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고사 2]. 바로 황정음 린치 장면이죠. 황정음이 애들을 좀 괴롭혔고 살인공범이었다는 건 알아요. 안다고요. 하지만 자기 방어 능력이 전혀 없는 여자가 엉엉 울며 나오는데, 덩치 큰 남자애들이 무더기로 달려와 구타하고 발길질 하는 꼴은 정말 못 봐주겠더군요. 녀석들은 그렇게해서 사람 하나 죽여놓고 앞으로도 잘못 한 거 하나 없는 척 하며 남은 인생을 살아가겠죠. 


[아저씨]에서는 클라이맥스. 악당 두목이 소미 거라면서 안구 두 개가 든 병을 아저씨에게 내밀어요. 자, 여기선 가능성이 둘이에요. 하나는 정말 소미 것이라는 거. 하지만 이건 정말 가능성이 없죠. 그럼 영화는 진짜로 끔찍해질 테고 모두가 싫어하겠죠. 그렇다면 소미의 간호사 놀이에 뿅간 그 외국인 용병 아저씨가 소미 대신 의사 선생을 죽이고 그 눈알을 가져갔다는 건데, 사실 그게 정답이고 대부분 관객들은 그럴 거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미리 복선을 노골적으로 깔아놨으니까요. 그럼 여기서 저 같은 관객들이 신경 쓸 건 뭘까요. 아저씨에게 죽어나가는 악당들? 솔직히 전 걔들이 토막나건 구멍나건 폭발하건 신경 안 써요. 소모품이니까요. 중요한 건 소미에게 관심이 있는 두 남자가 한 방에 있다는 거고 이들이 어떻게든 소통을 해야 한다는 거죠. 그게 꼭 대화는 아니라고 해도요. 하지만 영화는 그 뒤부터 앞의 복선들을 몽땅 무시하고 오로지 아저씨의 집단 살육만을 보여줘요.  전 여기서 아저씨가 그냥 바보라는 생각만 들더군요. 모두가 아는 사실을 수퍼맨에 가까운 주인공 혼자 모르고 뻘짓을 하고 있으니까요. 이 상황에서 어떻게 집중을 하란 말이죠. 이 뻘짓은 최종 악당이 죽고 소미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아낼 때까지 이어지는데, 여기선 에너지 비중이 신경 쓰입니다. 그런 악당을 총질 한 방으로 죽이면 카타르시스가 생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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