었든 진심을 일부라도 말할 수 있는 서로를 위해주는 친구라는건 참 쉽지가 않아요.
불과 몇년전까지도 손뻗으면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저도 꽤 있었어요. 연락만 하면 만나면 되지 하던 시절이.
당연히 친구들이랑 정기적으로 만나서 스트레스 주는 사람만 아니라면 소소한 이야기라도 나누는게 좋은거죠.
전 어떻게 보면 이런 온라인 게시판도 일종의 그런 역할 같아요.
사람들과 헤어질 수 밖에 없고, 내가 쳐낸(쳐냈다는게 딱 맞아요) 사람도 많고, 이래저래 씁쓸한
시절을 거치고 나니 그래도 옆에 있는 몇 되는 지인들, 친구들이 정말 소중하더군요.
이제 12월이니 슬슬 몇 명은 만나고 정 뭐하면 전화라도 해야겠어요.
2022.12.07 18:15
사심없이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2022.12.07 21:26
인생의 모든 것이 그렇듯, 잃어버릴 떄까지 늘 그 사람들은 내 옆에 있어줄거 같았죠.
지금까지 남아있는 친구들, 직장에서 만났던 지인들,... 네, 진심으로 고마워요.
2022.12.07 15:40
2022.12.07 18:16
그렇게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이 좋기도 하고 안좋기도 하고 그러네요.
2022.12.07 17:42
전 이런 고민을 할 상황 자체가 안 만들어지는 인생이라... ㅋㅋㅋ 직장 사람들은 십여년째 거의 변함이 없고 일상은 출근-퇴근 후 육아. 이 패턴 반복이라서요. 그러다보니 가끔은 새로 사귀게 된 사람 때문에 이런저런 고민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던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ㅅ=
2022.12.07 18:18
고민 안하신다는 게 지금에 어느 정도 만족하신다는 거겠죠. 고민할 사람은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고민을 또 하게 되어서 ㅎ 다들 챗바퀴 도는 일상을 싫어하지만 패턴이 안정된 삶이야말로 사실은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아요.
2022.12.08 14:36
그 어느 곳보다도 사람 평가질 심한 곳이 학교 아닌가요. 나름 사람보는 일가견이 다들 있으셔서 뒷말도 말고
앞에서 잔소리도 많고, 아, 이렇게 말하면 엄청 부정적인거 같지만 난 아무리 그래도 학교가 좋고 교사들이 좋아요.
남이야 뭐라든 이만큼 도덕적이고 사람 배려해주고 인정있고, 헌신적이고, 존경했던 분들 많아요.
무엇보다 그 사람보는 눈이라는게 꽤 근거가 있거든요. 경험에서 온 편견만큼 무서운건 없다지만.
혹시 사립?은 아니시죠. 공립이랑 사립의 유동성때문에 차이가 많죠. 사립이야 정말 평생 보는 사람만 보니까요.
2022.12.07 20:34
친구를 사귀려고 사귀는 것은 배우고 자라는 시기까지로 효용 가치가 다 한 거죠. 어디든 업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밖에 없고 게 중 일부와 관심 있는 주제로 이야기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요. 일종의 친구 조각 모음이라고 생각하면 어떨지. 맛있는 걸 함께 먹는 친구, 정치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 집안 어른들의 안부를 묻는 친구, 같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감상을 나누는 친구, 같이 직장 상사 뒷담화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전부 다른 사람이면 어때요. 그만큼 친구의 총량은 많아지고, 나는 나의 필요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수 있으니 좋은 거죠.
2022.12.07 21:35
2022.12.08 14:39
지인이 꽤 많으시네요. 전 그래도 내 마음 이해해주고 괴로우면 하소연도 하고 같이 진심으로 축하도 해주고
그런 친구가 적으나마 친구라고 생각해요.
2022.12.07 22:22
저는 옆에 있을땐 잘 하는데 헤어지면 연락안합니다. 동네 지인 몇 그렇고 몇십년 알고 지내던 지인 몇 그렇습니다. 할수 없죠머
2022.12.07 23:41
2022.12.08 14:43
옆에 있을 때 잘하는게 어디에요. 헤어졌는데 연락할 이유가 당연 없지 않아요.
수십년된 친구라도 헤어질 땐 반드시 헤어져야할 이유가 있어서 다시는 안보는 경우가 있어요.
후회 안해요. 연락? 죽어도 서로 연락안해도 되요. 오죽하면 헤어졌을라구.
사람들 중에 못봐서 아쉽고 슬픈건 외부환경 탓에 어쩔 수 없이 생활공간이 너무 멀어지고 너무 바빠지고
그럴 때죠. 그러면 그래도 하나못해 카톡문자라도 정기적으로 보내죠. 어렵게 시간나면 만날 수도 있고.
엄마가 수십년째 만나던 친구랑 그래도 화해했으면 했으면 좋겠다 해서, 그 애 카톡을 보여줬어요.
"정치에 완전 미친ㄴ"이라고, 내가 얘가 카톡 프사에까지 열혈 투사가 아니라면 난들 그래도 십년이
지나서라도 볼까 했는데 가망없어 보인다 했어요. 자기 정치적 의견이랑 다르다고 자기 가족 죽인 원수도
아니고 "배신자"라든둥 온갖 모욕을 다하면서 악을 쓰던게 마지막 기억이에요. 원래 그런 애는 아닌데
사람이 세월가면서 굉장히 안좋게 변하기도 하더라구요.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34811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54154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64568 |
122165 | 인셉션을 큰맘 먹고 보러갔다가.. [11] | poem II | 2010.08.10 | 3128 |
122164 | 아저씨 보고 왔는데...재미없어요ㅠ [25] | 폴라포 | 2010.08.10 | 4114 |
122163 | 좋은 재료만 엄선하여 정성껏 담았습니다. [5] | LiTo | 2010.08.10 | 2458 |
122162 | 삼성 갤s의 찌질한 마케팅에 대한 총체적인 비판기사 [13] | soboo | 2010.08.10 | 3390 |
122161 | 얼티밋 월리 로봇 장난감 [2] | 贊 | 2010.08.10 | 2413 |
122160 | 아저씨 짧은 잡담 - 통나무 장사에 관하여 [4] | 푸른새벽 | 2010.08.10 | 13782 |
122159 | 444 [2] | 자두맛사탕 | 2010.08.10 | 2113 |
122158 |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라이벌 김두관? [1] | 협 | 2010.08.10 | 2107 |
122157 | 박재범과 기자들 관계 [12] | 감동 | 2010.08.10 | 4990 |
122156 | 이 광고에 나오는 여자사람 이름 좀 ㅠㅠㅠ [2] | ㄳ | 2010.08.10 | 2918 |
122155 | 호호호~ 방금 운동하고 왔어용~ [13] | 지루박 | 2010.08.10 | 2617 |
122154 | 비어있는집 6450만 가구....중국발 부동산버블이 주는 공포감 [5] | soboo | 2010.08.10 | 2929 |
122153 | 유해진의 굴욕 [2] | 가끔영화 | 2010.08.10 | 3388 |
122152 | 본문없음 [14] | 가라 | 2010.08.10 | 2721 |
122151 | Whitesnake 노래 두 곡 [9] | Aem | 2010.08.10 | 2018 |
122150 | 'Sherlock' returning for second series [11] | Jekyll | 2010.08.10 | 2779 |
122149 | 즐겨쓰는 이모티콘.. :) [29] | pacem | 2010.08.10 | 3476 |
122148 | BBC 셜록 정말 물건이네요. [22] | 비늘 | 2010.08.10 | 11905 |
122147 | 허... 이 뮤지션 누군가효 허헉.... +_+ [1] | run | 2010.08.10 | 2973 |
122146 | 모 국회의원님 왈 "깨부숴버려야지요." [3] | Carb | 2010.08.10 | 2534 |
여러가지 이유를 떠올리게 되는데, 아무래도 어릴 적보다 나이가 들면서 개인으로서의 자아가 더 굳건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어릴 적에는 자기가 어떤 취향과 가치관을 가졌는지 잘 몰라서 일단 타인에게 잘 마음을 열게 되기도 하고 판단도 좀 덜 하는 경향이 있는데, 점점 관계의 실패가 데이터로 축적되고 안맞는 사람과 잘 맞는 사람을 가려낼 줄 알게 되면서 타인에게 여는 문의 무게가 좀 무거워지는 느낌?
동시에 개인으로서 점점 자립하게 되고 타인에 대한 의존도도 줄어들면서 타인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특히나 본인이 결혼을 해서 완성된 가족을 꾸리면 그 때는 친구에 대한 필요성이 더 줄어들지 않을까요. 이미 자신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고 오랫동안 함께 할 베스트 프렌드가 이미 있으니, 타인을 필요로 하는 욕구 자체가 이미 채워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역으로 친구를 어떻게 하면 사귈 수 있을지 작은 대답을 구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결혼을 하지 말아라 타인을 의존해라 이런 말은 아닙니다 ㅋㅋ) 타인을 통해 변화의 가능성을 더 기대해보기, 타인과 가까워질 수 있는 한계를 인정하고 그 한계 안에서 계속해서 시간을 쌓아나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